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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전시
대구보건대학교 개교 50주년 기념전
오트마회얼 Coexistence를 마치며
최현정 /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오트마회얼 기획초대전 포스터
오트마회얼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등 전형적인 전시공간이 아닌 공공장소에서 대중들이 함께 즐기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작가로, 2015년 대구미술관 뒤러를 위한 오마주 전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대구보건대학교 개교 50주년 기획전 두 번째 시리즈인 오트마회얼 (5.21 ~ 7.20)가 지난 7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대구보건대학교가 걸어온 발자취를 기념하고, 팬데믹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인류가 어떻게 진화하고, 개인의 경험과 발전이 인류사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예술가의 시각으로 구성하였다.

인당뮤지엄 입구에는 오트마회얼의 대형작품인 「XXL-World viewer」이 위치하고 있다. 대학 부속기관이라는 인당뮤지엄의 위치적 특수성을 담아 설치된 작품으로 대학의 전문 교육이나 내부 공동체(교수-학생, 학생-학생, 교수-직원 등)로 갖게 되는 세계관을 넓고 멀리 내다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로비 전경
로비에 들어서면 500개의 「Nightingale」군상과 천장에 매달린 30개의 「Guardian Angel」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이팅게일은 보건의료인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대구보건대학교의 개교 50주년을 맞아 특별 에디션으로 기획되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더믹으로 접어들며, 황금빛 나이팅게일 속 10여개의 화이트 나이팅게일은 봉사와 희생으로 사회에 헌신하고 등불이 되어주는 보건의료인들에게 헌정하는 뜻을 함께 담았다.
1전시실 전경
1 전시실 중심에는 우주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주선 주변으로 흩어져 있어, 마치 달을 탐사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Hello-Goodbye」가 있다. 그 주변으로는 알루미늄으로 된 은색 판 위 기호화 된 공식들과 별자리등이 전시장 벽면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기호화 된 공식들은 특정 색상이나 물리적 운동 형태, 우주선을 가동시킬 동력 공식등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구현해낸「Collection of Formulas for the Movement of Two-stage Rockets into Space」,「Constellation」,「Collection of Formulas」시리즈다.

창의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지구를 넘어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성취하고자 하는 인간의 지적탐구 욕구를 상징하며, 새로운 역사의 발걸음을 시작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2전시실 전경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피라미드처럼 뾰족한 모양으로 빙하에 의해 깎여진 알프스 산맥 마테호른을 형상화 한 작품「Matterhorn」이 펼쳐진다. 전시실 입구를 들어서면 대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위대함으로 압도감을 느낀다. 이는 마치 등반에 성공하여 산맥 줄기를 내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der Glaube kann Berge versetzen』네이버독일어사전(접속일:2021. 8. 31.)(믿음이 깊으면 산도 옮길 수가 있다)는 독일의 속담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하라는 뜻에서 시작된 신작이다.

Requiem for Vincent
「Requiem for Vincent」는 자전거 바퀴에 카메라를 부착한 채 굴러가는 순간을 무작위 촬영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1982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자동 트리거 카메라를 산속에서 던지거나, 바퀴에 부착하는 행위등으로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순간의 우연성이 주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발전과 변화는 완벽히 계산되고 통제된 상황에서 빚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처절한 실패와 좌절, 불안감을 극복했을 때 얻어진다고 믿는 작가는 안락함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앞선 2개의 전시실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성공, 발전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였다면, 이번 전시실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포용하고 순응하는 겸허한 태도의 필요성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좌) Rotation / 우) Barren Land
「Rotation」은 카메라를 드릴에 부착하여 자동회전시키고, 자동 트리거 카메라로 숲속을 거닐며 촬영하였다. 숲속 산책길에서 보여지는 평온한 풍경이 아니라, 자연이 파괴되는 듯한 새로운 측면을 순간 포착하였다. 자연파괴적 행위인지, 문화 발전을 위한 도약인지 모를 모호한 경계는 환경개발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 더 나아가「Barren Land」시리즈는 인류의 발전과 함께 자연이 파괴되어 이로 인한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4전시실 전경
오트마 회얼은 인류는 공생하고 끊임없는 상호교감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모든 종류의 발전은 연속성과 지속성이 기반이 되고 예술 역시 그 과정을 통해 변화하고 재창조된다. 이전 세대 작가 작품 오마주를 통해 존경을 표하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성 발현과 예술 언어 진화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오트마 회얼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는 TV모니터 주변을 요셉 보이스,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파블로 피카소의 흉상들이 감싸고 있다. 수많은 선대 예술가들 중 이들 4명이 자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인터뷰 영상 속에서 답을 찾을 수가 있다.

파블로 피카소는 예술의 존재가 정치적인 의식, 양심을 불러일으키며 경험에 대한 분노까지 가져다주는 체험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한 작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르셀 뒤샹은 오트마에게 재료의 다양성에 대한 시각을 펼쳐준 중요한 스승이라고 지칭하며, 평범한 삶의 환경도 예술적인 범위로 인식하고, 예술적 재료로 쓰일 수 있다는 작품 활동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선대의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이 묻어나는 4전시실은 예술가다운 상상력으로 작가의 작품관이 가장 잘 표현되었다.

좌) Black Stone / 우) 5전시실 전경
「Black Stone」은 수 천개의 레고 브릭을 활용하여 다이아몬드 형태로 제작되었다. 레고 브릭은 어떤 방식이나 모양, 형태로 조립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어 상상을 쉽게 구현해 낼 수 있고, 일상의 모든 것들이 예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 재료이다.

작품은 재료나 표현형식에 상관없이 예술적 창의성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수많은 공정 과정을 거쳐 가치 있는 보석으로 재탄생한다. 블랙스톤은 크고 작은 경험의 축적들이 모여 만든 결정체이기도 하고, 인간-자연, 인간-인간 등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관계 속 공존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일성이 가지는 예술의 가치보다 공공미술이 지니는 대중성과 친근함으로 관람객들과의 간극을 줄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가 유발되길 기대하였다.

비대면이라는 시공간의 범위를 넘어서는 소통 방식의 변화는 인당뮤지엄이 가지는 공존의 방법들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지역 대학 최초로 VR전시를 도입하였고 비대면 전시연계 교육 <레고의 상상은 예술이 된다>로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간접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전시 영상·온라인 도슨트 프로그램을 유투브 채널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존재하고 더불어 나아가는 방법들을 새로이 모색하였다.
새로운 슬로건인“Insightful, Diversity, Mesmerize”를 내건, 인당뮤지엄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