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의 힘

목차보기
대구예술의 힘
Print Friendly, PDF & Email
대구예술의 힘 #중·장년예술인
‘장롱 영화’ 도시에서 선두주자로…
대구 영화계 살린 백그라운드의 힘
인터뷰이 /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서성희
인터뷰어 / 밝은사람들 이온유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는 영화의 불모지였다. 기본 중 기본인 필름 현상조차 서울에 올라가서 해 와야 했으니, 영화 하려고 대구를 떠나는 이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그랬던 대구가 달라졌다. 전국의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상을 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대구가 ‘청년 영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그들 뒤에 ‘대구에서도 영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의 서성희 이사장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서성희입니다.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오오극장 대표로 대구에서 영화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 대구 시민의 영상 및 미디어 창작 지원을 하는 대구영상미디어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고,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영화를 배우셨던 거죠?
그렇죠. 영화과를 나와서 영화사를 다녔고 상업영화 쪽에서 일했죠. 처음에는 독립 영화를 잘 몰랐어요. 그러다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석박사를 했죠. 고향인 대구에 돌아와서 줄곧 학생을 가르쳤어요. 지역영화에 대해서는 2008년 제9회 대구단편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아, 대구에도 영화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있구나’ 알게 됐죠. 그때는 그냥 아는 정도였고 구체적으로 함께 할 생각은 못 했어요. 그런데 오오극장이 생기고 얼마 안 됐을 때 손영득 대표가 함께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때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이제 당신이 심부름할 차례다.’(웃음) 그렇게 2017년 3월부터 조합 이사장과 오오극장 대표라는 직책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죠.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단체인가요?
‘대구독립영화협회’에서 시작했어요. 그 안에서 청년들이 영화를 만들긴 했는데 ‘장롱 영화’였어요. 왜 우리가 운전면허증 따고 안 쓰면 ‘장롱 면허’라고 하잖아요. 대구 영화도 비슷한 상황이었어요. 영화를 만들어도 어디에 보여줄 데가 없으니. 그래서 맨 처음 생각한 게 우선 ‘상영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였어요. 소수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니까, 비영리 단체인 협동조합이 적합하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사실 협동조합에서는 대표를 정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어요.(웃음) 모든 게 N 분의 1입니다. 의견도 그렇고요, 직책도 그렇죠. 각자가 맡은 업무를 하는 거죠. 매번 함께 모여서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의논하고 체계적인 지원책을 고민해요. 그렇게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오오극장을 운영하다, 대구 영화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2019년부터 대구영상미디어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합의 고군분투가 느껴지네요. 혹시 이사장님이 영화 제작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나요?
그건 청년의 몫이죠.(웃음) 지금 제 역할은 그들이 우리 지역에서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고. 사실 저도 맨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는 연출과 연기에 뜻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고, 그에 따라 조금씩 일의 방향을 달리하게 됐죠. 힘들 때마다 ‘영화’라는 길에서 벗어나지만 말자는 심정으로 마음을 추슬렀어요. 그 길에서 영화를 혼자 사랑할 때도 있었고, 여러 사람과 함께 사랑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하는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한편으론 이 일을 그만두면 혼자서 실컷 영화를 볼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가슴 설레죠. 그만큼 영화가 없는 제 삶은 생각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여러 사람과 함께 진행하는 영화 관련 사업들도, 우선 저에게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에 중년 영화인이 유독 드물어서, 이사장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져요.
중년. 중년 영화인이라니, 뭔가 쇼킹하네요.(웃음) 맞아요. 대구는 청년 영화인에 비해 중년층이 거의 없어요. 마치 피라미드 구조 같죠. 제가 영화를 배우던 때는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때였어요. 그때까지는 ‘영화하면 필름’이라는 공식이 강했고, 디지털카메라는 비디오물로 폄하되어 영화감독에게는 치욕이었죠. 그런데 기존의 방식은 지역 영화인에게 영화를 찍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었어요. 필름으로 찍으면 서울에 가서 현상을 해야 이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대구에서 찍고 서울에서 현상하고 다시 내려와야 하니까 기본적으로 실력 격차가 많이 날 수밖에요. 그때 지역에 있는 청년 영화인들은 모두 선택의 기로에 섰어요. 그만둘 것인가, 서울로 올라갈 것인가. ‘대구에서 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던 거예요. 이런 시대적 상황이 있었어요.
대구 출신인 이사장님도 엄청난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네, 서울 사람들이랑 게임이 안 되니까요. 당시에 저는 연출을 하고 싶었는데, 서울에서 감독 데뷔 때까지 잘 버텨야 하니까, 집에서 일부 지원을 받아야 했죠. 그런데 반지하에 산다고 해도 충당이 안 되는 거예요.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저보다 용돈이 훨씬 적어도 안 가난해요. 집이 서울이니까. ‘왜 우리 집은 대구일까.’ 그땐 무궁화나 새마을호를 타고 다녔는데 4시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좌절할 때가 많았어요.
지금의 대구는 상황이 나아졌나요?
이젠 달라요. 지역 영화인으로서 제 신념은 ‘대구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2017년을 기점으로 잘 만든 대구영화가 큰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어요. 대구에서 제작한 장편영화가 개봉한 해이기도 하고요. 대구단편영화제에 ‘애플시네마’라는 일종의 지역 쿼터제가 있는데, 전국에서 출품하는 1,000편의 경쟁작 중에 대구에서 제작한 영화가 뽑히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일종의 대구에서 제작한 영화 보호 차원에서 쿼터제를 둔 거죠. 그런데 예전에는 경쟁작과 애플시네마를 교차 상영하면, 수준 차이가 났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서울은 한국영화아카데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등 좋은 영화학교들이 있으니 고퀄리티 작업이 가능하지만, 대구에는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단편영화만큼은 애플시네마와 경쟁작의 실력 차이가 별로 없어요. 오히려 이제 대구는 단편영화를 가장 잘 찍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죠. 장편영화도 전국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영화, 제작 중인 영화, 시나리오 준비하는 영화 등 관객과 만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개막식
독립영화 수성못 촬영현장
어떻게 그게 가능해졌을까요?
‘대구 영화 생태계’ 복원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 가능했다고 봐요. 대구에서도 최소한 단편영화만큼은 예술적 자기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제작이 가능하려면 인적, 물적, 제도적 3가지 인프라가 갖춰져야 해요. 2019년에 ‘대구영화학교’가 생기면서 인적인 면에서 선순환이 되고, 대구시의 제도적 지원 덕분에 물적인 부분도 조금씩 보충이 되고 있고요. 여기에 ‘끈끈한 네트워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이건 다른 지역 영화인들이 먼저 이야기해요. 영화는 팀 프로젝트 사업이에요. 당연한 소리지만 싸우거나 삐걱거리면 영화가 잘 안 나옵니다. 그런데 대구는 그럴 여력이 없어요.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가난한 집 자식들은 뺏어 먹을 게 없으니 싸울 일도 없다’는 거예요.(웃음) 대구는 영화 작업을 품앗이로 해요. 이번에 내가 감독을 했으면 다음에는 남의 작품에 PD를 해주는 식이죠. 마치 계를 하듯이 작품을 하니까 쉬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렸던 시기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대구에 정주하며 영화를 하겠다는 청년들이 모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더 밝다고 판단하고, 더 힘내서 서포트하려고 합니다.
대구영화학교 1기/2기
이제는 지역에서도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맞아요. 귀 기울이기 시작했죠. 공연문화 도시라고 영화영상을 배제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어떤 장르의 예술이든 영화영상은 함께 성장해야 시너지효과가 나는 ‘필수 성장 동반 예술’이죠. 여기에 21세기를 선도할 영화 예술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청년들이 대구에 많이 살고 있고 모여들고 있으니, 대구 영화를 진흥시키고 활성화해야 해요. 대구 시민이 240만 명이거든요, 머지않아 대구만의 색깔을 가진 영화 도시가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때를 겪은 세대로서, 지금 OTT 시장의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지금 OTT 시장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기존 영화계에 위기가 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이런 기술의 진화가 ‘영화를 더 영화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내가 구현하는 것을 어떤 매체로 송출하는지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니까요. 이제 영화와 영상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예요. 저는 OTT 세상을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어떻게 그 안에서 지역 영화의 플랫폼을 구축할지, 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삼아 지역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해 갈지 고민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OTT를 굉장히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리모컨 터치 몇 번으로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으니 신세계죠. 덕분에 DVD도 많이 처분했어요.
네, OTT로 접할 수 있는 독립영화의 폭도 확실히 넓어진 것 같아요. 사람들은 특유의 ‘가공되지 않은’ 느낌을 독립영화의 장점으로 꼽는데요, 이사장님은 독립영화를 어떻게 정의하세요?
제가 지원하고 활성화하려는 영화는 정확하게 말하면 ‘지역영화’예요. 지금 우리 지역에서 만드는 영화는 메이저 영화사의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저예산 영화이자 표현의 자유를 전제로 하는 독립영화예요. 내용적으로는 창작자의 상상력에 더 많은 기대를 하는 작업 방식이죠. 상업영화는 장르화가 되기 쉽고 그것을 가만 놔두면 점점 더 정형화돼요. 더 독해지고, 더 자극적이어야 많이 보니까요. 그런데 지금 지역영화가 취하는 제작 방식인 독립영화는 상업영화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자유롭죠. 그러니까 자기가 겪었던, 혹은 내 삶에서 고민하는 이야기를 지역민과 공감대를 깊게 가져가면서 나눌 수 있는 폭도 그만큼 넓은 장점이 있죠.
독립영화 희수 촬영현장
그렇다면 상업영화는 ‘이겨내야 할’ 존재인가요?
아뇨.(웃음) 상업영화에서 못하는 걸 지역영화가 독립영화의 제작 방식을 빌려와서 하는 것뿐이죠. 어떻게 보면 상생하는 관계랄까요? 저는 규칙적으로 영화를 챙겨보는데 연간 제작 편수의 차이가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상업영화를 더 많이 보죠. 상업영화를 하다가 독립영화로 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감독도 있고, 독립영화 중에도 ‘워낭소리’처럼 293만 명의 관객이 본 작품도 있고요. 굳이 경계를 나눌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오오극장은 관객의 의견을 반영해 상영시간표를 구성하는데요,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셨어요?
이 질문은 결국 오오극장이 가진 비전, ‘왜 이 극장을 만들었느냐’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져요. 어찌 보면 우리는 음악과 미술만큼 영화를 더 많이 접하고 있죠. 음악과 미술 관련 문화 공공시설이 있듯이 영화가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문화시설’로서 영화를 틀어주는 곳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멀티플렉스가 ‘많은’ 사람들을 상업영화를 보러 오게 하는 곳이라면,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은 영화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완충재 역할을 하는 공공 문화시설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지역 격차 해소’도 주요한 목표예요. 보통 영화 마니아를 ‘시네필’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대구에서 시네필로 사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영화는 보고 싶고, 대구에는 틀어주는 곳조차 없고. 그래서 서울 시네마테크에 가서 하루 4편씩 며칠 동안 영화를 보다가 내려온 경험을 수도 없이 반복했어요. 매번 서울에서 잠자리를 구걸하지 않고도 영화를 보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지겨웠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요. ‘왜 대구에서는 그게 안 될까?’ 자기가 지향하는 세상을 꿈꾸기 위해서는 영화하는 사람에게는 독립예술영화가 필요해요. 나아가 대구의 현실, 대구에서 있었던 일을 지역에 있는 극장에서 틀어서 대구 사람이 함께 보고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시민들이 오오극장을 통해 진정으로 자기의 현안을 영화를 통해 고민하고 함께 나누고 해결할 수 있길 원해요.

오오극장 전경
시민들의 진정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날 오오극장, 지난 2월에 6주년을 맞이했다고요.
오오극장도 이제는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한 때인데 코로나가 닥치는 바람에 저희도 새로운 비전 설립에 대한 많은 고민하고 있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코로나가 저희를 뿌리째 흔들진 않는다는 거예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시기를 봤던 세대예요. 그때 ‘영화는 죽었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영화가 더 큰 발전을 이뤘죠. 아마 이번에도 저희가 더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오극장 팬데믹 전 풍경들
오오극장의 변화, 기대하겠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먼저 기쁜 소식을 전할게요. 내년에 영남이공대학교에 ‘시네마스쿨’이 생겨요. 공적 기관에서 영화학교가 생기는 건데요, 탄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서포트할 계획입니다. 또 대구의 한 대안학교에서는 영화 고등학교를. 대구교육청에서는 서진중학교 자리에 ‘학생예술창작터’를 만들어 학생들이 원하면 영화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원 준비를 하고 있어요. 대구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영화 수업에 쓸 교재를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남은 계획이라면, 2021년에도 대구에서 좋은 영화들이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거죠. 저희는 영화로 ‘연말정산’을 해요. 한 해 동안 나온 독립영화를 연말에 3~4일 정도 극장에서 상영하면서 한 해를 정산하는 거죠. 대구 영화가 올 한 해도 연말정산을 잘할 수 있도록, 남은 2021년도 열심히 서포트하겠습니다!

영화인 ‘서성희’의 활동 계획은요?
먼저 OTT 시장과 K-콘텐츠 시장에서 독립영화로 대변되는 지역영화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정책 자료와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영화를 찍도록 도와주는 창작 지원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지역의 청년 영화인들이 대구에 정주할 수 있도록 생존 가능한 방안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려 합니다. 결국 대구에 가장 맞는 영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앞으로 계속 영화를 사랑할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화가 없는 제 삶은 상상이 안 되니까요. 저는 매일 보는 영화의 장르가 그때마다 달라요. 내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를 고민할 때는 인간의 삶에 관한 진지한 영화도 보고, 기분에 따라 코미디로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도 보고, 눈물 쏙 빼고 싶을 때 감성 자극용 영화도 보고요. 컨디션에 맞춰서 적절한 영화를 고를 수 있다는 게 제가 시네필로서 갖는 장점인 것 같아요. 그걸 제외하면 다른 분들과 똑같아요.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이 보다 다양한 영화에 조금 더 친숙하게 느끼고, 지역영화와 독립예술영화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삶을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의 서성희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