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의 힘

목차보기
대구예술의 힘
Print Friendly, PDF & Email
대구예술의 힘 #작고·원로 예술인
큰 울림을 남기고 별이 된 코코 박동준
주태진 /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인류는 옷을 통하여 수많은 예술, 철학, 문화를 만들어 왔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과 패션디자이너와의 관계성은 그 지역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섬유․패션 도시 대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의상에 풍부한 생명력을 부여하고 예술가들의 표현 세계를 확장 시켜 패션 문화 도시로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한 패션디자이너 박동준을 기억한다.

디자이너 박동준(1951~2019)은 계명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대구 토박이로서 학창시절부터 미술, 음악, 시,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분야에 관심과 지식이 풍부했으며, 폭 넓은 독서량이 더해져 1973년 코코 박동준 의상실을 오픈하면서 옷으로 그 가치를 표현하게 된다. 옷이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철학과 혼이 담긴 작품이길 원했던 그녀는 대구 컬렉션, SFAA 컬렉션을 포함한 수많은 개인쇼와 그룹쇼, 예술 의상 전시, 무대 의상 제작 등 40년간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세계패션그룹 한국회장과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을 엮임 하면서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위상을 국내는 물론 해외로(파리, 뉴욕, 애틀랜타, 도쿄, 하노이, 중국의 북경, 청도, 다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예술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큰 관심으로 대구아트페어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사)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아름다운가게 전국 공동대표 및 대구경북 대표로 활동하면서 67세의 짧은 삶을 나눔과 사회 공헌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였다.

–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패션 컬래버레이션
박동준 선생의 콜렉션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 작품이 등장한다. 1996년 25주년 기념쇼에서 스승 정점식 화백과의 작품 협업을 시작으로 하여 화가 이명미(2003년/ 2004년 패션쇼), 김호득(2010년 국립중앙박물관 패션쇼), 쥬얼리 작가 최우현 등 대구를 대표하는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순수미술과 패션디자인이 조응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그녀의 선구적인 역할이 더욱 빛났던 것은 디자인에서부터 재단, 염색 그리고 봉제까지 100% 대구의 자원으로 모든 공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구 출신 미술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의상, 넥타이, 스카프, 가방 등과 같은 패션 오브제에 접목시켜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발상지인 대구미술의 정체성을 문화적으로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외에 해외 문학 작품, 회화 작품, 화가의 삶, 뮤지컬 영감으로 표현된 콜렉션은 매 시즌 기대를 모으며 큰 호응을 일으켰다.
1995 밀레의 만종을 실크에 프린트한 작품(*별첨Ⅰ-①)
1996 정점식 화백과의 콜라보 작품(*별첨Ⅰ-②)
2003 SS 이명미 화가와 패션 콜라보 작품(*별첨Ⅰ-③)
2007 FW 얀아르튀스와 마크 로스코 두예술가의 작품 표현(*별첨Ⅰ-④)
2008 FW 빈센트 반고흐의 꽃과 정물(고흐와의 소통)
2009 FW 뮤지컬 시카고 영감으로 80년대 스타일과 믹싱
2010 SS 화가 정점식 추상작품을 60년대 패션과 믹싱(*별첨Ⅰ-⑤)
2010 FW Tolstory, Anna Karenina 모티브
2011 Cy Twombly의 그림 낙서 등 텍스타일 프린트 작품
2012 몬드리안(*별첨Ⅰ-⑥)
다양한 쟝르의 예술가와 패션 콜라보레이션
좌) ①1995 (밀레의만종) / 중간) ②1996 (정점식화가 Ⅰ) / 우) ③2003SS (이명미 화가 Ⅰ)
좌) 2004SS (프리다칼로) / 중간) 2004SS (최우현 쥬얼리작가) / 우) ④2007FW(얀아르튀스마크 로스코)
좌) ⑤2010SS (정점식 화가Ⅱ) / 중간) 2010(김호득 화가) / 우) ⑥2012 대구컬렉션(몬드리안)
<연극인>
좌) 박정자선생 「11월의왈츠」 / 중간) 연극배우 백성희선생 의상 / 우) 윤석화선생「꽃밭에서」 표지의상
좌) 스승 정점식 화백 / 중간) 정명훈 마에스트로, 박정자선생 / 우) 화가 이명미
<박동준 디자이너>
–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후원하다
예술을 사랑했던 박동준 선생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교류 하면서 그들의 깊은 애환과 삶을 이해하려 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백혜선), 연극무대 위의 연극인(고 백성희, 박정자, 손숙, 윤석화), 뮤지컬 배우(최정원, 전수경), 성악가(매조소프라노 김정화)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성과 보편성을 손수 디자인 한 옷을 통해 그들의 창의력을 더 빛나게 해주는데 열정을 쏟았다. 특히 연극인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연극 배우 백성희 선생 의상, 1995년 박정자 선생의 「11월의 왈츠」, 2002년 윤석화 선생의 「꽃밭에서」 CD 표지의상,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사랑은 비를 타고」 등 연극인에 대한 지원과 연극인 자녀를 위한 장학회 후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연극인 가족들에게 나눔의 삶도 실천하였다. 또한 이상화 시인의 고택이 도시 개발로 철거 위기에 처했을 때 경제적인 후원을 통해 대구 중구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 후배 사랑, 거룩한 유산으로 이어지다
패션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서로 소통하는 것을 가치로 여겼던 그녀는 고향인 대구의 문화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패션분야 ‘6+’(식스플러스 :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진 패션디자이너 6명 지원)와 미술분야 ‘카코포니’(Cacophony : 2005년부터 갤러리 분도가 진행한 신진작가 전시회)는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드러나지 않게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은 사후까지 이어져 2020년에 ‘박동준 상’이 제정되었다. 그녀가 남긴 전 재산을 유언대로 향후 20년간 패션과 미술 분야 유망자들을 격년으로 교차 선정해 상금과 패션쇼, 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게 된다. 2020년 제1회 ‘박동준 상’ 패션부문 수상자로 장소영(가즈드랑) 디자이너가 선정되어 상금과 오마주 박동준 패션쇼, 패션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올해는 미술분야 첫 수상자로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작가인 뮌이 선정되어 오는 11월에 ‘사회를 디자인 한다’는 박동준의 미학적 비전에 부합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큰 울림을 남긴 아름다움 삶
2019년 11월 9일 문화예술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인의 뜻에 따라 그가 남긴 유산 중 미술작품 105점은 대구미술관에, 패션작품과 관련 자료는 (2015년 의상 545점, 소품 150점을 사전 기증한데 이어) 대구 섬유박물관에 기증되었으며, 자산의 일부는 여러 단체에 현금으로 기부되었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남긴 거룩한 유산은 큰 울림으로 영원히 기억 될 것이며,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한 그녀의 업적과 아름다운 삶에 정신은 앞으로도 계승 될 것이다.
사진출처 : (사)박동준 기념 사업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