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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이색문화
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득과 실
오주석/ 영남일보 기자
1. 들어가며
신제품에 복고를 입힌 뉴트로(New-tro) 마케팅이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SNS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 세대에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 콜라보 제품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실제 MZ 세대 발 뉴트로 열풍은 유통업계에서 시작해 최근 패션 및 교육 분야까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오늘은 뉴트로 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득과 실에 대한 이야기하려고 한다.
곰표 밀맥주의 소량 입고를 알리는 경북대 인근 cu편의점(출처:: 본인 촬영)
2.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득’과 ‘실’
● 돈이 모이는 이색 콜라보 마케팅 열풍
이색 콜라보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다름 아닌 편의점이다. 가수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랫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로 이색적인 제품들이 편의점에 진열돼 소비자의 눈과 미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중에서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은 CU에서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다. 지난 4월 28일 공식 출시 이후 2주 만에 월 최대 생산량 300만 캔이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루 최대 26만 캔까지 팔렸다. 이 때문에 편의점에서 곰표 밀맥주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월 11일 경북대 인근 편의점에선 곰표 밀맥주를 찾을 수 없었다. ‘곰표 밀맥주 6월 동안 소량 입고’라는 안내문이 적힌 CU편의점을 어렵게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주 박모 씨는 “이달 초 곰표 밀맥주를 10여 캔 공급받아 매장에 진열해 뒀는데 그날 오전에 모두 소진됐다”라며 “하루에도 안내문을 보고 수십 명씩 방문하지만 이내 실망해서 돌아가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같이 ‘품귀 대란’이 지속되자 CU는 7월부터 곰표 밀맥주의 생산량을 월 700만 캔까지 확대해 유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S25가 10일 출시한 북극곰표 맥주(출처: 연합뉴스)
곰표 밀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은 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GS25는 CU의 곰표 밀맥주의 흥행에 도전하기 위해 최근 유사상품인 북극곰표 맥주를 선보였다.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Nordisk)와 콜라보하여 맥주캔 전면에 북극곰을 새겨 넣었다. GS25는 이전에도 제주백록담, 성산일출봉, 광화문 맥주 등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CU 곰표 밀맥주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콜라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CU는 곰표 밀맥주가 본격 출시된 이후 지난 5월 1일에서 10일까지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625.8%나 성장했다.
GS25에 진열된 ‘알볼로피자칩’과 ‘초코렛타 골드’(출처: 본인 촬영)
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기존 주류업계는 물론 식품, 패션, 교육 분야까지 저변이 확대됐다. 이날 방문한 대구 인근 GS25 편의점에선 알볼로피자칩 등 이색 콜라보 상품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알볼로피자칩은 피자 전문업체 피자알볼로가 GS25와 협업해 생산한 이색 피자칩이다. 최근 출시된 기술의 상징 ‘초코렛타 골드’ 과자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미원맛소금 팝콘’, ‘설렁탕집 설렁탕’ 등의 상품은 인기상품답게 찾아보기 어려웠었다. 대상 청정원과 콜라보 제작한 미원맛소금 팝콘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나 팔렸다. 이 밖에도 국어 콘텐츠 기업 이감은 시멘트로 유명한 성신양회와 협업해 국어 교재 ‘천마표 시멘트 간쓸개 리미티드 에디션’을 올해 초 출시했다. 성신양회는 이전에도 남성 의류 브랜드 4XR(포엑스알)과 협업해 시멘트 포대 디자인의 백팩을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홈플러스 부산 아시아드점에 진열된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 (출처: SNS)
 ●이색 콜라보 마케팅 과하면 오히려 ‘독’ 된다
이색 콜라보 마케팅이 유통업계의 주요 판매 전략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제품 본질을 의심하게 하는 과도한 변신으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례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 지난 5월 12일 서울우유와 협업해 제작한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를 부산 아시아드점의 우유 판매대 앞에 나란히 진열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기존 서울우유 제품과 유사한 포장에 초록색 펌프를 단 바디워시 상품이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SNS 사진 속 제품은 언뜻 보면 서울우유 제품으로 착각할 정도로 비슷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진열대 높이가 아이들 손닿는 위치인데, 호기심에 먹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바디워시 제품을 우유 코너에 함께 놓는 건 말이 안된다”고 걱정했다.
GS25가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유어스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모나미 매직과 흡사하게 디자인됐다. (출처 : 뉴시스)
사실 이색 콜라보 마케팅의 이 같은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CU는 구두약 양철 케이스에 초콜릿을 담은 ‘말표 구두약’ 을 올해 초 발렌타인데이 콜라보 상품으로 출시했다. 비슷한 시기 GS25는 모나미와 함께 제작한 ‘유어스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을 창립 50주년 기념상품으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문구점에 파는 딱풀과 유사한 형태의 ‘딱붙캔디’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도한 콜라보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킨 사고는 2017년 1498건에서 2019년 1915건으로 2년 사이 30%가량 증가했다. 어린이들은 완구(42.7%)를 가장 많이 삼킨 것으로 나타났다. 완구와 비슷한 콜라보 제품들이 자칫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조사 결과인 것이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관련법 개정·강화를 검토하는 등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 나가며
이색 콜라보 마케팅은 판매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 간 과도한 경쟁으로 유사상품이 난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이색 콜라보 마케팅은 과유불급(過猶不及)과 같다고 생각한다. 하나가 뜨면 우르르 몰리는 업계의 관행이 벌써부터 걱정되는 것은 왜 일까? 뭐든지 지나치면 부작용이 큰 법이다. 유행에 편승해 돈을 벌기보단 상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