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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음악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회고문
김한기 /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조직위원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기획프로그램으로, 4년 전인 2016년부터 세계의 저명한 오케스트라와 관,현악을 아우르는 실내악 음악회 등 많은 연주단체들이 참여한바 있다. 그 동안 참여한 국내의 단체로는 대구시향을 비롯한 경북도향, KBS교향악단 수원시향, 그리고 대구의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등이 있고, 외국의 단체로는 파리오케스트라, 도쿄필하모닉, 도이취캄머, 불가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 야나첵 필하모닉 등이 있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코로나전염병으로 인하여 외국과의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원래의 지향하던 의미와 각도가 다르지만 국내의 연주단체로 변경되어 그 맥을 잇게 되었다. 위기를 선용한 설득력 있는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올해 월드오케스트라에 참여한 교향악단으로는, 대구시향을 비롯하여, 경북도향, 대구MBC교향악단, 경북예고 오케스트라, 대구유스오케스트라, 광주교향악단, 코레일심포니 오케스트라, 코리안 심포니가 있고, 앙상블단체로는, 대구스트링스오케스트라, 디오오케스트라와 페스티벌을 위하여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창단한 WOS 비루투오소가 있다. 모두 12개의 단체가 참여한 셈이다. 월드오케스트라 페스티발에 참가한 연주단체중에서 본인이 참석하여 감상하였던 몇몇 연주단체의 느낌을 그려본다. 날짜순으로, “WOS 비루투오소 챔버”, “대구MBC교향악단“,“디오오케스트라”, “경북도립교향악단”, 그리고 “대구스트링스오케스트라” 이렇게 5개 연주단체가 되겠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연주단체는 단연코 “WOS 비루투오소 챔버”이다. 이들의 연주는 개막 첫 날인 10월 6일 있었다. 대구 출신으로서 세계의 각 유명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악기 전공의 16명으로 이루어진 단체인데, 악장은 경북대학교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한경진 교수가 맡아서 함께 하였다. 그리고 협연자로는 올해 서울대학교에 임용된 김다미 교수가 바이올린을 맡았다. 협연을 맡은 김다미 교수는 세계적인 콩쿨을 섭렵한 자랑스런 한국의 재원으로서, 이번 연주에서는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겨울을 지휘자 없이 협연하였다. 연주에 감동한 끊임없는 박수는 청중이 받은 감동의 강도 그 자체였다. 전체적으로, 이들의 연주는 완벽한 테크닉의 소유자들인 만큼 탄탄한 연주력에 그 바탕을 두고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음악어법에는 청중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었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사항은 이 챔버의 지휘를 맡았던 여자경 지휘자의 지휘였는데, 한 점에서 또 다른 한 점으로 움직이는 지휘의 선은 바이올린 활의 표정과 흡사하여 경지에 올라 음악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한 단원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청중에게까지도 설득력이 느껴지는 지휘였다. 더구나 리허설을 하는 동안과 그들의 휴식시간까지도 지휘자와 단원 간에 진정한 마음으로 교류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정신적 교감은 보다 성공적인 연주에 크게 한 몫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한국 작곡가의 작품으로는 본인의 “현악합주를 위한 아리랑 Op.154C”가 연주되었다. “아리랑”은 이무지치(I Musici)가 그들의 창단 6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 연주하기 위하여 본인에게 위촉한 곡으로, “우리 조상의 혼이 담긴 우리 선율을 세계무대에 남기는 것에 의미가 있겠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썼던 곡이다. 작곡 분야도 우리나라 연주 분야가 발하는 국제적 명성에 버금갈 수 있도록 좋은 작품이 더욱 더 많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WOS 비루투오소 챔버”는 창단과 동시에 대구, 서울, 안동, 광주 순으로 4개 도시의 순회연주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안동 연주는 안타깝게도 코로나관계로 무산되었고 서울과 광주의 연주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WOS 비루투오소 챔버 공연
“대구MBC교향악단”의 연주는 10월 11일에 진행되었다. 대구MBC교향악단은 2012년 4월에 창단되었는데, 창단한지 3년 후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15년 독일의 한스 베르네 헨체(Hans Werner Henze)재단 초청으로 독일과 이태리에서 순회연주를 한 중요한 역사가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수성아트피아의 상주단체로 선정되어 더욱 더 완성도 높은 연주력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대구시민과 함께 하는 단체인데, 무엇보다도 이 단체를 이끌어 가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안지훈 대표를 칭찬하고 싶다. 대구에는 음악대학이 3개, 예술대학이 1개로서 타도시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며, 따라서 년 간 배출되는 음악인의 숫자 역시 대단하다. 음악인이 풍부한 도시라는 자부심과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생활이 녹록지 않은 많은 음악인이 있다는 사실은 동전의 양면 같은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뿔뿔이 흩어져있는 재원을 모아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구체적이며 긍정적인 교향악단의 모습으로 이끌어 낸 그이기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는 것이다. 이 날의 연주는 이 단체가 결성되는 과정이 장했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던 음악회였다. 이 날 지휘는 상임 지휘자인 진솔이 맡았는데 ‘젊고 유능한 지휘자가 또 한명 탄생되어 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고 풍요로웠다. 한 명의 감동인재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본인의 노력과 정열, 땀, 그리고 무척이나 긴 훈련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날 협연을 맡은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 는 2015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쿨에서의 입상 등 국제적 콩쿨에서 그 이름을 유감없이 빛냈던 재원으로 이 날 협연한 차이코프스키 난곡을 유창하고 현란하게 연주하여 깊은 감동을 안겨준 멋진 연주였다.
대구MBC교향악단 공연
크리스텔리 협연
“디오오케스트라”의 연주는 10월 22일에 있었다. 이 단체를 이끄는 박은지 음악감독 역시 음악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에는 물론, 특화된 오케스트라를 확립 하는데 있어 큰 공이 있는 분으로, 그의 리더쉽에 경의를 표한다. 디오는 오랜 기간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연주를 전담해온 오케스트라로서 20-40대의 해외유학파의 역량 있는 오페라 전문오케스트라로서 특성화된 연주단체이다. 사회적 기업 오케스트라로서 오페라 연주는 물론, 클래식의 저변확대와 대중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오페라하우스에 상주오케스트라가 창단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대구의 도로표지판에 “오페라하우스”라는 글자가 보인다는 것은 세계 속 대구의 자부심이며 문화적 의식이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정작 오페라하우스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주 오케스트라가 없어 마음이 허전한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오페라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에 전문 오케스트라가 없다는 것은 식사 때 젓가락 한 짝으로 식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본인이 모도시 교향악단 악장시절에 팀파니 구입예산을 올렸더니 예산상 한 짝만 구입하기를 권면 받아 어처구니없었던 아주 오랜 기억이 난다(팀파니도 젓가락과 같이 최소기본이 두 개이다). 속히,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소속을 당당히 갖춘 교향악단으로서 정착·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날 훌륭한 연주를 해낸 김성진 지휘자, 협연을 한 뛰어난 음악한국을 빛내는 피아니스트 이진상 예종교수를 비롯한 단원들 모두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피아니스트 이진상
디오오케스트라 공연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연주는 10월 26일 있었는데, “1905”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g minor Op.103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럼펫 그리고 현앙상블이 연주하는 협주곡 제1번 작품35를 연주하였다. “1905”는 연주시간이 1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러시아 1차 혁명의 해인 1905년 “피의 일요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악장에는 쇼스타코비치 자신이 직접 붙인 표제도 있고, 1905년 혁명의 시간 순서를 따르고 있어서 일반적인 교향곡의 형식이나 구조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음악대학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분야가 작곡과 지휘 분야이다. 이 분야는 음악의 전반적인 범위를 깊이 있게 아우르기 때문이다. 백진현 지휘자는 작년 연주에도 말러의 대작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연주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였는데, 올해에도 이러한 대작을 연주함으로서 도향의 연주 역량을 더욱 끌어 올렸다는 노력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그리고 경북에 이렇게 도전하는 교향악단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더욱 큰 믿음과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난곡을 도향이 연주할 수 있도록 이끌어낸 백진현 지휘자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리고 어느 연주단체든 단원 한 명 한 명이 갖는 좋은 의미에 있어서의 “음악의 본질을 향한 긴장감”은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주를 이끌어 내는데 필수요소라 할 수 있다. 많은 단원들의 각 마음들이 하나로 묶여지는 데에는 분명 여러 가지의 어려움점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러한 대작을 연주해낸 사실을 보면, 각 단원들이 힘을 합하여 “좋은 음악”,“감동 음악”이라는 푯대를 향하여 부지런히 정진한 결실, 즉 “단결의 노력”이 엿보이는 연주였다. 지휘자는 물론, 단결의 미덕을 보인 모든 단원들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 공연
“대구스트링스오케스트라”의 연주는 2020년 11월 10일 있었다.
대구스트링스오케스트라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그들의 오랜 역사이다. 1988년에 창단되었으니 올해로 33년째를 기록하는 단체이다. 기관의 정규적인 도움 없이 그리 오랜 세월동안 역사의 뿌리를 내렸다는 사실은 대구 음악사에 중요하게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나에게 상을 줄 권한이 있다면 대구스트링스오케스트라처럼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강산이 3번이나 바뀌는 오랜 세월을 지켜낸 단체에게 크게 포상하여, 그들의 노고와 수고를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다. 창단부터 현재까지 단장을 맡아서 이끌어 온 정종영단장의 숨은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창단 당시 원형은 현악기로만 구성이 되어 있었지만 그 후 연주회의 성격에 따라 관악기도 합류를 시키기도 하는 등 다양한 편성으로서 그 역사를 지켜왔다. 이 날 지휘봉을 잡은 이동신 지휘자는 오랜 경험으로부터 우러나는 예리하고 정확한 지휘로 중년의 원숙함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대구가 낳은 남다른 역량의 자랑스러운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언젠가 그의 지휘에 걸 맞는 오케스트라가 그와 안정적으로 만남으로 서로의 기량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역사가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이 날 협연을 맡은 소프라노 마혜선은 이번 페스티벌행사에 드물었던 고향의 협연자로서, 대구와 한국을 벗어나 세계를 향하는 프리마돈나로서의 그 빛을 유감없이 발하였다. 따뜻하고 호소력 있어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그녀의 감동연주는 약 25분간 이어졌고, 세 번의 커튼콜로 이어졌는데 100% 자연 소재인 목소리 자체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행복한 자리였다. 그를 이어 김태형의 피아노 협연이 마지막을 장식했는데 유창하고 섬세한 연주로 시종일관 청중을 사로잡았다. 앵콜 곡은 “엘리제를 위하여”가 연주되었는데 곡 자체의 난이도 수준은 초보에 지나지 않았으나 큰 연주자의 감동이 들어가니 또 다른 중량감 있는 하나의 문헌으로 거듭나는 느낌이 들었다.
대구스트링스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
김태형 피아니스트
마지막으로, 코로나사태라는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이 행사를 기획, 주관하여 유네스코 음악도시 대구의 위상을 한껏 올려놓는데 큰 기여를 하신 대구콘서트하우스 이철우관장님과 그의 손발이 되어 식사도 제대로 못하며 열심을 다한 스텝들에게도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의 앞날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