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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 Z세대
김호현 / 육군사관학교 사회학 강사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유튜브)
최근 기아자동차에서 새롭게 출시한 SUV 카니발 광고는 세대론을 적극 활용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광고는 “90년대의 신세대 X가 밀레니얼 세대인 Y를 만나 최초의 디지털 인류인 나, Z가 태어났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세대인 XYZ, 세 세대를 동시에 언급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온 X세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인 Y세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을 체험하고 글로벌이 당연한 세대인 Z세대. 세 세대 모두의 마음을 끌고 이 세대들을 연결할 수 있는 자동차가 바로 카니발이라는 것이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은 자동차를 더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요한 세대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벌써 간파하고 각 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민감한 방송업계, 게임업계, 문화출판업계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업계들은 일치감치 새로운 세대들을 분석하고 이를 마케팅과 사업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출처:yes24)
– 왜 Z세대인가?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세대는 어느 세대인가? 최근까지만 해도 Y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가 각축을 벌였지만 현재 많은 미디어나 마케팅 업계는 Z세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연구들은 Z세대가 Y세대와 구별되는 차이가 적고 나이가 어리며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Y세대와 묶어 MZ 또는 YZ세대로 칭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다양한 서적과 연구들은 Y세대와 Z세대의 공통점보다는 오히려 차이점과 독창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컨설팅회사 엑센츄어는 자사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얼세대(Y세대)와 Z세대를 구별하지 않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상대가 어떤 전술인지 생각하지 않고 전쟁터에 뛰어는 것과 같다”고 서술했을 정도로 두 세대간 차이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간이 더욱 지날수록 Z세대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고 Y세대와의 구별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출처:yes24)
– Z세대는 누구인가?
세대의 명칭들은 이전 세대와 다른 세계관, 가치관, 행동양태, 소비형태 등의 특수성에 주목한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붙여지기 때문에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 세대와의 비교를 통해서 명확해질 수 있다.
Y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 초반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의 자녀 세대를 지칭한다. 새로운 밀레니얼(Y2000)을 주도할 세대라고 해서 밀레니얼세대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의미한다. X, Y의 다음의 세대라고 해서 Z세대라고 불린다. 구글에서 연결(connection), 창조(creation), 사회(community), 큐레이션(curation)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세대라고 해서 C세대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Y세대와 Z세대는 90년대 중반에서부터 2000년 초반까지의 시기가 서로 겹치기 때문에 최근 세대연구에서는 세대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Z세대를 2000년 이후의 출생세대로 지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세대를 나타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어느 시대까지 Z세대로 할지 아직 통일된 의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매해 새로운 어린 연령층들이 Z세대로 편입되면서 Z세대의 특징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Z 이후의 다음 세대가 등장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Y세대와 Z세대의 대동소이(大同小異)
두 세대는 묶여서 하나의 세대로 파악될 만큼 큰 틀에서 매우 유사한 특징들을 지닌다. 두 세대 모두 어릴 적부터 디지털 기술에 매우 익숙하고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나 경제 위기의 경험에 의해 물질적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세대에서 다양한 차이가 드러난다.
먼저, 두 세대 모두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고 편안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접한 디지털 기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화의 양상이 다르다. Y세대의 경우 어릴 적에 모바일보다는 컴퓨터, TV가 더 대중화되었던 시기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TV에 더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E-mail이나 음성통화와 같이 과도기적 매체도 잘 활용한다. 하지만 Z세대는 어릴 적부터 모바일에 익숙하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주로 사용되던 서비스보다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에 더욱 민감하다. E-mail보다는 SNS를 훨씬 더 많이 활용하며 문자나 텍스트보다는 영상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Z세대의 심화된 디지털화는 최근의 다양한 조사에서 나타나는 Z세대의 오프라인 선호와 모순되어 보이지만 오히려 이를 더 잘 설명해준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PwC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Y세대보다 더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화에 더 익숙한 세대가 오히려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는 온오프라인의 물리적 경계가 적고 물리적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Y세대는 오프라인은 오프라인, 온라인은 온라인으로 구별 짓지만 Z세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매우 유기적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행위를 꺼리지 않고 오히려 선호하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도 있고 온라인에서 보고 오프라인에서 체험 후 구매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것이다.
SNS에서 활용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Y세대는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와 같은 SNS의 선호가 매우 높지만 Z세대는 Y세대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을 더욱 선호한다. Z세대와 Y세대 둘 다 SNS를 적극 활용하지만 Z세대는 영상 기반 SNS를 더욱 선호한다. 선호하는 미디어의 형태가 텍스트와 사진에서 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Y세대는 Z세대보다 오히려 이전 세대인 X세대와의 공통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Y세대는 X세대와 같이 TV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TV라는 매체에 더욱 익숙하고 TV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을 동경하고 연예인들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반면 TV의 선호도가 낮은 Z세대는 연예인보다는 유튜브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구글 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Z세대(10대)의 70%가 연예인보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더 공감한다고 답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함을 알 수 있다.
좌) (출처: themanifest.com) / 우) (출처:ion.co)
소비에 있어서도 Y세대는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Z세대는 브랜드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더 중시한다. 엑센츄어의 조사의 따르면 옷 소비에 있어서 Y세대는 브랜드 명성을 따지는 비율이 68%였지만 Z세대는 브랜드보다 내게 어울리는 옷을 선택한다고 답한 비율이 73%였다. Y와 Z세대 모두 개성을 지향하기는 하지만 Z세대가 더욱 개성지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성지향적인 Z세대는 소비를 할 때 첫인상과 개성이 매우 중요한 소비결정의 잣대이지만 밀레니얼세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하는 소비 양식)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고려하는 소비 양식)를 모두 고려하는 이중적인 소비자이다. Y세대는 경제위기의 경험이 극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특정 상품에는 가성비를,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에는 가심비를 따지는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Z세대는 가성비적 소비의 양상이 적고 가심비와 개성을 더욱 중시하는 소비를 보인다.
Z세대의 개성을 중시하는 모습은 삶의 지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주체적인 삶을 중시하며 사회적 기준보다는 나의 기준에 따라 삶을 사는 ‘마이사이터(mysider)’의 면모를 보여준다. 타인의 인정을 받는 삶의 방식보다는 나에게 맞고 나에게 만족을 주는 삶의 방식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소신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며 이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로 녹여내려고 한다.
Z세대는 과도하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세대가 아닌가하는 오해를 살 수 있으나 단순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행위가 어떠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는 지에도 매우 관심이 높다. Z세대는 스토리와 사회적 가치, 진정성이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포브스에 기고한 마케팅 전문가 딥 파텔(Deep Patel)은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제품의 사회적 가치와 메시지를 스토리텔링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Z세대는 신념과 명분을 중시하는 가치소비를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의 CSR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인종차별문제에 반대하는 BLM(“Black Lives Matter”) 티셔츠를 입으려는 스타벅스 직원을 본사에서 정책에 어긋난다고 반대한 사건이 있었다. Z세대는 적극적으로 스타벅스를 보이콧 했고 스타벅스 본사는 BLM 티셔츠를 직원에게 나눠주고 입는 것을 허용하는 등 정책을 바꾸었다. 이처럼 Z세대는 개인주의를 지향하기는 하지만 자신만 생각하는 세대라기보다는 주변과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생각하는 시민적 지향이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매일경제)
종합하면 Z세대는 Y세대와 한편으로 비슷하지만 Y세대보다 더 극명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Y세대보다 디지털화에 적극적이고 더욱 개성과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는 Z세대의 모습은 한국 사회를 더욱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Z세대는 자신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두면서 사회 내의 다양한 세대들과의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세계화에도 적극적인 Z세대들은 지역을 넘어선 초국가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Z세대가 현대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불평등, 경제정의, 기후변화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세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Z세대들이 세대적 배타성을 초월하여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 ‘먹고사니즘’을 넘어선 연대와 통합을 이루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