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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해외교류사업
대구문화재단 다베네크워크 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을 인터뷰 하다
이한나 / 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팀
– 다베네트워크사업
대구(Daegu)의 Da, 베를린(Berlin)의 Be를 발췌한 다베네트워크(DaBe Network)사업은 성장가능성을 보유한 지역의 젊은 유망 예술가를 선정하여 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협력기관 디스쿠어스 베를린(DISKURS Berlin, 시각예술), 탄츠파브릭(Tanzfabrik, 무용)에 파견·지원함으로써 예술가들의 역량강화와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6년 시각예술분야 파견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무용분야까지 장르를 확대했으며 현재 시각예술분야 8명, 무용분야 6명이 파견을 완료했다.
선정된 예술가들은 프로그램 경비, 항공료, 숙소, 월 창작지원금 100만원을 지원받으며 파견 완료 후, 결과보고전 개최 기회를 제공받는다.
시각예술 협력기관 DISKURS Berlin은 2014년 2월에 발족한 기관으로 전시공간(98㎡)과 레지던스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큐레토리얼 워크숍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국제무대 진출과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무용분야 협력기관 Tanzfabrik은 1978년 발족하여 숙련 트레이닝, 워크숍, 프로덕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현대무용센터이다. 총 2개의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showing 위주의 수업은 Wedding캠퍼스, 일반 댄스 수업은 Kreuzberg캠퍼스에서 진행하여 수업 성격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 다베네트워크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
▶김연주(무용, 2019 6월 – 8월 파견)
다베네트워크라는 사업이 있다는 것은 신청하기 2년 전쯤부터 알고 있었다. 같이 무용하는 선배들이 이러한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을 하여 베를린에 다녀온 것을 몇 차례 보았었고, 다녀온 후기도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차에, 2019년 초에 독일을 갈 기회가 생겼다.
베를린의 MARAMEO 무용센터에 3주 동안 수업을 듣고 왔고, 이때 재미를 붙여 조금 더 오랜 기간 지내보며 배우고 싶어 알아보던 중, 다베네트워크 공고가 올라와서 참여하게 되었다. 이 사업에 더 관심이 간 이유는 MARAMEO가 아닌 TANZ FABRIK과 연계를 하므로 새로운 곳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여러 센터의 강사 스타일을 만나보고자 했다. 시기도 잘 맞아 대학원 방학을 하자마자 독일로 떠났고, 개강 며칠 전 돌아올 수 있었다.
▶김윤지(무용, 2019 9월 – 11월 파견)
배우는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 이였던 것 같다.
예술대학원에 진학 후 원래 저의 전공인 발레를 벗어나서 새로운 춤을 배우고 싶었고 장르의 융합을 시도하고 싶었던 와중에 선생님께서 다베네트워크 사업을 소개해주셨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박선화(무용, 2019 12월 – 2020 2월 파견)
온라인으로 많은 정보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최고라 생각한다. 유럽의 여러 매력적인 도시 중에서도 상당수의 예술가들이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도시를 직접 느끼고 문화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DABE 프로그램이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주희(시각예술, 2019 6월 – 2020 3월 파견)
한국사회에서 주어진 다양한 역할(아내, 딸, 친구, 강사 등)에서 벗어나 오롯이 작업에 대해 고민, 구상하고자 하는 의지로 사업에 지원하였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인 낯선 도시에서 본인의 그 간의 작업물들과 앞으로의 방향등에 대해 교류하고, 동시대의 예술가들의 고민과, 작업과정, 그리고 전시를 탐험하고자 했다.
▶허수정(시각예술, 2019 6월 – 2020 5월 파견)
사업에 참여하기 몇 년 전부터 언젠가 베를린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독일어를 배웠다. 대구-서울을 오가며 작업을 하다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일 년간 작가가 해외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하는 흔치 않을 레지던시 프로그램이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2) 다베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경험한(진행 중인) 활동은?
▶김연주(무용, 2019 6월 – 8월 파견)
베를린에서 워크숍을 듣고 즉흥, 안무 showing(발표)를 선보였다. 워크숍은 일주일씩 진행되고 마지막 날에는 센터에 지인들을 초대하여 보여주는 방식이었는데 무용을 알던 모르던 같이 호흡하며 즐겨주었다. 하루에 4~5시간씩 연습을 하고, 식사도 같이하며 서로 친해졌고, 그들의 움직임을 잘 관찰 할 수 있었다. 지금은 SNS로 안부를 물으며 지낸다.

귀국 후에는 다베네트워크 발표회를 통해 안무를 했다. ‘Bubble Frame’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올렸고, 이를 발전시켜 2020 비사 현대무용단 정기공연에도 안무의 한 부분으로 채워 넣게 되었다. 베를린에서 보았던 공연들과 그들의 안무법을 참고하여 안무적인 부분에서도 발전해 나가려 하고,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계획한 것들이 많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내 이름으로 안무를 올릴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찾아보려 한다.
▶김윤지(무용, 2019 9월 – 11월 파견)
파견 중 가장 큰 배움은 그곳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의 마음가짐 그리고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본인들의 생각을 나누고 그 생각을 하나의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안무자는 기본적인 폼을 제공하고 무용수들의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간 빌드업을 통해 무용수와 안무가의 토론을 바탕으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보고 많을 것을 배웠다.
그곳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돌아오자마자 후배들과 민간단체 ‘프로젝트 엠’을 창단하였고 현재 평등과 자발적 참여를 모토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선화(무용, 2019 12월 – 2020 2월 파견)
다베 네트워크 사업과 연계되어있는 Tanzfabrik 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는 즉흥 수업이나 Gaga 수업에 주로 참여했다. 저녁에는 주로 발레 클라스를 들었다. 재즈 댄스나 아프리칸 댄스 등 흥 발산을 위한 수업에도 종종 참여하였다.
전공은 현대무용이지만(어떤 의미에서는 전공이 현대무용이라서), 현대무용 수업은 특별 워크샵을 제외하고는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 여러 레벨에 걸쳐 모든 선생님들의 수업에 최소 1회 이상 참여했지만, 우리나라 입시 무용이 유럽을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고등학교 입시 시절을 떠올리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되도록 나에게 새로운 것들을 접하려 했다.

주말에는 Marameo라는 다른 센터에서 수업을 듣거나 공연을 보러 다녔다(3달 동안 주 1-2회는 공연 관람을 했던 것 같다). Marameo는 무용단 오디션을 준비하기 위해 베를린에 모인 대부분의 프리랜서나 학생들이 트레이닝을 위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수업 이상으로 무용수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발레리나들!)

1월부터 2개월 간 Sagi gross라는 안무자와 작업을 통해 쇼케이스를 올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했다. 너무 아쉽게도 이 프로그램의 참여자 대부분이 비전공자로 보조 안무자 역할을 하며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영어로 누군가에게 무용 동작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경험이 나에게는 매우 새로우면서도 스트레스 많이 받을 만큼 힘들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서 즐거웠다. 역시 작업 자체보다는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정주희(시각예술, 2019 6월 – 2020 3월 파견)
다양한 전시 및 공연 관람, 예술관련 종사자(작가, 비평가, 콜렉터 등)과의 워크숍, 개인전과 귀국전을 준비 중이다.
시각예술(가을 프로그램_허수정 정주희)
▶허수정(시각예술, 2019 6월 – 2020 5월 파견)
현지 기관인 디스쿠어스가 진행하는 봄, 가을 각 4주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작가, 컬렉터, 전시 공간 담당자들과 미팅을 했다. 그리고 레지던시 기간 동안 이곳에서 찾은 이미지, 사운드 자료들로 작업을 했고 3월에 그것을 바탕으로 디스쿠어스 큐레이터와 개인전을 열었고,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시각예술(가을 프로그램_허수정 정주희)
시각예술(봄 프로그램 화상 채팅_허수정 정주희)
3) 해외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게 된 점은?
▶김연주(무용, 2019 6월 – 8월 파견)
베를린은 여러 나라에서 ‘예술’이라는 이유로 모이는 도시이다. 이들은 무용뿐만 아니라, 사회, 세계, 정치, 경제, 언어, 기후, 젠더, 식단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으며, 매번 주제를 바꾸며 토론했다. 외국의 토론식 교육 방법이 이러한 대화 습관의 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무용실에서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 이것이 가장 비교되는 부분이다. 배우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왜 그렇게 되는지 ‘WHY’라는 단어를 가장 자주 들었던 것 같다. 본질을 알고자 파고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것이든 의문을 가지고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는 것. 당연한 것이지만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을 상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김윤지(무용, 2019 9월 – 11월 파견)
해외 예술가들과의 교류에서 얻게 된 것은 내가 표현하고 내가 추는 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줄 때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조언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세다.
그리고 한국의 무용은 대부분 테크닉적인 것과 스케일에 많은 중점을 두는 반면 해외의 무용수들은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몸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움직임과 자신의 느낌을 담아내는 춤에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러한 부분이 관객에게 좀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 같아 적절히 섞여진 무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박선화(무용, 2019 12월 – 2020 2월 파견)
해외 예술가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내가 기대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무용에 대한 배움이 아니었다. 무용 동작이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보다 그들의 문화에 완전히 흡수되고 싶었다. 그들처럼 생활하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을 익히고 세계관을 느끼고 싶었다. 국내라는 좁은 상자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점에서 내 무용을 바라보고 싶었다. 예술의 본질은 창조이고, 창 조는 다르게 사유하는 것에서 출발하므로.
해외 예술가들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사람과의 교류 방식이 너무 자유롭고 그 자유로움이 일상화되었다는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어떤 언어를 쓰느냐가 사람들의 사고를 제한한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대화하면서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행동까지도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언어에는 이미 그 문화가 녹아 있어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Gaga class와 이국적 정서가 담긴 즉흥 클라스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무용 작품을 만들면서도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지에서 만난 몇몇 예술가 친구들은 나를 보면서 동양적 정서가 담긴 춤을 보는 것이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대무용을 하면서 내가 동양적인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기에 그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현대무용 자체가 유럽에서 온 것인데, 동양적이라니! 사실 한국에서는 나의 움직임이 서양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기에 나의 춤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정주희(시각예술, 2019 6월 – 2020 3월 파견)
공통된 이슈(ex.젠더, 환경, 시스템에 대한 저항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였고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치환하는 방식의 독창성과 참신함을 통해 생각이나 표현방식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다양한 문화권, 언어권의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본인의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고, 예술가들은 종종 확장된 시각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시각예술(해외 개인전_정주희)
▶허수정(시각예술, 2019 6월 – 2020 5월 파견)
해외 예술가들에게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모이는 도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충분히 언급되지 않는 국제적 이슈들이나 젠더, 인종, 계급에 대한 여러 층의 담론을 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베를린 비엔날레, 아트 위트 CTM Festival, Transmediale 등의 국제적인 이벤트와 그에 따른 수많은 전시/문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관청, 배, 폐허, 클럽 등 틀에서 벗어난 크고 작은 전시 공간들이 분야에 제약 없이 여러 작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작가로서나 관객의 입장으로서도 가장 만족스러웠다.
시각예술 (해외 개인전_허수정, 정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