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예술
먼저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2020년 세 번째 기획전시로 글리치음악과 시각예술의 융·복합 프로젝트인 <글리치 앤 비쥬얼 아트, 팬데믹>展을 개최한다. 본래 8월 25일부터 개최하기로 하였으나 코로나19의 2차 확산의 우려가 다시 찾아오면서 대구예술발전소가 임시 휴관에 들어가 9월 11일(금)부터 정상 개관했다. 대구예술발전소의 전시 관람을 위해서는 개인 관람 신청이 필수이며, 하루에 총 4타임(10시, 12시, 2시, 4시)만 관람이 가능하다. 회차별 관람 가능 인원은 50명으로 제한했다.
* 개인 관람 신청은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 및 전화예약(053.430.1289)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글리치음악과 시각예술의 융·복합 프로젝트로 시각과 청각을 통해 관람자에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실험적임과 동시에 도전적인 기획 전시로, 평면 및 입체작품이 음악과 하나의 작품으로 스토리텔링 되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글리치(glitch)음악은 전자 음악의 한 장르로 시스템상의 일시적인 오류나 오작동에 따른 음향적 결함을 활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의 융·복합 전시와는 달리 작곡가 23의 글리치음악과 시각예술의 도전적인 협업을 선보였다.
작곡가 23의 음악은 작품별 독자적으로 배치된 독립된 모니터 시스템에 의해서 연주되어진다. 분리된 세 개의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위한 음악들은 공간에 따른 고유한 템포와 토날리티를 유기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관객들이 각각의 작품들을 독립적으로 접했을 때 소편성의 실내악 규모로 들릴 수 있고, 그 음악들이 한 공간에서 합쳐졌을 때는 대편성의 심포니로 받아 들여질 수 있게 작업되어져 있어 전시 관람에 또 다른 경험을 더한다. (*예외적으로 공간을 마무리하는 작품들과 연계된 49호, Mathmatical Game, 스물셋은 독립적인 음악으로 작업되어져있다.)
전시의 구성은 세 개의 섹션으로 스토리텔링 되어 ‘팬데믹’주제를 보여준다. PartⅠ은 코로나19와의 마주함을 보여준 ‘OUTBREAK’, PartⅡ는 코로나의 급격한 전개로 모두가 혼란을 겪었던 시기를 담은 ‘CONFUSION’, PartⅢ는 소중하고 간절했던 우리의 일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 LOVE’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갈라짐, 그 사이로 빛이 스며들며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뜻하지 않은 손님이 오고, 입이 없는 군상들의 경계와 불신의 세상
Unexpected guests coming, a world of mistrust and vigilance of silent people
혼란,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시간과 기다림의 연속, 슬퍼할 여유조차 없는
Confusion, the unseen hours of pain and waiting, not even the time to grieve.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더 간절한 사랑이 있었음을…
And, after a long time, there was more dearest love…
나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
예기치 못했던 바이러스 출현에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던 당시의 대구를 표현한 신준민의 <대구의 12경>, 한승민의 <스멀스멀>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그리고, 아델리의 <숲에서 길을 잃다>는 현재 우리에게 당면한 위기의 시대를 극복해 나가는 여정을 어두운 공간 속 빛나는 알루미늄과 크리스탈로 표현한 설치작품으로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대구에는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들이 진행되었다.
대구미술관은 지역 작가 12인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모색한 <새로운 연대>展을 지난 6월 16일부터 9월 13일까지 진행했다. <새로운 연대>展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위기를 통해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조명했다.
수성아트피아는 8월 5일부터 8월 14일까지 전시실 전관에 걸쳐 작가 4명이 참여한 <코로나 이후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展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간관계의 친밀성이 느슨해지고 대중이 모이는 행사가 취소되는 등의 현실을 겪은 30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경험한 ‘코로나19 유행과 변화한 사회상’을 조형예술로 풀어낸 4개의 영상설치 작품과 참여작가 4명의 아카이브가 선보여졌다.
마지막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의 <팬데믹&대구>展이 8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개최되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소속 작가 111명과 프랑스 작가 8명 등 모두 119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전관(6~13전시실)에서 진행되었으며, 각 전시실은 고유의 주제와 특성을 가지고 코디네이터와 작가들이 대구의 팬데믹 현상과 현재 예술가들의 상황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로 채워졌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물론 여러 기관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많은 시설들과 거리에는 한적함과 공허함이 감돌고 시민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안고 있다. 2차 유행의 사태가 마무리되고 다시 코로나19의 조짐이 잠잠해져 사회에 활기가 도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 날 또한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