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 Art Project
현재 프로젝트에는 김예슬(프리랜서), 손현민(프리랜서 작가), 윤규홍(아트맵 아트디렉터), 이민정(큐레이터), 이선욱(시인, 전 미술기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전업 평론가라기보다는 다른 영역과 겸직을 하고 있다. 김예슬은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미술과 인문학의 두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손현민은 이전에 문화잡지 사각에서 예술 취재 기자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문학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창립한 윤규홍은 미술평론과 문화기획에 오랫동안 종사해왔다. 이민정은 대구미술관의 학예 연구사를 거쳐, 지금은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선욱은 시문학 창작을 하며 시집을 발표해온 경력이 있으며, 대구문화의 기자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각기 다른 경력과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협업 관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 무엇보다도 시각예술(에 대한 관심)이 이들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평론은 작가의 입장에서도, 작품을 수용하는 관람객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2) 왜냐하면 작가는 평론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혹은 메타크리틱의 장치로 확인받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놓쳤던 부분을 점검해볼 수도 있고, 재해석의 단계로 들어갈 수도 있다. 예술가의 관점에서 함께 미학을 논의해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3) 왜냐하면 그들의 앞으로 펼쳐질 작가 생활에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평론이 이미지를 넘어서는 사유의 확장을 가져다준다.4) 이는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게 발현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차적인 감상에서 끝날 수도 있고, 단계를 뛰어넘어 작가든 관람객이든 그 누군가에게는 사회, 정치, 경제적인 측면으로까지 인식이 확장될 수 있다.
777은 지역 문화 분권에 대한 의의를 논하고자 한다. 5명은 대구와 깊은 인연이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프로젝트 지원자는 지역 불문이며 누구든지 신청 가능하다. 대구에서 이런 운동이 시작된 것 자체가 ‘출발’이라는 대구 문화적 측면에서 지역적local 의의가 있고, ‘분권’이라는 창작 여건 활성화의 측면에서 국내 미술에national 기여하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마치 도시 개발이 지역적으로 불균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지식의 흐름도 서울과 지방에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차별화, 등급화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는 절대적인 견해가 아니므로 서울으로부터의 평론가 보충이라기보다는, 갖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정보화 시대에 대구 중심으로 이익을 펼쳐나간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777은 시각 예술 평론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한다. 이는 평론가의 세대교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정체되어 있다고 논할 수 있는 기존 미술계에 틀에 박힌 평론가가 아닌, ‘새로운’시각으로 ‘독창성’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777은 모종의 ‘예술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앞서 다루었듯이 프로그램 공급의 한계, 작가의 레지던시 참여 여부, 경력의 부족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 게다가, 어떤 다른 장르보다 상대적으로 자본의 입김이 적용되는 미술계에서 앞의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누군가는 한계에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기회라는 균등성과 맞물린다. 즉, 어쩔 수 없는 기회의 차별을 발생시킨다. 모든 이들에게 혜택이 조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바이다.
젊은 비평가의 부재, 비평이 기고될 수 있는 장場의 부재와 같은 문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바이다. 그렇기 때문에 777프로젝트는 더욱 색다르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777은 미학 이론의 무비판적 수용을 지양한다. 예술사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미술에서 외국 이론의 수입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다만, 개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 꼭 맞는 이론과 분석을 통해 참여자들의 비판적인 안목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777은 구성원들의 충분한 내부 검토를 통해 작가에게 평론을 제공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기회이다. 평론을 받지 못해 작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평론을 필요로 해왔던 작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777의 구성원들도 기존의 예술계의 담론을 하루아침에 바꾼 다기보다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회의 형평성과 균등함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자 한다. 그래서 방향성을 논의하고 싶거나, 이전에 평론을 받아보지 못한 작가들에게 글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 777 Art Project Instagram, Facebook 공모 (출처: 아트디렉터 윤규홍의 SNS)
- 1)경향신문, 「위기 속 미술비평가는 무엇으로 사는가…생존을 위한 진화 몸부림」, 2019.12.03., 접속일: 2020. 9. 1.), 2019 SeMA 하나평론상,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 2)오광수, 『한국 현대미술 비평사』, 미진사, 1998, 5-8쪽, 206-208쪽.
- 3)니꼴라 부리요, 현지연 옮김, 『관계의 미학』, 미진사, 2011, 179-180쪽, 194-195쪽.
- 4)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문혜진 옮김, 『테마 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2013, 324-3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