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목차보기
기획특집
Print Friendly, PDF & Email
기획특집 #1
기업과 예술의 만남,
– 한국메세나협회 사업 톺아보기
김세연 / 한국메세나협회 A&B팀 매니저
기업과 예술. 알고 보면 가까운 사이인 이들이 만나면 예술은 기업의 지원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고, 기업은 예술과의 협력으로 창의성과 경쟁력을 키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의 만남으로 우리는 더욱 풍성하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장려하고, 그 관계를 두텁게 하기 위해 한국메세나협회는 국내의 대표 메세나 단체로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1994년에 설립되어 사람으로 대입해보면 한창 청춘(靑春)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한국메세나협회의 사업을 톺아본다.
메세나(Mecenat)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서 예술가를 후원했던 마에케나스의 인명에서 유래된 프랑스어로, 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 활동을 총칭한다.
– 기업과 예술, 만나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Arts&Business) 사업은 기업과 예술단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고자 한국메세나협회(이하 협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크게 대기업 결연과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예술지원 매칭펀드, 그리고 민-관이 협력해 진행하는 지역 특성화 매칭펀드 사업으로 나뉜다.
협회는 매년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기념하고 메세나 활동 우수 기업을 시상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 2019년 한국메세나대회 초청공연 장면
– 지속가능한 창작활동을 지원 – 종근당 & 아트스페이스 휴

2018 종근당 예술지상 전시 중 위영일 작가의 작품
대기업 결연은 기업이 문화예술단체의 창작활동 및 운영을 지원하도록 협력하는 프로그램이다. 협회가 기업에게 적합한 파트너를 추천하고, 기업과 예술단체가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컨설팅한다. 대기업 결연 사례 중 예술창작 환경의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 있는데 바로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젝트다.
종근당홀딩스와 아트스페이스 휴가 결연을 맺어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매년 심의를 통해 선정된 세 명의 작가에게 3년 동안 3천만 원의 지원금과 지원 마지막 해에는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 따라 201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9년차를 맞이했다. 국내에서 특히, 미술 분야에서 3년이라는 연속지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작가가 오롯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많은 신진 작가에게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지속적인 후원을 기반으로 한 지원 프로젝트이자 한국 회화 분야를 이끌어갈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빛의 도시 광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 광주문화재단
지역 특성화 매칭펀드는 예술 활동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된 특화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방 자치단체가 출연·설립한 문화예술기관의 공공형 문화예술 프로젝트에 기업이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추가로 펀드를 지원한다. 지방의 중소·중견·공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독려하고 민관 협력을 도모해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은 2018년부터 해당 사업에 매년 참여하고 있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된 광주의 지역 정체성을 시민에게 전하고, 전시를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기업의 후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동안 이이남 작가의 참여로 기업들의 원활한 후원 유치가 가능했다. 이이남 작가는 광주의 대표 미디어작가로 올해도 신진 작가들과 함께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광주는 기업의 후원을 기반으로 민과 관이 협력해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좌) 2019 유네스코 창의도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야외 작품전시, 우) 2019 유네스코 창의도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이이남 작가 전시 전경
– 더 멀리, 새롭게 뻗어나가다
협회는 메세나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의 문화공헌 활동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과 함께 문화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과 사회계층간 문화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찾아가는 메세나’ 사업과 소외된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Arts for Children’을 운영한다. 예술전공자 및 예술가들의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예술단체 역량 강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불청객으로 사업 초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면을 기본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방역지침에 따라 제약이 생기면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협회는 기업과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했고, 문화공헌사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꾀했다.
– Z세대의 스마트한 예술교육 – 한성자동차 드림그림
‘드림그림’은 한성자동차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미술 영재 장학 사업이다. 예술적 재능과 꿈은 있으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예술교육에 전념하기 어려운 중·고생을 선발해 장학금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드림그림 아티스트 멘토링은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으로 80명의 멘티, 멘토, 아티스트가 실시간으로 만나고 있다. 아이패드와 어플리케이션 사용법을 익힌 장학생들이 아티스트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교류한다. 장학생들은 처음에는 낯설어 했지만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Z세대들답게 금방 적응했고, 결과물 또한 아티스트가 놀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드림그림의 새로운 예술교육은 온라인 수업이라는 취지를 넘어 IT매체를 활용한 스마트한 예술교육 사례로 주목받으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1. 실시간 언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배준성 작가 / 2. 아이패드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드림그림 장학생
3. 우인영 작가와 함께하는 일러스트 디자인 수업
– 취준생 역량 강화 캠프 – GS칼텍스 취준동고동락(同苦同樂)

온라인으로 진행된 GS칼텍스 취준 동고동락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GS칼텍스 취준동고동락(同苦同樂)’은 ‘문화예술로 즐겁게 취준하자’ 라는 취지로 기획된 사업이다. 작년까지 취준생들이 모여 2박3일 일정으로 캠프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프로그램을 100%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취준생이 자기 이력이나 경험을 공유하고 대본으로 만들어 낭독하는 ‘나의 이력극’ 프로그램이나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창작 뮤지컬「I AM」을 온라인 공연으로 감상하는 등 프로그램도 개편했다.
채용 전문가와 함께하는 ‘취준진담; 찐 토크’와 유튜버로 활약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형제 양재진, 양재웅 원장이 참가자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조언해주는 ‘취준 심리상담소’를 통해 취준생들의 심리·정서 안정을 도왔다. 비대면 채용 면접 노하우를 전수하는 ‘언택트 면접 전략’과 직무별 ‘현직자 멘토링’등 실전 취준 프로그램들도 진행하며 온라인캠프를 풍성하게 채웠다.
– 예술단체 맞춤형 지원 – 메트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 The Gift
‘메트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 The Gift’는 역량 있는 문화예술 단체를 발굴해 이들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메트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이하 재단)은 국내최초 장애-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인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와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국악밴드 ‘AUX(억스)’를 발굴해 이들의 공연을 지원해 왔다. 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원 방식을 맞춤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AUX(억스)에게는 음원 제작비를 지원해 음원 발매에서 발생되는 저작권 수익으로 단체가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운영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에게는 스토리북 제작을 지원해 홍보물이 없어 고민하던 단체에게 꼭 필요한 지원이 되었다.
공연에 대한 갈증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통해 해소했다. 협회와 재단,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의 3자 협력으로 7월 ‘메트라이프 Gift콘’을 진행했다. 콘서트는 네이버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되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1만 여명이 관람하면서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클래식과 국악의 협연은 각 단체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고 관객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좌) 사회를 맡은 개그맨 김인석과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 단체 대표와의 인터뷰
우) ‘메트라이프 Gift콘’ 억스(AUX)와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의 협연
– 메세나로 물들다
푸른 봄을 뜻하는 청춘은 가장 빛나는 때이자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 차는 시기이기도 하다. 협회도 올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았다. 특히 기업과 문화예술계 모두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메세나 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온라인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상황을 공유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되, 그동안 쌓아온 기업과 예술 사이의 관계와 그 거리는 멀어지지 않도록 지금도 부단히 노력중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제2의 성장통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지는 청춘의 모습처럼 협회 또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은 더 이상 어색하거나 낯선 화두가 아니다. 코로나19의 위기 앞에서 기업과 예술단체 모두 “왜 만나야하는가” 보다 “어떻게 만나야하는지”를 먼저 고민했다. 이러한 고민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메세나 활동들이 또 다른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심리학에서는 ‘회복 탄력성’이라는 용어가 있다. 마음의 근력으로 비유되기도 하는데, 시련 이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서로를 신뢰하고 지지할 때 회복탄력성은 더 높아진다고 한다. 공통의 위기 앞에서 기업과 예술이 메세나를 통해 서로를 지지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어 상생을 모색해 나간다면 위기를 지나 원래의 자리보다 더 나은 자리로 나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는 메세나로 물든 사회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