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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1
모던앙상블, 한국을 넘어 전세계를 누비다.
김유리 / 작곡가
작곡가들과의 협업, 해외연주의 원동력이 되다.
1998년 10월, 현대 음악과 한국 창작 음악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모던앙상블이 작곡가 김유리(기획, 음악 감독)를 중심으로 창단되었다. 대표 양원윤은 비엔나 유학시절부터 표현력이 풍부해 기존 음악은 물론이고 현대음악을 도맡아 연주할 만큼 유명한 연주자였다. 그녀가 현대음악 전문단체 창단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음악과 창작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다른 연주자들은 어렵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창작곡과 현대음악 연주를 기피하는데, 평론가 김규현도 한국에는 훌륭한 연주자들이 많지만 고전·낭만음악과 현대음악을 구분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서 우수한 현대음악 연주자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당시에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의 창단을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다. 주변의 기대와 격려를 받으면서 모던앙상블은 창단 이듬해인 1999년 <대구국제현대음악제> 개막연주회에서 쇼스타코비치를 비롯해서 작곡가 이건용, 유주환, 김인철의 작품을 연주했다. 관객과 평단은 예상보다 뜨겁게 반응했다. 그 당시만 해도 현대음악을 이해하고 안정감 있게 연주하는 단체가 드물었기에 더 주목을 받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구국제현대음악제>의 지원과 우수한 작곡가들과의 협업이 쌓여가면서 모던앙상블이 해외에서 연주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모던앙상블 단체사진
모던앙상블 단원
해외연주 첫발을 내딛다.
모던앙상블의 첫 해외연주는 2008년에 이루어졌다. 중국 북경수도사범대학과 TACM(대표:이진우)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TACM 현대음악시리즈 X>가 북경과 연길에서 개최되었다. 모던앙상블은 연주단체로 초청받아, 소프라노 양원윤, 클라리넷 김헌일, 피아노 이수정, 바이올린 김지혜, 첼로 이동렬, 지휘자 차재영이 참가하여 작곡가 진규영, Tie-liang Yin, Zhang Dalong, Yi-fang Hu, 우동희, Heng Lu Yao, Xue-shi Zhou, 이진우, Jie-Shen, 이종구, 전상직, 김유리, Ki-Woock Hwang의 작품을 연주했다. 첫 해외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연주자들은 해외연주에 대해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한국 창작음악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독특한 해석과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한국 창작음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2009년에는 중국 북경과 샨서에서 공연했다. <모던앙상블과 함께하는 중·한 작곡가 교류음악>라는 이름으로 연주회가 열렸다. 모던앙상블은 한국작곡가 이진우, 권은실, 이원정의 작품을 연주했다. 모던앙상블은 중국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연주회를 열 수 있기를 희망했다. 단원 대부분이 유럽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연주에 대한 열망이 컸다.
좌) 2008 북경 연길 연주회 / 우) 2009 북경 샨시 연주회
중국을 넘어 독일, 영국으로 향하다.
2010 독일 <제프닉 국제현대음악제>
<대구국제현대음악제>의 초청작곡가로 방문한 H. Zapf를 통해 2010년 7월 독일 동베를린에 위치한 제프닉에서 열리는 국제현대음악제에 초청되었다. 모던앙상블의 연주자 양원윤, 이수정, 이동렬, 김지혜, 이병렬이 작곡가 진규영, 임주섭, 구자만, 김유리, 권은실, 김진수의 작품을 연주했다. <제프닉 국제현대음악제>에는 최고로 손꼽히는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참여했고 초청된 연주자들의 기량은 세계적이었다. 모던앙상블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 층 더 성장했다. 김지혜, 이수정, 이동렬은 2012년에 다시 한번 <제프닉 국제현대음악제>에 초청받아 G. Katzer, G. Pritchard, H. Zapf, 권은실의 작품을 연주했고, 이어서 영국 런던에서 열린 ‘The Warehouse Project’에 참가하여 모던앙상블 단독연주회를 개최했다. 권은실, 김은숙, 김봉호, 김유리, 이정연, G. Katzer, G. Pritchard의 작품을 연주했고 2시간이 넘는 긴 음악회였지만 관객들은 오랫동안 연주회장에 남아 연주자와 작곡가들과 함께 작품과 연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객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은 프로그램 말미에 연주된 영국 민요 편곡들이다. 편곡을 담당한 작곡가 김유리, 권은실, 이정연도 덩달아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2012 독일 <제프닉 국제현대음악제>
2012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모던 앙상블 단독연주회
모던앙상블의 도전, 늘 위험했지만 옳았다.
모던앙상블은 2008년부터 해마다 해외연주를 다녔다. 현대음악 연주는 작곡가와의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연주가 많아질수록 다양한 창작곡이 절실했고 한국의 정서를 담아낼 수 있는 어떤 무엇이 필요했다. 그래서 모던앙상블은 먼저 악기구성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서양악기 속에 한국악기 가야금을 배치하여 편성을 다양하게 했다. 이질감이 생길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현대음악에 필요한 음색의 폭을 넓히기 위해 가야금을 추가했다. 가야금 엄윤숙은 현대음악에 최적화된 연주자였다. 그녀는 이미 많은 창작음악을 경험했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를 영입하면서 해외연주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모던앙상블 단원들은 점점 성장하여 2014년 중국연주에서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김지혜는 바이올린의 현대음악주법에 관한 특강을 열었다. 그녀는 뛰어난 영어 구사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현대음악 전문연주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클라리넷 김헌일은 유학시절부터 현대음악에 대한 남다른 능력자였다. H. Lachenmann의 Dal Niente for solo clarinet  연주로 갈채를 받은 바 있는 그는 작곡가들을 위해 클라리넷에서 가능한 모든 기법들을 담아 “모자이크”라는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단원들의 개인적인 성장으로 모던앙상블의 해외연주는 더욱 활성화되었다.

2014 중국 북경 연주회
2015년에는 양원윤, 김지혜, 정효진, 엄윤숙이 폴란드에서 열리는 <27회 Krakow Miedzynarodwy Festival kompozytorow>에 참여하여 이혜원, 지성민, 이도훈, D. F. Rafferty, 권은실, 김유리, 구자만, J. Polaczyk의 작품을 연주했다. 한국 전통악기 연주가 포함된 작품들을 소개하여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청중으로 참석했던 작곡가 M. Dlugosz는 양원윤의 연주를 듣고 그녀가 오랜 시간 구상해왔던 모노오페라에 양원윤을 케스팅할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좌) <27회 Krakow Miedzynarodwy Festival kompozytorow> 프로그램북
우) 폴란드 <27회 Krakow Miedzynarodwy Festival kompozytorow>
2017년은 모던앙상블에게 아주 바쁜 한해였다. 2017년 미국 덴버 한인 합창단은 모던앙상블을 초청하여 세 번의 음악회를 개최하였다. 첫날은 The Madden Museum of Art-Palazzo Verdi in USA에서 모던앙상블 단독콘서트가 열렸고, 둘째 날은 러브랜드에서 모던앙상블과 함께하는 음악회가 있었으며, 셋째 날에는 Bethany Lutheran Church(USA, 덴버)에서 열린 콜로라도 한인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모던앙상블과 함께하는 조인트 콘서트를 가졌다. 미국연주에 이어 10월에는 독일연주를 개최했다. 독일 한국문화원이 기획한 모던앙상블 단독 특별 연주회(베를린 국립 음악대학UDK 콘서트홀)에서 H. Zapf(독일), D. F. Rafferty(캐나다), M. Chyrzynski(폴란드), S. Stelzenbach(독일), 이도훈, 권은실, 김유리의 작품을 연주했다. 이 음악회의 대부분의 작품이 가야금을 포함한 작품들이었고 한국악기가 서양악기와 결합하여 새로운 음색을 형성하면서 독일 관중을 사로잡았다.
2017년 미국 덴버 음악회
2017년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 주최 대구모던앙상블 음악회
2018년 4월에는 다시한번 Krakow Miedzynarodwy Festival kompozytorow에 초청되었고 두 개의 음악회를 열었다. 하나는 판소리 오영지, 가야금 엄윤숙, 해금 엄현숙의 한국전통악기로만 구성한 음악회였고 다른 하나는 전통악기와 김지혜, 김효준이 함께 한 모던앙상블 단독음악회였다. 전자의 음악회에서는 신윤정과 황혜정의 창작곡, 판소리 심청가와 해금산조를 연주했고 후자의 음악회에서는 이혜원, 권은실, L. Wojtal, M. Chyrynski, M. Dlugosz, 이정연, D. F. Rafferty, 이도훈의 작품을 연주했다. 특히, M. Dlugosz와 D. F. Rafferty의 작품은 전통악기와 전자음악을 결합으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했다.
폴란드 <30회 Krakow Miedzynarodwy Festival kompozytorow>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ICMC-NYCRMT 2019 in NewYork>에 연주단체로 초청되었다.
김지혜, 엄윤숙, 오영지, 김성연이 참가하여 이도훈, M. Chyrynski, D. F. Rafferty의 작품을 연주했다. ICMC는 매년 나라와 도시를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세계적인 행사다. 대구시에서도 2018년에 <ICMC-Deagu>를 유치하여 행사를 치룬 바 있다.
ICMC-NYCRMT 2019 in NewYork
연주의 성공으로 NYU(뉴욕대학교)에서 모던앙상블을 초청했다. 2020년 10월 12일 NYU내에서 모던앙상블의 단독음악회가 예정되어 있다. 모던앙상블은 해마다 해외연주회를 진행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새롭고 낯선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연주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훌륭한 작곡가와 협업하여 멋진 연주로 관객을 만날 때마다 연주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모던앙상블은 대구에서 전 세계로 전진 할 것이며 도전과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
* 자료제공 : 모던앙상블 대표 양원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