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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3
대구 on Live Staff가 들려주는 현장이야기
김한수 / 대구문화예술회관 무대감독
– 힘내요, 대구! 희망을 노래하다.
지난 2월말 갑작스럽게도 대구에 코로나19 슈퍼전파자가 발생하여 감염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각 학교는 개학을 연기하고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휴관 또는 휴원을 권고하는 등 코로나 19로 지역 사회가 극도의 불안과 공포감에 휩싸여 모든 활동이 중단되는 듯 했다. 그렇게 조용한 도시의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되고 문화시설 또한 미동이 없는 시기에 관장님 호출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 및 축제가 연기 또는 취소되는 등 지역 문화예술 침체와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힘들어하는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공연을 개최하자는 것이었다.
‘대구 온 라이브’ 방송 로고
감염확산 예방 및 안전 차원의 관람객이 없는‘무관중 공연’을 기획하고 홍보와 관람객의 소통을 위해 문화예술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SNS를 활용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국가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조인’심각’단계로 격상되어 모두가 패닉 상태인 이 시기에 공연을 개최한다는 게 맞는 것이지 조심스럽게 우려를 내비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예술인들에게 공연 기회와 경제적 지원 그리고 위축되어있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우리 문화예술회관의 역할이라 생각하기에 용기를 내어 서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구 온 라이브 공연 일정표
일시 출연진 및 단체 구성 비고
3. 2(월) Sop.한보라, Ten.오영민, Pf.박선민 성악 1차공연
3. 3(화) 놀다가 국악
3. 4(수) 에스피 아르테 퓨전음악
3. 5(목) Pf.추교준 피아노
3. 6(금) C.B.송성훈, Acc.홍기쁨, Pf.김효준 실내악
3. 9(월) Sop.소은경, Bar.최득규, Pf.김현서 성악
3. 10(화) 비아 트리오 퓨전음악
3. 11(수) 댄스고협동조합 댄스
3. 12(목) 트리오 베아트리체 실내악
3. 13(금) Sop.류지은, Bar.임봉석, Pf.서인애 성악
3. 16(월) 에노스 트리오 실내악 앵콜공연
3. 17(화) 그룹 아나키스트 댄스
3. 18(수) 최훈락 실용음악
3. 19(목) Sop.윤성회, Ten.노성훈, Pf.이은혜 성악
3. 20(금) 롱아일랜드 재즈그룹 재즈
3. 23(월) 더 팬텀즈 실내악
3. 24(화) 소리 곽동현, 대금 권민창, 가야금 조문영 국악
3. 25(수) 정은주 재즈 콰르텟 재즈
3. 26(목) CM앙상블 실내악
3. 27(금) Sop.이윤경, Ten.김동녁, Bass전태현, Pf.이은혜 성악
4. 6(월) 남성중창단 아르스노바 성악 대구문화재단지원 공연
4. 7(화) 클래식 앙상블 실내악
4. 8(수) 남성중창단 프리소울 성악
4. 9(목) TG브레이커스(비보이) 댄스
4. 10(금) 여성중창단 벨레스텔레 성악
4. 13(월) 국악밴드 나릿 퓨전국악
4. 14(화) 남성중창단 인칸토 성악
4. 16(목) 퓨전국악 이어랑 퓨전국악
4. 17(금) 극단 에테르의 꿈 연극
4. 20(월) 시립국악단 국악 시립예술단
공연
4. 21(화)
4. 22(수) 시립극단 연극
4. 23(목) 시립소년소녀 합창단 합창
4. 24(금) 시립무용단 무용
‘대구 온 라이브’ 공연 일정표
그렇게 1차 공연(10회)을 진행했다. 처음엔 코로나19로‘모두가 혼란스럽고 사람이 죽어 가는데 무슨 공연이냐?’는 주위의 핀잔과 혹시나 모를 공연 중 감염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힘든 유배의 시간에 잠시 찾아온 위로와 힐링의 시간은 꿀 맛 같았으리라. 공연장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의 응원으로 점차 무관중 공연에 대한 관심은 커졌고, 성원에 힘입어 앵콜(10회) 공연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공연의 횟수가 지나가며 안정된 시기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코로나19는 4월의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와 대치 중이고, 심지어 최전선에 있는 대구 의사 한 분이 운명을 달리하는 상황도 마주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소방구급대원 그리고 의료자원봉사자들을 생각하며 그분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대구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9회에 걸쳐 연장 공연을 결정했다. 또한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마음의 위로를 보내기 위해 대구시립예술단(5회)이 함께 참여한 공연을 끝으로 총 34회의‘대구 온 라이브’ 공연은 마무리 됐다.
– 봄의 세레나데 : 희망을 전달하다.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무관중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라 무대엔 긴장감이 흘렀다. 기존과 달라진 무대 공간과 현장감이 주는 중압감은 우리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공연 준비를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웃음이 사라졌다. 서로가 이번 공연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첫 무대에 오르는 성악팀도 긴장하긴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서보는 무대가 어색한 듯 보이고, 극장임에도 텅 빈 객석과 여러 대의 카메라를 향해 노래를 부르는 상황이 낮설다는 반응이었다. 리허설 내내 어색함을 해소하려 물을 마시고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새로운 공연 방식에 대한 긴장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듯 보였다. 연주자의 인사말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고, 오페라〈유쾌한 미망인(Die lustige Witwe)〉중 󰡐입술은 침묵을 지키고(Die Lippen schweige)󰡑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공연장에 울렸다. 성악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걱정과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마치 봄의 전령들이 꽃망울 소식을 전하듯 부드러웠고 꽃내음처럼 향기로웠다. 그들의 매혹적인 목소리와 노래를 청중들에게 오프라인으로 오롯이 전달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클래식, 무용, 국악, 연극 등 지역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대구 온 라이브’ 공연에 참여하여 서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무대 위에 그려냈고, 객석에 앉아 있지는 않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관객의 반응을 느끼고 소통하려 했다.

좌)’대구 온 라이브’ Sop.한보라, Ten.오영민, Pf.박선민 / 우)’대구 온 라이브’ 남성중창단 아리스노바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과연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현장감 있게 비춰질 수 있을까?”,“오디오는 라이브처럼 생생하게 들릴까?”,“카메라 영상은 무대를 선명하게 그려질까?”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관객을 넘어 다양한 해답을 찾으려 애썼다. 물론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카메라 영상이며 현장에서 예술가의 모습뿐만 아니라 감성까지 카메라에 담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기에 눈으로 담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고정으로 촬영한 카메라 3대와 공연의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줌 아웃 트랙 인을 담당할 카메라 1대까지 총 4대의 카메라 설치를 통해 객석에서는 다 보지 못했던 다각적인 측면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클래식 및 국악 공연에는 안정감을 위해 풀샷 위주로 촬영을 하고 연주자의 심취한 표정 그리고 악기 연주 모습을 담기 위해 바스트 샷과 클로즈업 샷을 혼합하여 카메라에 담았다. 클래식 및 국악 공연의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영상촬영을 운영했지만, 한편으로 단조로운 장면도 있었다. 곡의 템포와 악기 변화에 따라 유기적으로 촬영을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매일매일 다른 장르의 공연이 이루어져 세심한 촬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또한 처음 시도되기에 지속적으로 고민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좌)’대구 온 라이브’ 카메라 조명 밸런스 작업 / 우)’대구 온 라이브’ 카메라 리허설
예산에 대한 고려도 필요했다. 무용이나 댄스팀 공연 때 특수카메라(지미집, 레일)를 설치하여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장면을 담아내야 했지만, 다 담아내려면 카메라 장비 역시 추가 되어야 했기에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음향 또한 생생한 현장의 원음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유튜브 기준 레벨인 -14LUFS 레벨를 맞춰야 하는데 공연장에서는 이 레벨을 볼 수 있는 장비가 없어 현장의 원음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무대조명은 현장에서의 조도와 색감이 카메라 영상에 비춰진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물론 색 보정을 위해 각각의 카메라에 화이트 밸런스 작업을 거쳐 색온도 변화에 따른 색의 변화를 보정했다. 그러나 카메라 기종과 촬영환경 그리고 영상송출에 따른 환경변화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색의 변화가 발생하여 실제 공연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국악공연 출연진과 기술팀의 모든 리허설을 마치고 방송 시작 1분 전에 음향팀에서 긴급 호출이 왔다. 갑자기 인터넷이 다운이 되었다는 것이다. 카메라감독이 촬영한 영상을 스트리밍 장비를 통해 각 SNS채널(유튜브,페이스북)로 송출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다운이 되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없다. 순간 공연장에 정적이 흘렀고 말로만 듣던 방송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공연 지연에 대한 안내 멘트를 SNS 채널에 알리고 원인을 찾았는데 인터넷 회선이 문제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회선은 방송전용이 아닌 일반 회선이었던 것이다. 하나의 인터넷 전용선으로 여러 회선을 나누어서 사용하다 보니 과부하가 발생한 것이다. 급하게 다른 회선을 차단하고 나서야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좌)’대구 온 라이브’ 스트리밍 장비 / 우)’대구 온 라이브’ 영상 믹서(mixer)
또, 하나는 클래식 공연 중 기획팀에서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페이스북 채널에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송을 모니터링 해보니 성악가 모습만 영상에 나오고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다. 음향장비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음향감독에게 상황을 확인해보니 음향장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영상은 정상적으로 송출이 되는데 음악 소리가 왜 안 들리는지 이상했다. 원인을 찾으러 분주히 움직이는데 그때 음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페이스북은 음원저작권 보호를 위해 원곡자의 동의 없이 음원을 사용하면 경고 메시지와 사용에 대한 회신이 없으면 묵음 처리한다고 했다.

향후 공연에 사용할 음원에 대한 저작권 문제도 기획단계에서 함께 고민 해야 할 사항이다. 이러한 기술적 측면은 갑작스런 온라인 공연에 대한 사전 준비 단계가 짧아서라고 본다면, 이를 계기로 좀 더 시기와 적절한 준비성으로 대비책이 아닌 새로운 공연 진행의 과정으로 삼는 일련의 경험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된다.

– 펜데믹 시대, 문화 현장을 바꾼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고 여러 사람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 공연 관람 등 문화생활이 극히 제한된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관객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공연을 관람하는’언택트 공연’이라는 새로운 문화 트랜드가 자리잡고 있다. AR로 무대를 꾸미고 블루투스와 화상으로 관객과 소통하는’언택트 공연’, 온라인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 등 각종 영상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VR을 활용한 전시관 투어 등’언택트 시대’를 맞아 문화 콘텐츠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1)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공간적․시간적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관객들과의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무용, 연극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지역 예술가 초청 공연에서부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단 공연 및 국내 예술단체 공연 등 다양하게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문화 장르에 비해 관심도와 참여도가 낮아 소수만을 위한 공연으로 여겨져 소외 받기도 한다. 이런 공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단순히 라이브 공연 중계 뿐 만 아니라 각 공연장에서 다양한 콘텐츠 및 이벤트들
개발․홍보하여야만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순수예술의 본질과 상징성을 관람객 수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여야만 대중들에게 순수예술의 관심과 저변을 확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연장에서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할 때 플랫폼 운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SNS 방송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플랫폼 송출방식과 운영에 모르는 부분이 많았고, 이런 부분들이 공연을 진행하면서 뜻밖의 돌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구 온 라이브’ 무대 스태프
지난 두 달을 돌이켜보면 예술가들에게 무대란, 존재, 그 자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공연에 참여한 예술가분들은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기쁨에 흥분하기도 하고, 또 눈물로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공연이라는 삶의 존재 방식을 선택한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환희를 맛보았다고 말한다.2)
그를 지켜보는 우리도 그 어떤 순간보다 무대 위 모습이 아름다웠고 행복해 보였다. 이것이 예술을 통한 우리의 존재 방식이자 의미인 것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것, 그것이 비록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미묘한 미적 체험을 느끼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연대감으로 공감했던 것, 바로 우리가 예술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세상일 것이고, 어떤 시대가 오던 이겨낼 수 있는 문화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좌)’대구 온 라이브’ 티지 브레이커스 / 우)’대구 온 라이브’ C.B.송성훈, Acc.홍기쁨, Pf.김효준
  • 1)언택트 시대 비대면 소통하는 콘서트가 뜬다,〈시사저널〉,2020.05.19.
  • 2)힘내요,대구. 희망을 노래하다! DAC on Live를 끝내며, 최현묵 페이스북, 2020,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