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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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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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예술의 힘 – 중·장년예술인
팬데믹의 시간-경계 너머, 공유가치:로컬포스트
김미련 / 로컬포스트 대표
–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시대
코비드19 사태이후 팬데믹(Pandemic) 쇼크는 인간에게 물적 발전중심의 성장지상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재고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인류는 지도에 없는 영역으로 모든 것이 리셋되어 0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행동백신이 긴급히 처방되었고, 생태 중심적 경제활동과 소비의식을 실천하는 생태백신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07년 스마트폰의 출시이후 지구는‘스마트폰의 행성’이 되어 전 세계인구의 70~80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그것은 점점 일상적인 삶에 깊이 스며들어,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시대로 명명되고 있다. 코비드19이후 비대면교육과 상품유통, 소통이 온라인과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이 중심에 선 적정기술문명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로컬 포스트』, 대구예술발전소 레지던스, 2013
2012년 7월 대구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온-오프라인에서 이주 형태의 삶과 예술을 연구하고, 전통적인 예술프레임을 깨고 다양한 예술언어를 교직하는 <로컬 포스트 콜렉티브>를 결성하였다. 창립 초부터 1인 미디어시대의 모마드(모바일과 노마드의 합성어)의 수행적 지대를 찾아나가는 다원예술과 소셜미디어아트, 공동체예술의 세 가지 영역에서 예술과 예술, 지역과 국경, 예술가와 관람자의 경계에 서거나 넘는 멀티미디어작업과 소통과 통합에 관한 예술교육을 연구하였다.
그러므로 <로컬 포스트>에게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네트워크-이미지’는 주요한 방향이었다. 초기에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미련, 김안나, 오정향과 카바레티스트 김주권, 애니메이터인 손영득과 현대사진가 황인모, 현대무용가 안지혜, 생활예술가 정진석, 피아니스트 최훈락과 설치미술가 노아영, 김승현 작가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였고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게스트예술가를 초대하였다.
2015년에는 애니메이터인 방정호, 안주영과 미디어아티스트 권혁규가 결합하였다. 2020년 현재까지 멤버들의 교체가 있어왔고, 김미련, 김주권, 노아영, 방정호, 손영득, 오정향, 정진석, 황인모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로컬 포스트>는 우선적으로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켜 동시대 예술을 혼성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기술을 주목했다. 이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이 요구된다. 작가들은 <로컬 포스트>를 통해서 각자의 작업을 확장하기도 하지만, 미디어의 다원적 결합을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필요로 했다. 다음으로 우리의 예술적 실험은 국가, 지역, 그리고 의제가 서로 다른 그룹 간의 경계를 넘어서 전 방위적으로 예술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환경을 주목했다.

<로컬 포스트>가 대구를 중심으로 결성되었지만, 독일의 뒤셀도르프와 베를린, 프랑스의 노르망디 같은 유럽의 작가들과 접속하여 예술프로젝트를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예술과 전혀 무관한 지역의 생활예술과 일반인들의 삶을 결합하는 공동체 예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공동체는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하는 그들만의 고유한 삶과 접속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강정 라이딩』,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대구강정현대미술제, 2015
– 로컬 포스트의 활동
<로컬 포스트>의 활동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서로 다른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 하는 장르 간 협업 작업이다. 인터렉티브 기술과 영상 애니메이션의 결합, 성악과 현대무용의 결합, 관현악과 영상 애니메이션의 결합, 등 다원예술 영역으로 분류되는 예술실험이 주를 이루었다. 이런 실험영상 인터렉티브 작업은 공공 공간의 예술축제현장에 설치되어 많은 참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강정 라이딩, 2015), 또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벌어진 전시공간에서의 성악과 무용, 카바레트와 미디어아트의 결합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 주로 미술작품 전시만 소개되는 화이트큐브가 블랙박스로 탈바꿈하기도 하였다.(Do it Theater, 2013) 특히 라이딩(Riding)시리즈와 도입시더(Do it Theater)시리즈는 연작형태로 해를 거듭할수록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더 탄탄한 개념과 공학적 기술력, 디테일한 3D영상물, 카바레트와 결합되어 구현된 『2019 도입시더(Do it Theater), 디지털 지신밟기』 는 2019년 대구예술발전소 5층에서 다원예술의 형식으로 공연되었고 완성도와 대중성을 함께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 도입시더 (Do it Theater)디지털 지신밟기」, 미디어 퍼포먼스,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에서 2019년 지역의 스트리트댄스 크루 <소울 마켓>과 협업한 작품「A Walk to」는 2015년 대구강정현대미술제에서 선보였던 「강정 라이딩 Gangjung Riding」의 자전거 라이딩에서 트레이드밀로 설치구조와 연동기술의 변화를 꽤하여 역동적인 안무와 인터렉티브 미디어퍼포먼스를 선보였다.
「A Walk to」,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북구어울아트센터, 2019
전통적인 콘서트홀에 실험영상을 소개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친구 건축가 빅토르 하르트만을 기리기 위해 쓴 피아노, 관현악 모음곡<전람회의 그림>을 패러디한, 피아노 연주와 영상 이미지 프로젝션 실험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2013」이 대표적이었다.
이런 작업들이 예술계 내부에서 변화를 일으키려는 실험이라면, ‘전방위예술행동네트워크’는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천에 해당된다. 이 실천은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보다 민주적이고 동시대적인 예술실험을 지향하고 있다. <로컬 포스트>가 함께하고 있는 예술행동네트워크는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정치적인 의제(환경, 재개발, 평화, 세월호, 표현의 자유 등)를 포괄해 왔다.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예술행동 네트워크는 청도 삼청리 송전탑 반대예술행동(2014),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민주주의 컨테이너 프로젝트(2012, 2014), 성주 소성리에서 <미디어로 행동하라>팀과 청년사진가그룹, 소성리 주민들과 연대한 사드배치반대예술행동(2017), ‘동인동인 東仁同人’_linked(2018~2019)등으로 매우 다양하며, 문래동의 대안공간 이포에서 열렸던 옥상의 정치(2014), 세월호 예술행동(2014), 성남의 제1회 저항예술제(2015)와 같은 정치적인 문화행사나 지역의 자립예술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아트클럽 삼덕(2015))에도 적극 참여하여 제도개혁을 위한 정책제안도 지속하고 있다.

「송사영신 送THAAD迎新」展,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2층, 성주, 2017
특히 전국에서 4번째로 오래된 근대아파트인 나선형구조의 계단양식을 가진 대구시 중구 동인아파트의 재개발전 2년 동안의 예술 아카이브프로젝트는 그룹<동인동인 東仁同人>과 함께한 예술행동으로서 각 개인의 삶이 꺾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지속, 변화될 수 있는 공동체가 가능한 도시재생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 것이다.

「미디어파사드 <마을이동극장>』, 동인아파트 3동 나선형계단, 2019
동인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근대적 건축물이 지닌 상징성과 주변지역의 역사성이 뒤섞인 공간에 대한 탐사와 함께 도시 공간, 삶, 예술과의 다른 관계모색을 위해 지속적으로 토론과 연구를 진행한 예술가그룹 <동인동인 東仁同人>과의 기획과 협업은 도시생태 탐구와 다양한 활동 즉 동인아파트 게스트하우스, 생태연극, 메가폰 슈프레히콜, 미디어파사드형식의 마을이동 극장, 아파트주민잔치, 동인아파트 현장전시 등의 장소특정적인 상황주의예술의 실천이다.
「동인아파트 아이들의 8경」, 사진엽서(김미련),엽서쓰기진행(민승준),2018~2019
지역의 미술비평가이자 개념미술이론가인 김기수철학박사는 <동인동인(東仁同人)- linked>프로젝트에 대해 그의 논문 「동인동인(東仁同人)_linked≫: 어바니즘, 미술행동, 민주주의」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도시공동체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워주고,
시민 관객들에게 신자유주의적 도시개발에 따른 도시의 브랜드화가
필히 소수 특정집단의 이익과 다수 주민들의 고통으로 귀결되는지를,
따라서 민주적 시민공동체 사회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인지하게 하고,
대안적 도시공동체의 모델을 함께 모색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출처:김기수 『≪동인동인(東仁同人)-linked≫: 어바니즘, 미술행동, 민주주의』,『인문연구 제90호 1호』, 2020, 212쪽
<로컬 포스트>는 문화예술과 미디어아트 교육 사업에 있어서도 소통과 협업을 개념으로 범어도서관(2019)의 ‘상상을 표현하다’무빙이미지 교육을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북구행복문화재단의 어울아트센터에서 ‘미디어세상에서 미술로 놀기1.2’교육을 진행하였다. 마지막 학술, 발간사업에서는 「도시의 산책자_공통도시.기억.생태’展_세미나」집을 전시도록과 함께 발간하였다. 또한 로컬 포스트의 홈페이지(https://www.localpost10.com/web) 웹을 통해 다원예술과 미디어아트, 영화비평에 관한 아티클을 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2020년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우리의 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기술입은 문화예술교육」이다. ‘벽을 미디어아트로 채우다’라는 주제 아래 디지털매체를 활용하여 청소년에게 상상력과 창의적 표현력을 고양시켜 실제 실연해보는 것이다. 또한 담양의 <담빛아트창고> 공간에서 10월에 단독으로 5개월 동안 「팬데믹 이후」라는 주제로 증강현실과 소리시각화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한 전시와 공연을 펼치게 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팬데믹의 시공간에서 우리는 SNS로 전 세계의 사건, 그 속에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인간 감정의 유사성을 경험하게 되었다.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면서 이루어 낸 수직적 성장발전과 일상의 편리는 오히려 인간을 포함한 지구를 폐허로 만들어가고 있다. 역설적으로 인류는 팬데믹 이후 인류의 진화와 발전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성찰해야 하는 시간과 공간위에 있다. 이 ‘네트워크-이미지’는 나와 자신과의 관계, 나와 타자와 관계, 그리고 나와 생태와의 관계를 성찰하게 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느슨하면서 적정한 삶과 적정한 기술, 적정한 행복감이 어디인지 접근성을 찾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