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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1
코로나19로 인한 영상 콘텐츠 전환 가속화로 본
트랜드 경향 및 진단
서곡숙 / 영화평론가
코로나19와 영상콘텐츠산업의 지각 변동
코로나19의 경제 파급효과는 오프라인 산업의 위기와 온라인 산업의 매출 증가, 대면산업의 추락과 비대면산업의 상승이라는 유통 채널별 양극화 현상을 보여준다. 코로나 빅뱅으로 인한 여파로 언택트 산업이 급부상하여, 제조업, 오프라인 기업들이 타격을 입는 반면, 비대면 기반의 테크산업, 언택트 산업은 긍정적 역할을 하며, 음원·웹툰·영상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영상콘텐츠산업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실내 활동 증가로 영상콘텐츠산업, 엔젤산업이 상승하며, 드라마 제작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사업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영상콘텐츠산업에서는 종합엔터테인먼트, 방송콘텐츠 제작/공급,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등이 부상하고 있다. 또한 IPTV를 통한 콘텐츠 소비, OTT 이용량이 증가하며, 드라마 제작사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는 OTT, VOD 등을 통한 부가판권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OTT 쏠림 현상
OTT(Over The Top Service) 서비스 산업은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달로 인한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시청 패턴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콘텐츠의 유통뿐만 아니라 제작도 병행하고 있다. OTT 서비스는 월 정액제를 통한 양질의 컨텐츠 시청이 가능하고 다시보기, 몰아보기 등 시청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아마존, 왓챠 등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며, 유료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방구석 영화관인 OTT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 OTT 시장은 20% 성장하였으며, 넷플릭스는 이용자 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OTT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1) 왓챠플레이, 웨이브 등 국내 OTT 서비스도 인터넷 사용량 44% 증가, 스트리밍 시청 시간 16.4% 증가, 영화 구매량 19.2% 증가를 기록하였다.2)
OTT 업계는 소비자 친화적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경계 넘어서기, 고객 니즈의 분석과 적용, 사회 문제 해결 등 코로나19 대응 마케팅 전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들을 원하는 때에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도록 최신 드라마들을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여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태원 클라쓰>,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이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으며, <킹덤>의 시즌2를 새로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 쇼크로 인해 영상 콘텐츠 선호도가 변화하여 OTT 플랫폼에서 재난영화, 특히 <컨테이젼>(2011), <감기>(2013) 등 감염병 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1. <이태원 클라쓰> / 2. <슬기로운 의사생활> / 3. <킹덤 시즌2> / 4. <컨테이젼> / 5. <감기>
코로나 쇼크와 영화산업의 존폐 위기
영상콘텐츠산업의 제작 환경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심하게 위축되어, 비대면 경제의 주축산업으로 작년 대비 8배 이상 급증한 게임을 제외하고, 방송콘텐츠 75%, 애니·캐릭터 39%, 영화 61.3% 감소하였다. 영화 신규투자는 1분기 87억 원에 그쳐 지난해 1분기(225억 원)보다 138억 원 급감하였다.3)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게임 산업과 유사하게 사람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OTT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용 시간이 크게 증가한 반면,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긴 시간 시청하는 영화관은 관람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9년 하루 평균 4~50만 명이던 영화의 관객 수는 2020년 3월 24일 기준 하루 총 2만 명대로 떨어졌는데,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2004년 1월)가 시작된 이후 역대 하루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화관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제작과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고려하던 모든 작품의 일정과 개봉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은 흥행 대작으로 기대감을 모았으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손익분기점(BEP) 450만 명을 겨우 넘겼다. 쇼박스는 올 여름 대작 <싱크홀>부터 기대작 <비상선언>까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35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하였다.
<남산의 부장들>
타 분야와 영상콘텐츠의 융합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
최근 흥행대작의 OTT 개봉으로 기획-제작-배급이라는 영화산업의 단계를 생략하고 영화 개봉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결합함으로써 영화산업의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의 제작 지원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는 칸영화제에서 비판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 배급업체와 멀티플렉스의 보이콧으로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온라인 스트리밍과 극장은 결국 공존할 것”이라고 밝힌 봉준호 감독의 예언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배급사들은 OTT 우회 개봉을 통해서 제작비와 국내 판권수익 등을 상당부분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기대작을 OTT 플랫폼에 배급할 계획이다. 제작비 110억 원의 스릴러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와의 독점 계약으로 공개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OTT 업계는 콘텐츠 제작 확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해외 진출 계획 등을 계획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수조 원을 투자 중인 넷플릭스는 상반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시즌2, <인간수업> 등을 공개하고, 하반기에 <보건교사 안은영>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OTT 업체인 왓챠는 단독으로 배급하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늘리는 한편, 국내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화예술, 교육 등 다른 분야와 영상콘텐츠산업의 융합도 가속화되고 있다. 공연 실황 영상은 공연 영상 사업의 시장성과 매체성을 확장시킴으로써 문화예술과 영상콘텐츠산업의 생산적인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 공연 영상 사업의 시장성에서 영상 콘서트가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영상을 통한 노출 확대가 해외 유통 시장 확장의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온라인 영상을 제작하여 비대면 강의를 하는 온라인 교육도 영상 콘텐츠 제작 강화를 통해 교육과 영상콘텐츠의 결합을 보여준다. 교육자의 강의 동영상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과제, 평가 동영상 등이 온라인 영상 플랫폼을 통해 유포되면서 교육 관련 영상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을 기대하게 만든다.
1. <옥자> / 2. <사냥의 시간> / 3. <인간수업> / 4. <보건교사 안은영>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산업과 영상문화의 변화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은 시청한 영화와 검색된 기록들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개인의 관심사를 이해하고 그 선별된 취향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창작자의 의도가 존중되고 관객의 니즈가 반영되는 영상문화의 미래를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영화 자체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소비하는 장소와 방법이 바뀌고 있다.4)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상콘텐츠산업은 장치와 공간을 소유하던 경제의 시대가 지나가고, 플랫폼과 콘텐츠가 진정한 비즈니스의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상콘텐츠산업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어 디지털과 글로벌 키워드는 더욱 강력해지고 ‘커넥티드’ 경험을 유지하기 위한 테크놀로지 열풍까지 가세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상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지속 성장 기반 마련, 제작 여건 개선, 상생을 위한 지원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국내 OTT 플랫폼 성장·혁신을 위한 투자 확대,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강화,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사업 진출, 국내 사업자의 역차별 해소 등이 필요하다.
글: 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1)구채은, 「’코로나發 집콕 수혜’ 외산 공룡 OTT에만 쏠렸다」, 《아시아경제》, 2020년 4월 8일.
  • 2)곽은비, 「코로나 확산으로 OTT 수요 급증… 이용자 사로잡는 다양한 기획」, 《즘》, 2020년 3월 30일.
  • 3)김준억, 「영상콘텐츠 ‘코로나 쇼크’…1분기 영화 투자 61% 급감」, 《연합뉴스》, 2020년 5월 22일.
  • 4)이수향, 「코로나19라는 사태와 새로운 방식의 영화 관람 – 영화 감기(THE FLU) 」, 《서울공대지》, 2020 Spring No.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