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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 문화키워드
감정대리인, 이모티콘에 대해 아세요?
이서현 / 문구디자이너
디지털,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다?
정보의 발달과 보급으로 디지털이 세계를 장악한 현대에서 우리는 이제 아날로그적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쁨, 슬픔, 분노 같은 감정까지 디지털화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요즘은 디지털상에서의 이러한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들을 통틀어 ‘감정대리인’이라고 칭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메신저에서 사용되는 ‘이모티콘’이다. 이모티콘은 순우리말로 그림말이라 불리며 감정을 의미하는 ‘Emotion’과 유사기호의 의미인’icon’의 합성어로 즉 우리의 감정과 표정을 디지털화하여 유사기호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정대리인의 등장으로 현대에는 감정관리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여 영국에서는 이모티콘이 나라마다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는지를 분석하는 ‘이모티콘 번역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삼성에서는 얼굴을 인식하여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이모지’ 카메라까지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또한 앱 시장에서는 영유아들에게 동물 그림 캐릭터들의 표정으로 그에 맞는 감정을 학습시키는 일명 ‘패피팔’ 앱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출처: 구글 앱스토어 패피팔 앱)
이모티콘 같은 감정대리인은 왜 생겨난 것일까?
그렇다면 이모티콘과 같은 감정대리인이 생겨난 궁극적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달한 디지털 문화, SNS 문화의 영향이 제일 클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며 우리는 이제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으며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되면서 현대인들은 표정, 목소리, 제스쳐 등이 아닌 텍스트로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고 이는 다소 감정 전달에 딱딱한 느낌이 드는 한계가 있었다. UCLA 앨버트 메라비언 교수는 한 사람이 다른 이에게 얻는 인상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 밖에 되지 않으며, 그 외에 얼굴 표정, 몸짓, 목소리 등에서 얻는 비중이 확연히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표현상의 한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텍스트를 대신하여 효과적으로 감정을 전달하고자 생겨난 것이 바로 표정이나 행동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이모티콘 같은 감정대리인인 것이다.
이미지 이모티콘 (출처: 셔터스톡 무료 벡터) / 이미지 이모티콘 (출처: 셔터스톡 무료 벡터)
구체적으로 이모티콘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이제 이모티콘의 구체적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위에서 서술하였듯 이모티콘은 우리의 감정을 간편하게 유사기호화, 이미지화하여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며 어떨 때는 말로만 서술하는 것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보충하며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개인적 경험을 말해보자면 약속에서 조금 늦었을 때 친구에게 “뛰어가고 있어”라고 말로만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 한 캐릭터가 빠르게 뛰어가는 이모티콘을 함께 보냄으로써 지금 빨리 가고 있다는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친구 또한 말로 화가 났음을 서술하기보다는 빨라오라며 불타오르는 캐릭터 이모티콘을 보내 그 뜻을 전달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실제로 만났을 때 친구는 사실 그날따라 유독 기분이 좋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화가 나 있던 상태였다. 물론 직접 만나 사과를 받고 마음을 풀었지만, 만약 이모티콘 없이 텍스트로만 대화를 나누었다면 평소 거침없는 말투의 친구는 문장으로 자신의 화를 표현하였을 것이고 어쩌면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그 메시지 상에서 쉽게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귀여운 캐릭터 이모티콘은 대화의 분위기를 다소 완화 시켰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까지 함축적으로 표현 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이모티콘은 텍스트로 전달하는 것보다 좀 더 부드러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또한 감정표현이 서툰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까지 해준다. 실제로 이모티콘 사용자의 연령층을 조사해보면 당연하게도 10대~30대의 젊은 층이 많은 사용량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높은 사용량을 보여주는 층이 중년남성, 즉 아버지 세대였다. 아버지들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인한 쑥스러움에 직접 말로 표현하기 부담스러운 감정과 표현들도 이모티콘이라는 매개체로 대신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점차 여러 모양과 캐릭터 이모티콘들이 시장에 유통됨에 따라 개인의 개성과 취향까지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해주는 역할을 이모티콘이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점차 많은 일러스트와 캐릭터 작가들이 계속해서 새롭고 다양한 이모티콘을 생산해내고 있고 이에 많은 이들이 가지각색의 취향에 알맞은 이모티콘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특히 SNS에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맘껏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기호에 맞는 이모티콘이 자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언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 본인 또한 20대 초반으로 평소 좋아하는 이모티콘의 스타일이 있고, 독특한 스타일의 이모티콘을 즐겨 쓰고 있다. 그렇기에 자주 이모티콘 샵에 들어가 오늘은 또 어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이모티콘들이 나왔을지를 구경하며 마음에 드는 이모티콘들은 종종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구매한 이모티콘은 친구, 혹은 가족과 메신저로 대화할 때 주로 사용되고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필자가 어떤 스타일의 그림체와 느낌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자신의 기호에 맞는 이모티콘을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게 되고 서로의 다른 개성 또한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출처: 원고 필자의 이모티콘 사용 카카오톡 내용)
앞으로의 이모티콘 시장의 전망은?
그렇다면 앞으로 이러한 감정대리인인 이모티콘 시장의 전망은 어떠할까? 필자는 SNS와 같은 메신저가 더욱 발전하고 보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따라 이모티콘 시장 또한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제 이모티콘은 온라인에서 중요한 존재로 최근 이모티콘 시장이 점차 넓어지면서 여러 작가와 디자이너들이 이모티콘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고 웹툰 작가들까지 자신들의 웹툰 캐릭터로 이모티콘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판매 하고 있는 추세다. 어느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한 웹툰 작가는 자신이 그리고 있는 웹툰의 원고비보다 출시한 이모티콘으로 더욱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처럼 엄청난 수요를 보이는 이모티콘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되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모티콘샵 웹툰 ‘냐한남자’ 이모티콘(출처: 카카오톡) / 이모티콘샵 웹툰 ‘대학일기’ 이모티콘(출처: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이모티콘 시장이 사회에 미칠 영향은?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모티콘이 사회에 미칠 영향은 어떠할까? 필자는 곰곰이 생각해보다 좋은 영향과 좋지 못한 영향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생각해보았다.
먼저 좋은 영향은 인터넷상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이모티콘인 만큼 날이 갈수록 그 수요는 더해질 것이고 이에 맞게 커지는 이모티콘 시장에 이모티콘 디자이너, 이모티콘 제작자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 이라는 것이다. 따로 전문적으로 취업을 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따는 과정 없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이모티콘을 제작할 수 있기에 앞으로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을 쓰는 필자 또한 평소 스티커, 메모지 등의 문구류를 디자인하다가 평소 즐겨 쓰는 이모티콘 디자인에도 갑자기 흥미가 생겨 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를 찾아보게 되었다. 여러 정보를 찾아본 후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제작할 때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조금 다룰 줄 알며, 자신이 표현하고픈 이모티콘의 이미지만 충분히 묘사 가능하다면 누구든 자신만의 이모티콘으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렇게 제작된 이모티콘이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이면 제작자는 그로 인한 많은 수입을 얻게 되고 더 나아가 유명세를 타게되면 이모티콘이 실제 문구류 상품이 되어 또 다른 분야에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옴팡이 폰케이스(출처: 네이버 쇼핑)
좋지 못한 영향은 아무래도 현실에서의 직접적 감정표현이 더욱 메마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현대인이 거의 매일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지금, 평소 이모티콘과 같은 감정대리인에게 감정표현을 맡기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다면 실제 현실에서 서로 얼굴을 직접 마주했을 때 감정표현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편리하고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이모티콘의 장점은 적절히 살리고 거기에 너무 심하게 표현을 의존하지만 않게 조심한다면 앞으로도 이모티콘 같은 감정대리인이 이롭게 널리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크라우드픽 이모티콘 관련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