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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 38회 대구음악제
박현숙 / 작곡가
(사)한국음악협회 대구광역시 지회가 주최하고 대구광역시가 후원하는 2019 제38회 대구음악제 “I Love Beethoven”이 9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뮤직카페, 대구아트홀, 공간울림 등 여러 곳에서 많은 음악인들과 청중의 환호 속에 개최되었다. 대구음악협회 이치우 회장은 대구음악제를 위한 조직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각 공연에 맞는 기획이사를 두는 방식으로 체계성을 갖추고 행사를 준비하였고 개막을 두 달 앞둔 지난 7월 18일에 제작발표회를 여는 등 준비는 여느 해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베토벤 이야기를 담다
올해 대구음악제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뷰 음악제로 “I Love Beethoven”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특별히 이 주제는 대구음악협회의 슬로건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고 개막콘서트와 피아노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 가곡으로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 현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 관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 등 다채롭게 펼쳐졌다. 이번에는 기존의 공연방식에 변화를 주어 작곡가들이 매 공연마다 한 두곡씩 작·편곡으로 참여하여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다. 베토벤의 음악과 인생을 알기 쉽게 설명해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으면서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음악축제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9월 17일 대구아트홀에서 진행된 대구음악의 선구자인 원로음악가 우종억, 김귀자 선생님을 모신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작곡가, 교육가, 지휘자로서 우종억은 음악을 제대로 알기위해 다양한 작품들을 정독하고 매일 작곡을 하고 또 때로는 창작만을 위한 별도의 시간과 장소를 가져야 했던 과정들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진솔하게 이야기하였다. 특별히 선생님의 작곡 및 지휘의 지침서가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이라고 하시면서 내용 및 형식에 있어서 최고라고 평가하였다. 성악가이자 영남오페라단 단장인 김귀자님은 젊은 시절 그의 용감했던 도전기들, 대구를 오페라의 메카로 만들고자하는 열정적 이야기와 눈빛이 함께한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하였다.

9월 1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야외광장 개막식에서는 플래시몹 행사가 열렸다. 베토벤 9번 심포니중 「환의의 송가」합창부분을 참석한 음악인,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축제의 장을 제공하였고 음악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묶여지는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해피바이러스가 베토벤 음악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인 「황제」와 교향곡 제 5번 「운명」을 9월 1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개막콘서트에서 만날 수 있었다. 경북도립교향악단 제 6대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백진현의 지휘와 국내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영우의 연주로 감동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솔리스트의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활기찬 연주로 가을의 시작을 알렸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화합과 상생발전을 위한 공연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지휘자의 포부가 담긴 공연이었다.

두 번째 공연은 피아노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Piano”)로 9월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렸다. 지역에서 활동중인 피아니스트 김윤숙, 박소현, 이재준, 장태화, 추교준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월광」, 「열정」을 해설과 함께 연주하였다. 베토벤 피아노곡「폭풍」에 대한 오마주로 참여한 작곡가 권은실의 「Tempest for Piano four hands」 가 회화적이고 색채감이 넘쳤다.

피아노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Piano”)
(출처: 대구음악협회)
세 번째 공연은 가곡으로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Lied”)로 9월 20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렸다. 소프라노 류지은, 박민정, 배진형, 배혜리, 이미혜와 테너 차경훈, 김형준, 김훈 그리고 베이스 이재훈의 노래와 피아노에 서인애, 은빛나, 조안나의 연주로 들려주었다. 베토벤 가곡의 진수를 알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몇곡을 엮어서 그의 삶과 운명의 그림자를 쫓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참여 작곡가 이승민의 듀오곡 「베토벤의 그림자를 밟으며,,,」는 위트가 있었다.
가곡으로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Lied”)
(출처: 대구음악협회)
네 번째 공연은 동요 경연대회 본선 공연으로 9월 21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8월에 예선을 거쳐 그랜드홀에서 본선무대를 열었다. 작곡가 김민지, 이다은의 편곡한 CM심포니오케스트라 반주로 이루어진 무대는 어린이들에게 오케스트라 반주무대를 경험하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공연형식으로 이루어진 무대인 만큼 대기실 청결문제나 무대질서, 공연중 사진촬영이나 정숙해야 하는 기본적 규범에 관한 어린이 교육이 앞으로의 해결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공연은 현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String”)로 9월 22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렸다. 김소정, 김현수, 윤혜원, 한혜민, 김노을, 배은진, 김유진, 박성찬, 최수경, 김영원, 김효영이 베토벤 현악4중주와 피아노 3중주곡을 들려주었다. 작곡가 박경아의 「베토벤과의 산책」, 작곡가 홍세영의 현악4중주곡 「사흘에 한 번」은 친근하고 덤덤한 일상을 노래하는 듯 자연스러웠다.

현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String”)
(출처: 대구음악협회)
여섯 번째 공연은 관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Wind Ensemble”)로 9월 22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렸다. 플루트 연주에 황효정, 오보에 연주 박선경과 김현미, 클라리넷 연주에 김선형과 김민지, 바순연주에 장가영과 윤주훈, 호른연주에 안경민, 피아노 연주에 이수정이 들려주었다. 특별히 중국 요녕성악단 금관앙상블이 국제교류 음악회 일환으로 색소폰 6중주로 함께 참여하였다. 작곡가 이인식의 「월광주제에 의한 색소폰 6중주곡」은 피아노 작품을 금관악기로 편곡한 새로운 시도였다. 원곡을 손상하지 않고 금관악기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관악기가 들려주는 베토벤 이야기(“Beethoven for Wind Ensemble”)
(출처: 대구음악협회)
Bravo My Life!
일곱 번째 공연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로 9월 28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합창,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비롯해 오카리나등 대구의 다양한 생활음악 동아리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편곡된 베토벤 곡들을 연주하는 대합주로 흥미롭고 이색적인 공연이었다. 총 14팀 정도의 단체가 출연하는 이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주요작품과 더불어 영화음악, 오페라 서곡이나 아리아등 다양하게 연주되었다. 무려 네 명의 지휘자(방성택, 김산봉, 최현경, 제상철)가 출연하였고 곽소영, 이수은 두 작곡가가 편곡에 참여하였다. 대구음악제에서 처음 시도했던 이 공연은 가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출처: 대구음악협회)
이 외에도 뮤직카페에서 대국국제음악제 발전 방안에 대한 포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의 2019 대구 해외 자매·우호도시 연주단 콘서트, 웃는얼굴아트센터 와룡홀에서 뮤테이저의 「웃음가득한 뮤지컬 갈라」, 어울아트센터 오봉홀에서 슈파듀오와 함께하는 크로스오버 콘서트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있는 젊은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 음악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9월 각 공연들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10월을 훌쩍 넘긴 11월 1일 드디어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2019대구음악제 마지막공연으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2주년 기념 축하공연이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지휘자 이재준이 이끄는 노보필하모닉의 연주로 품격있는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대구의 아름다운 저녁을 화합과 감동으로 사로잡았다. 다만 많은 합창곡, 가곡, 오페라, 동요, 실내악, 국악, 현대음악이 만들어지고 연주되는 창조도시 대구의 면모로 볼 때 외국 곡 위주의 성악곡에 치중한 레퍼토리는 조금은 아쉬었다.

대구음악제, 대구의 대표축제로 거듭나길
이번 38회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대구음악제는 그간 신진발굴과 대표음악인 육성의 장으로 성장하며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데 기여한 바가 컸다. 대구국제오페라 축제, 대구국제뮤지컬 축제에 이어 대구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더 거듭나게 하였으며, 순수음악을 통하여 음악예술 분야의 기량을 높였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대구음악제가 축제의 범위를 넓혀 순수 예술장르와 더불어 한국전통음악이나 재즈, 타 예술간 협업과 교류 등을 필요로 한다. 대구음악제가 클래식한 기초위에 장르의 문을 열고 시민을 위한 음악축제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 조직위원회의 기획력, 음악인의 화합과 협력이 더해지면 그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날뫼북춤, 판소리, 영제시조 등 9개 분야의 전통음악이 무형문화재 전수자에 의하여 전승, 발전되어오고 있는 곳, 대한민국의 근대음악의 태동지로서 제 1호 클래식 감상실인 ‘녹향’이 문을 연 곳, 우리나라 최초 서양 악기를 대표하는 피아노가 1900년에 낙동강 뱃길을 따라 도착한 곳, 동무생각을 작곡한 박태준과 국내 최초의 창작 오페라 춘향전을 작곡한 현제명이 태어난 곳 등 많은 수식어가 붙는 대구를 더 글로벌한 음악창의도시로 만드는 데는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대구가 향후 40년, 나아가 100년, 영원히 시민과 함께 음악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가 되길 바란다. 그 현장에 대구음악협회, 대구음악제가 자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