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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 릴레이기고#1
사람 그리고 나
권효원 / 권효원&CREATORS 디렉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없는 나에게 많은 질문과 선택의 순간이 주어지고 그 안에서 내가 더 나은 선택이라 믿고 있는 것은 동기이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에게 이러한 동기들은 나를 움직이게 한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사람이다.
혼자서 다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오만했던 나에게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은, 상상 그 이상의 동기를 부여해준다.
또 다른 관점(2016) ℗금미희
Final Seconds..
작업에 전환이 필요했을 때, 내가 하는 크고 작은 선택들이 나중에 나를 어떻게 만들어 놓을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누구든 삶에서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게 되어있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때에 내가 한 선택으로 후회 없이 잘 걸어왔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2017년 초연된 ‘Final Seconds’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이 아니라 차선일지라도, 나의 길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그 길을 돌아보며 웃고 싶었기에 치열하게 살고 있던 그때 나의 상황과는 다르게 작품의 마지막 곡은 Louis Armstrong의 ‘When You’re Smiling’이었다.
Final Seconds(deep ver.)(2017) ℗금미희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이 괴물로 보이는 시기가 있었다.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는 욕심으로 다른 사람들과 자신까지 힘들게 하는 괴물들. 그 속에는 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괴물로 보이지 않을까. 주변으로부터 욕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적잖게 들어왔기에 나 또한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의 마지막은 늘 나를 향해있다. 작품 ‘Mercy(2018)’는 그들과 나, 그들 속의 나, 한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스스로를 좁은 공간에 가두고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지, 괴물이 되지는 말자.’, ‘나는 그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버텨왔던 것 같다.
Mercy(2018) ℗이경윤
계속 되어야 하는 삶.
할 말은 많은데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 때는 두렵기도 했고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 답답한 마음을 작품으로 표핸해보자,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Unspoken’이다. 우리는 살면서 억울한 상황, 말 못할 답답한 상황을 겪는다. 정말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고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작업을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던 나는 부당하게, 억울하게 작품을 못하게 되는 순간을 겪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 개인에게는 작업이지만 이것은 삶으로도 이어진다. 힘들더라도 포기 말고 계속 나아가자. 이것이 나의 방법이고 목표이다. 그저 말없이 계속 나아가는 것.
Unspoken(2019) ℗이재봉
함께 해 나가는 것.
나는 늘 나에게 열중해 있었다. 혼자 있을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작업도 지금 내가 느끼는 것,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서 시작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집중해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는 최근 다양한 사람들과 알게 되고 작업하게 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었는데, 혼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 나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시간을 가장 많이 쏟아붓는 나의 작업에 함께해주는 이들, 그리고 내 삶에 함께 해주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 안에서, 그들과 함께 나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 나는 오늘도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리고 사람이기 위해 움직인다.
한 겨울밤의 꿈(2014) ℗이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