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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복구와 미래의 좌표
– 대구문화재단의 문화인물 현창과 가치확산사업에 관하여 –
권원순 / 미술평론가
19세기가 정치의 세기요 20세기는 경제의 세기라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문화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세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문화정책 수립과 그 진흥에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는 우여곡절 끝에 1995년 본격적으로 실시되어 중앙에 집중되었던 권력의 상당부분이 지방으로 이양되었다. 이에 따라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체험하는 기회가 많아졌고 특히 지방정부의 문화재 발굴과 보존, 관광산업과 연계된 문화예술의 육성으로 경제적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이러한 사업에는 역사와 전통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새로운 인식을 전제로 할 것은 재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17 문화인물콘텐츠제작지원 – 창작국악극 박대준의 ‘동무'(나릿)
영국의 역사학자인 E. H. 카(Carr)는 그의 저술 『What is History?』에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자,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기술한 바 있다. 이는 역사의 연구가 과거의 세계와 현재의 인간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광장이며, 과거의 역사적 경험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지혜를 일깨우고 우리의 성장을 약속하며 곧 미래로 향한 바른 안목을 길러가는 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역사는 참으로 시대의 증인이요, 진실의 등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18 기획전시 – 박기돈, 고택에서 만나다展
전통은 현재의 어떤 주관적인 가치판단을 기초로 하여 파악된 것을 말하는데, 어느 시대에 망각되었던 전통이 후대에 와서 새삼 전통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여 재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문화유산의 재평가야말로 전통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문화의 전통은 일정한 문화의 지속적, 계속적인 축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문화 창조에는 필수조건이 되었다.
2016~2017 대구근현대 문화예술인물 포스터

대구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금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문화인물 현창사업과 문화인물 가치 확산 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 획기적 사업은 ‘과거의 사실'(객관적인 것)과 ‘기록된 사실'(역사가의 주관적 재해석)인 역사에서 왜곡할 수 없는 사실을 발견하고 교훈으로 삼고, 문화의 지속적-계속적 축적이 문화 창조의 절대적 조건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사업체계는 문화인물 현창사업과 문화인물 가치확산 사업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 전자는 문화인물 기념사업과 우수전문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진건(문학), 박태준(음악), 석재 서병오(서화), 죽농 서동균(서화), 이상화(문학)의 현창사업이 있고 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을 선정하고 선양하는 사업으로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의 발굴과 재조명, 문화인물 콘텐츠제작 지원사업, 문화인물 홍보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사업체계의 한 축인 문화인물 현창사업은 현진건 현창사업은 대구소설가협회 주관으로 현진건 문학상, 청소년 문학상 공모의 문학제, 박태준 현창사업은 작곡가 박태준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기념음악회, 동요 및 아마추어 가곡 콩쿠르, 석재 서병오 현창사업은 석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석재 작품상 및 청년작가상 시상 및 작품전, 죽농 서동균 현창사업은 (사)죽농서단 주관으로 죽농서화대전 및 추천, 초대작가전 등을 매년 실행하고 있으며 2019년 이상화 현창사업은 ‘3.1운동 100주년 우국시인현창문학제’와 통합하여 운영하였다. 이 사업은 공모전, 콩쿠르, 예술제와 인물의 작품과 업적 등을 알리는 전시, 공연,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예술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문화인물 현창사업과 다른 한 축은 지역을 대표하는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을 선정하고, 선정된 문화예술인물을 현창하기 위하여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홍보하여 도시 브랜드를 확산한다는 문화인물 가치확산사업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대구의 근현대 문화예술분야에서 독보적 예술성과 문화적, 역사적 의의가 있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고 문화예술인을 재조명하여 대구시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고자 함에 있다. 사업은 문학, 음악, 시각, 연극/영화, 무용, 건축, 국악, 대중음악 등 해당 분야 전문인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검토 및 토의를 통해 선정된 문화예술인에 대한 홍보와 공모사업을 추진한다. 선정 방법은 각 분야의 위원이 자기 해당 분야에서 한 사람씩 추천하고 선정하여 다음 해 가치확산 대상 문화예술인으로 확정한다. 인물 선정기준은 대구 출생으로 대구 또는 타 지역에서 탁월한 예술 활동을 한 경우, 대구 출생은 아니나 대구에 정주하여 대구 중심으로 괄목할만한 예술적 성과를 거둔 경우, 대구 출생은 아니나 상당기간 대구에서 수학하여 대구의 문화예술인으로 인정된 경우로 하였고, 친일논란 등 시민 정서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와 타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서 현창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추정이 예상된 경우, 그리고 자료와 기록이 없어 예술 활동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면 문화인물 가치확산사업에 있어 분야별로 어떤 인물이 선정되었고 그의 주요 활동과 예술적 성과는 어떠하였는가? 그리고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로 선정된 인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인물의 작품 활동, 생애, 업적 등을 선양할 수 있는 공연, 전시, 학술행사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 단체의 공연은 어떠하였나를 사업추진 원년인 2016년부터 금년 2019년까지의 자료 기록을 통해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2016-2019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별표 #1 (자료 제공: 대구문화재단)
표2. 창작준비금지원사업-창작디딤돌 지원 현황(2015~2018)
분야 출생~작고연도 이름 주요업적 비고
1 서화가 1862 ~ 1936 서병오 영남지역 대표 서화가. 시서화 삼절. 교남시서화연구회장, 조선미전심사위원 2016~2017
선정인물
2 서양화가 1912 ~ 1950 이인성 조선미전 입선부터 최고상 창덕궁상 수상. 조선화단의 귀재라 불림
3 소설가 1900 ~ 1943 현진건 대표작 「운수 좋은 날」 「빈처」 등 사실주의 작품 다수 발표
4 서화가 1876 ~ 1933 김진만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 교남시서화연구회에서 활동. 기명절지화 정착
5 국문/민요 학자 1905 ~ 1950 이재욱 영남민요연구가. 영남민요를 수집한 『영남전래민요집』 발간. 민족문화연구
6 작곡가 1900 ~ 1986 박태준 가을밤, 오빠생각, 동무생각 등 동요 작곡. 문화, 국민훈장 수상
7 시인 1901 ~ 1943 이상화 대구학생운동 주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일제에 저항의 표현
8 작곡가 1925 ~ 1986 김진균 음악학 연구. 「금잔디」 등 예술가곡 85곡 작곡. 대구시 문화상 수상
9 극연출가 1896 ~ 1957 홍해성 신극협의회 회장. 동양극장에서 7년간 4백여 작품 연출. 한국에 근대극 정착
10 사진가 1909 ~ 2002 최계복 최초 사진기관 ‘한국사진예술학원’ 설립. 한국인 최초로 백두산 천지 촬영.
11 건축가 1901 ~ 1967 윤학기 대구 1세대 건축가. 건축업무대서사 합격 후 조양회관, 남산병원 설계
12 무용가 1904 ~ 1978 정소산 하규일, 한성준에게 사사. 정소산무용연구소 개소. ‘정소산 류’ 춤 만듦 등
13 서예가 1873 ~ 1947 박기돈 교남시서화연구소 부회장. 해인사 ‘팔만대장경’ 편액 남김. 대구상무회의소장 2018
선정인물
14 시인 1900 ~ 1929 이장희 『금성 3호』로 등단. 「봄은 고양이로다」 등 40여 편의 시를 발표
15 영화감독 1904 ~ 1982 이규환 「임자 없는 나룻배」로 데뷔. 「춘향전」 흥행 성공. 한국영화산업을 일으킴.
16 작곡가 1914 ~ 1983 하대응 테너, 작곡가. 대구음악가협회 「춘향전」 초대 회장. 대표 가곡집 『산』 발간
17 무용가 1922 ~ 1989 김상규 한국 1세대 남성무용가. 한국현대무용 개념 정립. 김상규 신무용연구소 개소 2019
선정인물
18 성악가 1915 ~ 1991 이점희 대구음악원 설립. 독창회 13회. 군가 보급 활동 및 음악교육
19 희곡작가 1900 ~ 1962 김영보 한국 최초 창작희곡집 『황야에서』 , 동요,동화집 『꽃다운 선물』 발간
20 서양화가 1900 ~ 1970 서동진 대구미술사 설립. 이인성, 김용조 제자 배출. <향토회> 창립 및 회장
위 별표 #1에서 본 바와 같이 첫 해인 2016년 2명, 다음 해 2017년 10명, 합해 12명을 선정하여 매달 1명씩을 라디오, TV, 지하철 승강장, 옥외전광판에 홍보 영상을 송출했고 리플릿과 소책자를 배포했다. 그리고 5회에 걸친 지원 공연이 있었다. 그러나 매달 1명씩은 선양사업의 취지에 미흡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선정위원회의 평가에 의해 2018년부터는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매년 4명을 선정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1명씩 선양하기로 하고 공모에 지원한 공연단체를 선정, 심사하여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래 별표 #2는 선정된 문화예술인물과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예술단체의 공연 내역이다.
2016-2019 문화인물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
별표 #2 (자료 제공: 대구문화재단)
별표 #2. 2016-2019 문화인물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
소재인물 단체명 장르 사업명 일시/장소
1 현진건 극단 처용 연극 <허공에 의지하여> – 식민지의 지식인 빙허 현진건 2016.12. 27~31.
우전소극장
2 정소산 김죽엽 무용 ‘정소산’ 달구벌에 춤빛 물들이다. 2016. 12. 14.
천마 아트센터
3 김진균 공간 울림 음악 김진균의 음악 노트 4 2017. 11. 7.
대구콘서트하우스
4 박태준 나릿 전통 창작국악극 박태준의 ‘동무’ 2017. 11.3.~5.
꿈꾸는 씨어터
5 김진만 도도무브와 댄서시어티 무용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2017. 12. 22.~24.
대구문화예술회관
6 이장희 최 댄서 컴퍼니 무용 고월의 봄 2018. 6. 12.
대구아양아트센터
7 이규환 극단 고도 연극 이규환, 나는 조선의 영화감독이다. 2018. 8. 15.~19
고도 5층 극장
8 하대응 (사)아트에비뉴컴퍼니 음악 하대응 기념음악회 <사랑의 일대기> 2018. 10. 26.
수성아트피아
9 김상규 대구컨템퍼러리무용단 무용 김상규를 춤추다 – 강 건너 언덕 넘어 2019. 3. 20.
대구아양아트센터
10 이점희 대구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 한국 서양음악의 선구자 이점희를 만나다! 2019. 6. 4.~8.
녹향음악감상실
11 김영보 사단법인 한울림 연극 나의 세계로 2019. 8. 27.~9. 1
한울림 소극장
12 서동진 공연제작 엑터스토리 연극 서동진 화가의 드로잉 드라마 “수채화로 그리는 우리’ 2019. 10.~11. 중
극장 액터스토리
기획전시-<박기돈, 고택에서 만나다展>
주최/주관: 대구문화재단
장소: 박기돈 고택
기간: 2018. 3. 24.~3. 28.
2019 문화인물콘텐츠제작지원 – 한국 서양음악의 선구자 이점희를 만나다((사)대구그랜드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사와 전통의 연구와 새로운 재인식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인)의 예술적 업적과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 펼친 대구문화재단의 문화인물 현창과 문화인물 가치확산사업은 2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취지와 목적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문화예술(인)을 선양함으로써 대구 시민의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고 평가된다. 역사를 복구하고 현재를 판단하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좌표를 제공한 대구문화재단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무한한 성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