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목차보기
Print Friendly, PDF & Email
대구 문화예술 아카이브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임언미 / 대구문화편집장

대구는 근대 문화예술의 발원지로 통할 만큼 한국근대 문화예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걸출한 인물들을 다수 배출해 냈으며, 특히 6·25 피란시절을 전후로 전국 예술인들의 주요 무대가 되어 문학, 음악, 미술 등 전 분야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이 이루어지면서 근현대 문화예술을 꽃피워낸 도시이다.
지난해 연말 대구시립교향악단 이기홍 초대 지휘자가 세상을 떠났다. 안타깝게도 지역 예술계를 이끌어 온 산 역사이자 증인들이 하나 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 그들이 일평생 일구고 빚어온 우리 문화 예술의 역사는 어떻게 보존, 전승할 것인가. 그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우리들의 과제다.

문화 선진국의 경우 크고 작은 박물관들이 다양한 규모로 지역에 따라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 특정 장르별로 특성화한 것들도 다양하다. 예술가의 생가나 그들이 활동했던 장소를 박물관으로 꾸며 운영하는 예이다. 우리 대구의 전시 예술 경우는 그나마 작품과 함께 도록 등이 미술관 등지에 보관되어 있으나 공연 예술의 경우, 포스터라거나 관련 자료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일부 문화예술 기관·단체들이 별도로 아카이브 구축을 시도했으나 기관·단체의 대표가 바뀔 때마다 연속성을 가지지 못했다는 한계점도 있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올해 초 문화예술 기관·단체장 및 실무진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위원회'(위원장 문화체육관광국장)를 구성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아카이브 추진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아카이브 구축 사업에 들어간다. 대구시가 준비하는 문화예술아카이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어 추진된다.

먼저 대구시가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근현대 문화예술 자료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이제 대구시 산하 문화예술 기관·단체별들은 각 기관·단체가 기획한 문화예술 행사의 자료를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하며, 그것을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추진단에 납본·공유해야 한다. 민간예술단체의 경우, 각 단체가 필요로 하는 아카이브 구축의 형태에 따라 지원금을 신청해 직접 자료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모를 통해 연 2~3개 단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을 받은 단체는 아카이브 구축 후 사본을 대구시 아카이브 추진단에 납본해야 한다.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추진단이 직접 나서서 구축하는 아카이브는 1930~40년대 생 등 고령의 원로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연차별로 구술·영상을 채록하는 것과 동시에 소장 자료를 기증·위탁 받을 계획이다. 구축 대상은 2020년부터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위원회의 자문을 받은 후 선정·추진할 방침이다.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가 구축될 장소는 대구예술발전소 3층이다. 이곳은 2012년 대구시가 문화예술아카이브를 준비할 당시 대상지로 정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 대구시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수집한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기도 하다. 2020년부터는 이곳의 예술정보실을 개조해 상설, 기획 전시실로 운영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자료수집 및 전시·교육·연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자료 디지털화 및 점진적 자료 개방을 추진할 계획이며, 2022년부터는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한 학술·편찬·산업·관광 등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보다 상세한 매뉴얼과 아카이브 구축 계획은 오는 11월 대구경북연구원의 정책 과제 결과 보고서가 발표되면 언론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