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감

목차보기
문화공감
Print Friendly, PDF & Email
문화공감 – 공연관람팁
문화라이프 ‘공연’ 관람 팁 2.
/ 뮤지컬*연극편 /
김보람 / 월간대구문화 기자
휴가의 계절 여름이다. 이맘 때 쯤에는 휴식을 알차게 즐기기 위한 각양각색의 방법들이 떠오른다. 여행, 레저가 보편화되었지만, 예술문화를 즐기는 일명 ‘#문화생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르다.
사실 휴가처럼 특별한 때가 아니라도, 대구에서는 멋진 전시와 공연들이 거의 매일 펼쳐지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대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대구국제뮤지컬축제(DIMF)와 늦은 여름 개막이 예정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등 대규모 축제는 물론,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내한공연들이 줄지어 펼쳐지기에 마음만 먹으면 세계 최고의 공연들을 만끽할 수 있기도 하다.
잘 차려진 공연의 성찬을 앞에 두고도 어디서 공연이 펼쳐지는 지, 어떤 것을 보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부터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장르별로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이번 호에서는 뮤지컬, 연극 등 극장르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숙지 사항을 간추렸다.
# 공연 감상 팁
노래하며 춤추는 화려한 무대, 뮤지컬
지난 6월 21일 개막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영국 뮤지컬 <웨딩 싱어>
스트레스를 풀고 억눌린 욕구를 해소하기에 적절한 장르가 있다. 바로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자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화 상품으로, 상업 예술이자 대표적인 대중예술 장르다. 한 여름 대구국제뮤지컬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대구에서는 특히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무슨 작품이든 무난히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어떤 작품을 먼저 봐야하냐고 묻는다면 <라이온킹>, <맘마미아> 등 흥행성과 작품성이 검증된 일명 ‘입소문 탄 뮤지컬’을 제일 먼저 권하고 싶다. 그 다음 국내에서 꾸준하게 오픈 런으로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 그리고 신생 뮤지컬 순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장르이긴 하지만, 다음을 쉽게 기약하기 위해서는 흥행성이 보장된 작품이 안전하다.
* 뮤지컬 공연 고르는 법, 배우를 따라가자
뮤지컬 광들은 대부분 특정 배우의 팬인 경우가 많다. 클래식은 작곡가를 먼저 알고 지휘자나 연주자를 보는 반면, 뮤지컬의 연출과 지휘로 분위기를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뮤지컬에 흥미를 붙이려면 실력이 검증된 유명 배우들을 살펴보면 된다. 이들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바탕으로 그 출연작을 하나씩 추가하며 구경하는 게 지름길이다.
* 화려함에 취해 놓치기 쉬운 포인트, 조명
뮤지컬은 볼거리로 충만한 호화로운 장르다. 하지만 이를 좀 더 깊이 접근하고 싶다면 조명을 살펴보는 게 좋다. 조명은 연출가가 가진 최고의 무기로 불린다. 관객은 조명의 색깔과 빛의 강도에 따라 시선을 움직이기 마련이기에 조명의 활용은 연출가가 의도하는 관객의 반응이 그대로 담겨있다. 조명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기기에 쓰이는 색상 필터만 200여개에 이르고, 조명이 배우를 내려 쬐는 각도와 범위 강도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조합이 가능하다. 공연의 완성도는 이처럼 조명과 같은 기술을 담당하는 스태프와 배우, 창작자들의 합이 착착 맞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특별공연으로 선보인 뮤지컬 <투란도트>. 뮤지컬 출연 배우들의 팬사인회 현장을 보면, 아이돌 못지않은 이들의 팬덤을 확인할 수 있다.
※ 올여름 선보이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1년 중 가장 뮤지컬 보기 좋은 계절 여름이 아닐까. 아시아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리는 대구의 여름은 뜨겁다. 뮤지컬 전문가들이 엄선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지며, 국내 뮤지컬은 물론, 해외 유명 뮤지컬들을 만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정주행하면, 뮤지컬 도사가 되는 것은 순식간. (홈페이지: https://dimf.or.kr)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연극

지역 극단 백치들의 창작극 <니 애비의 볼레로>는 한국의 다문화 가정의 현실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연극은 온몸으로 책을 읽는 행위다. 헌데 이 책은 주로 소외된 계층을 조명하거나 비주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또 거시적인 흐름보다는 그에 속했던 작은 개인들의 삶에 집중하며, 이를 통해 시대의 흐름이나 사회 문제를 깊숙이 비춰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조그만 렌즈에 큰 하늘과 우주를 담아내는 매력’이라고 불렀다.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듯, 예술 장르에서 이만큼 우리의 영혼을 쥐고 흔드는 것은 잘 없다.

* 고전 앞에서 고전하고 있다면

누군가 고전 작품을 두고 우스갯소리로 ‘누구나 읽었을 것 같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한다. 수천 년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고전(古典)을 알고는 싶지만, 그 앞에서 매번 고전(苦戰)하고 있다면, 알고는 싶지만, 그 앞에서 매번 고전(苦戰)하고 있다면,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연극만한 것이 있을까. 배우가 직접 체화해 내뿜는 살아있는 연극 한편으로 고전을 정복해보자. 대구시립극단을 비롯한 지역의 극장에서도 고전 작품은 단골 레퍼토리다.
대구시립극단은 연 1회 이상 꾸준히 고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좌 대구시립극단 셰익스피어 <리어왕>) 또, 극단 구리거울은 <햄릿>의 원작을 고스란히 살려 장장 3시간이 넘는 공연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 연극의 참맛은 비극에서부터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쉽게 처방할 수 있는 특효약이 있다. 내가 곧 죽음에 이른다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또, 내 곁의 누군가의 죽음을 상상하고 나면, 그 사람이 지니는 의미가 매우 또렷이 보인다. 이처럼 내 삶과 주변을 점검할 때, ‘비극’만큼 좋은 것은 없다.
고대부터 존재한 연극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비극을 최고의 예술로 쳤다. 21세기에도 꼭 봐야할 작품으로 손꼽히는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햄릿>이 대표적인 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비극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효과적인 교육이 아니었을까.
※ 대구에서 상시 연극이 펼쳐지는 곳 ‘대명공연거리’
대명공연거리에서 펼쳐진 로드페스티벌 현장
대학로를 제외하고,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소극장 밀집 지구 ‘대명공연거리’, 여기에는 무려 23개의 크고 작은 공연장이 있다. 각각의 소극장에는 개성 넘치는 연극들이 거의 매일 펼쳐지며, 매년 극장들이 힘을 합해 거리 축제를 열기도 한다. 이곳의 플랫폼인 대명공연예술센터에서는 대구 연극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전시, 소개하고 있다.
※ 연극을 기반으로 하는 축제들
대구 대표 연극을 가리는 대구연극제(3월)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대구청소년연극제(5월), 대구교육연극축제 등 연극 꿈나무들의 무대와 대명공연거리에서 펼쳐지는 로드페스티벌(6월), 대명공연예술올림픽(11월), 대한민국소극장열전(6월~7월), 한울림골연극제제(12월) 그리고 연극을 기반으로 한 테마 축제 ‘국제호러페스티벌'(8월)과 대구 원로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청춘연극제'(9월), 등이 있다. (월 표기는 2018년을 기준으로 작성됨)
# 너무 많은 공연 에티켓?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것은 너무도 많다. 그중에서도 에티켓 준수가 가장 엄격한 곳은 아마 클래식 음악회 공연장일 것이다. 하지만 음악회의 형태는 100여년이라는 짧은 역사의 산물이다. 금지 및 지시 사항들이 생긴 것은 그보다 한참 후의 일이다. 그마저도 포스트모던이 주류가 되면서부터는 기존 음악회와는 다른 형태와 관람법이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마련된 기본 매너는 지키는 것이 옳다.
공연 20분 전에 도착할 것, 공연 중 촬영 금지, 음식물 반입 금지, 관람 연령 준수 등이 가장 핵심이다. 그 외에 공연장 내에서의 주의점은 크게 ‘시야 확보’, ‘소음 방지’와 관련된다. 시야를 가리거나 방해하는 행동이나 여러 요인으로 발생될 수 있는 소음만 주의한다면 성공라는 말이다.
또, 대부분의 공연장에서는 휴대전화 전원을 끄도록 하는데, 이를 준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휴대전화의 전원은 일상에서의 긴장과 시름을 끈다는 의미에서 실천해보면 어떨까. 공연의 종류나 질에 관계없이, 공연장은 자신의 일상과 단절감을 느끼게 하고 그 자체로 해방감을 선사한다. 기왕 주어진 시간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재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자연적적, 본연적인 모습을 회복하게 되는 큰 수확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