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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대구시중장기계획
문화가 대구의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의 의미와 방향 –
노영순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 연구위원
– 대구 문화예술 중장기계획 수립이 필요한 이유
도시 및 지역의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포용도시(inclusive city), 스마트시티(smart city) 등 새로운 미래 도시발전의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으며, 쇠퇴한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또한 지역분권,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내생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문화정책 또한 많은 환경변화 문화기본법(2013)과 지역문화진흥법(2014)이 제정되었고 문화도시․문화특화지역 육성, 생활권 기반의 생활문화․여가 활성화, 문화예술인 지원 및 복지 제도 개선 등 문화․예술분야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능동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대구광역시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대구광역시는 조선시대 경상감영이 위치했고 근대사회에 접어들어서도 우리나라 동남권의 중추도시로서 정치․경제․사회 등 각 방면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최근 들어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공공투자와 시민참여가 확대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UNESCO 음악창의도시 선정(2017),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2017) 등 대구의 역사적 전통과 문화적 자산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대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도시로 부상할 기회를 획득하였다.

이처럼 도시 전체 및 문화․예술정책을 둘러싼 내․외부 여건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능동적인 대응으로 굵직한 성과도 획득했지만, 대구광역시는 2005년 수립 이래 문화예술분야 종합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체계적인 문화 정책 추진에 한계를 보여 왔다.
세계적 음악창의도시이자 문화도시, 나아가 문화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대구의 발전상’을 모색․실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의 문화예술 분야의 종합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2017 ‘동아시아문화도시 대구’ 개막식 (출처: 뉴스경북)
– 대구 문화예술중장기계획을 둘러싼 시대적 요구
1) 일과 삶이 균형 있는 생활문화 도시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해 시민들은 지쳐가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음.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인식 확대, 주52시간제도의 본격적인 시행 등 사회적 환경 변화에 대구광역시의 문화․예술정책은 부응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과거의 문화․예술정책이 전문 예술인들의 엘리트 문화에 대한 지원 중심이었다면,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문화․예술정책은 모든 시민들의 자유로운 문화예술 창작·향유를 지원하는, 이른바 문화민주주의(cultural democracy)적 관점에서 강조되고 있다.
국민의 ‘문화권(right to the culture)’ 실현과 ‘생활문화’ 진흥은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 등 국가 법률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의 실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정책 사업을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대구광역시만의 문화예술 계획이 요구된다.
2)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도시
저성장 시대의 도래와 인구사회학적 변화, 도시환경의 기능쇠퇴로 대구광역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방도시는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이로 인해 공동체 의식 제고, 개방적·포용적 사회 추구와 더불어 시민 중심의 사회·경제혁신과 도시재생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요구된다.

대구광역시는 UNESCO로부터 인정된 음악창의도시이자, 문화적 전통과 감수성이 풍부한 도시로, 노쇠한 도시가 아닌 젊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과 2020년부터 본격화될 ‘문화도시 대구’는 예전과는 다른 대구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의 문화․예술정책은 이러한 잠재력을 발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성취하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창의도시 ‘라이너 켠’ 국제자문관 위촉 (2017.11.29.) 출처: 도심재생문화재단
3) 지역과 국가의 난제에 빛나는 대한민국 대표도시
대구광역시는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와 근대화시기에 이르기까지 영남권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본디 대구는 국채보상운동, 다부동 전투, 2·28민주운동 등 구국운동, 민주화 운동의 효시가 된 지역으로, 대구시민은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며 진보적이며 실천을 위한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대구는 우리나라 근현대 문화예술계를 이끈 주요 인물을 배출한 지역으로서 문화예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이다.
이러한 대구광역시의 찬란한 레거시(Legacy)를 계승․발전시켜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문화․예술계획이 필요하다.
– 대구 문화예술중장기계획의 지향 가치
현재 시대적 요구, 특히 문화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대구 문화예술 중장기계획의 지향 가치로 ① 포용 ② 다양성 ③ 활력 ④ 회복 ⑤ 혁신 ⑥ 참여 등 6가지를 제안한다.
1) 포용 : 모두가 누리는 문화로 시민화합에 대한 열망
‘문화적 포용성(cultural inclusion)’이란 개인과 공동체의 사회․경제․문화적 지위 혹은 지리적 특성(중심-주변) 등에 상관없이 문화의 창조와 향유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고 차별받지 않음을 의미한다(노영순, 2017).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모두가 일상에서 누리는 문화, 모두가 창조하는 예술을 지향함으로써, 문화를 통해 일상에서의 소소한 시민행복과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2) 다양성 : 예술적 영감과 창의성, 다양성 존중에 대한 의지
‘문화적 다양성’이란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문화정체성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문화적 활동․표현들이 다양산 속성의 공동체들 내에서 자유롭게 발현․존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창작과 생산, 전파와 유통, 접근과 향유로 연결된 생태계에서 문화와 예술의 종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지향해야 한다.
3) 활력 : 문화를 통한 도시 활력과 시민행복에 대한 희망
도시는 시민 개개인의 일생이 구현되는 공간이자 사회적 관계를 이루어지는 장이다. 활력이 없는 도시, 관계가 단절된 도시, 획일적이고 수동적인 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행복한 시민의 삶과 생명력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4) 회복 : 도시정체성과 공간의 회복을 통해 ‘대구다움’의 정립 기대
‘문화회복력’이란 근대사회의 고도화와 세계화 과정에서 개인과 공동체 혹은 그들을 둘러싼 문화 환경의 소실과 결핍, 장소의 표준화(획일화)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조건으로 회복됨을 의미한다.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소실위기에 있는 대구의 문화유산과 공동체 문화를 되찾아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쇠퇴하는 원도심이 문화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기반의 구축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5) 혁신 : 문화를 통한 경제․사회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는 열의
문화는 경제․산업․기술혁신은 물론 사회혁신까지 견인해내는 중요한 자원으로, 제4차 산업혁명 기술과 문화콘텐츠의 결합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문화와 예술 그 자체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문화를 통한 도시혁신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경제․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대구를 만드는데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6) 참여 : 자치와 협치를 실현하는 문화민주주의에 대한 소망
문화정책에 있어 ‘참여’란 계층과 지역 등에 상관없이 문화예술의 참여가 보장되는 것, 그리고 공공문화정책의 기획과 추진에 있어 참여를 통한 ‘숙의’를 보장함으로써 문화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다.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을 통해 대구의 문화예술정책에 문화예술인은 물론, 대구시민들의 참여를 직간접적으로 보장하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 문화가 만드는 대구의 새로운 미래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은 대구가 꿈꾸는 새로운 도시 만들기에 문화와 예술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도시는 어떠한 도시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문화가 만드는 새로운 대구는 무한 성장과 개발로 건조한 물질도시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포용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일 것이다. 또한 일과 삶이 균형된(work-life balanced) ‘여가친화도시’이며, 예술적 감성과 혁신이 발산하는 ‘창의도시’, 그리고 공동체성과 공간이 새롭게 재생되는 ‘회복도시’일 것이다. 다소 이상적일 수 있지만 이러한 미래도시에 대한 열망은 지방소멸 시대에 대구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대구광역시 시 정부는 도시의 변방에 문화를 곁들일 것이 아니라 문화가 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노영순(2017),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문화정책의 대응 방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 문화체육관광부(2016), 경북도청 이전부지 활용방안 연구(연구기관 : 한국문화관광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