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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유네스코창의도시
글로벌 음악도시 대구의 비전과 과제
이철우 / 작곡가
대구는 한국 근대음악의 뿌리이다. 개신교의 전파와 선교사들의 수고로 의료 분야와 교육 분야 그리고 서구적 음악교육분야에 특별한 성과가 있었고, 1899년 제중원으로부터 시작된 계명대학교와 동산병원이 대구 근대사의 중심에서 역할을 해준 대표적인 실증이기도 하다. 특히 서양음악분야에서의 영향력은 제일교회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신명, 계성학교와 계명대학교 음악대학이 유익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으며. 계산 성당과 효성여자대학교 음악대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 결실로 한국 근대음악사의 제1세대 대표적인 작곡가로서 한국 서양음악의 기초를 놓은 대구 출신의 작곡가 박태준(개신교), 현제명(개신교), 김진균(가톨릭)과 하대응(가톨릭)을 배출하는 성과가 있었다.
왼쪽부터 박태준, 현재명, 김진균, 하대응
이들 중 월북 작곡가를 제외하고 한국근대서양음악의 시조로 볼 수 있는 박태준 현제명 홍난파 3인 중에서 홍난파를 제외한 2인이 대구 출신의 작곡가이다. 또한 현제명은 서울대 음대를 창설하고, 박태준은 연세대 음대를 열었으며, 한국 최초의 음악학자(가곡 작곡가) 김진균이 계명대학교를 거쳐 경북대학교 음악대학을 여는 등 음악교육 분야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이 후에도 대구에서는 음악이 서양문물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어 서양음악의 한국화 작업 즉 글로벌 음악어법에 기초한 한국의 국적 있는 음악어법을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어져 왔다. 대구의 고집스런 보수성이란 점이 대구발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말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약점들을 대구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형성하는 반전의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점은 현재 서울과 경기에 집중되어 있는 문화지도와 현상을 파악해 보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수도권의 비대화는 도시국제화를 부추겼고, 인구의 집중화로 인해 고유한 지역문화가 상실되었다. 그래서 사실상의 고유한 지역문화는 대구 같은 수도권의 분위기로부터 격리된 문화권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음이 자명해진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의 문화계에는 대한민국문화의 상징성을 위하여 세계와 경쟁을 하면서 자신들의 우수성과 위상을 구축하여야할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고, 대구의 문화계에는 그와는 다른 지역적 특징을 가진 정체성의 형성을 위한 책임이 주어지게 되는 것으로 이미 단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특성을 지니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대구의 음악계는 독자적인 성과를 이미 이루고 있으며, 그 성과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과 같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까지의 여정은 어쩔 수 없이 다소 공격적으로 우리의 특별함을 설명함으로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이는 사실상 서양음악의 본토로 느껴지는 서구 음악세계에서 아직은 보편적으로 상식화 되지 않은 ‘대구’라는 지역적 생소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구되어진 ‘우리를 알리기 위한 과제’였다. 그러나 1차적으로 국제사회에 대구의 음악적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을 계기로 우리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우선적으로는 우리 음악계의 내실을 더 충실하게 갖춤으로 외부사회가 우리의 음악문화계와 도움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일 것이며, 나아가서 외부사회가 대구의 음악문화를 동경할 수 있도록 지도도시로서의 리더십을 갖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한류로부터 신한류로!’ 목적 있는 방향전환이 필요해졌다. 공격적이었던 세계화 방식에서 벗어나 공존을 위한 협력의 단계로 전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세계에 우리를 알리고 인정받기 위한 노력의 시대를 탈피하여 우리의 문화의 특수성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우리 문화의 수준을 발전시켜야 한다. 우수한 역사성과 현재의 융성을 바탕으로 이제는 현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집중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현재까지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2, 제3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이상적인 공연예술의 도시형성으로 나아가 그 성과를 통한 재정적 이윤으로 도시가 윤택해 지는 부유한 문화도시를 형성해야 한다.1)

2017. 11. 2일자 경북도민일보의 보도내용(이창재 기자)에 의하면 유네스코가 대구에 관심을 보인 내용을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 선정을 위해 대구시는 ‘날뫼북춤, 판소리, 영제시조 등 9개 음악 분야의 무형문화재 전수자에 의해 전통음악이 전승·발전되고 있으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근대음악의 태동지로서 대한민국 제1호 클래식 감상실인 ‘녹향’이 문을 연 곳이자 외신에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음악이 들리는 도시’로 묘사될 정도로 음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은 도시임을 강조하였으며…….’ 라고 요약하고 있다.
실지로 대구는 우리나라에 피아노가 가장 먼저 들어 온 도시, 서울 다음으로 음대가 많은 도시, 전용홀시대를 개척한 도시, 콘서트하우스와 오페라하우스 공연의 매진사례 연속을 비롯해 폭넓은 국제적 현대음악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 세계 작곡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구국제현대음악제가 열리며, 시향이 현대음악으로만 프로그램을 진행하여도 객석이 거의 채워지는 대표적 현대음악도시,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를 비롯하여 국제오페라축제 그리고 국제뮤지컬축제, 국제재즈축제, 국악제 등 다양한 음악축제들이 열리는 등 이루 다 나열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자랑거리들이 많다.

녹향 음악실 전경
대구국제현대음악제 /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포스터
2017년 11월 1일 대구의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이 확정 발표2) 이 후 다양한 작업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음악도시 대구에 주어진 과제는 산더미 같다. 우선적으로 시작해야할 필자의 생각(과제)을 요약해 보면,
  • 시향과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음악계 전반이 세계와 대등한 위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창의도시로서 대구에 주어진 최종적인 과제는 세계적 지도력을 갖춘 글로벌음악도시의 형성이다.
  • 대구시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분야 전문인들의 지혜가 집결시킬 수 있는 행정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하노버나 만하임 같은 독일 창의도시의 경우 모든 자료와 서류는 시의 담당부서가 관리하고 있으며, 실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왕래하는 모든 서류들은 시의 담당부서 명의로 일관되어 있다.
  • 아직 공개된 규정이 없는 유네스코 로고 사용단체의 선정과 각 음악회들에 로고사용을 허락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음악창의도시 선정과 함께 얻어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의 상승 기운을 잘 살려서 ‘대구=음악도시’라는 등식이 삶에 깊이 뿌리 내린 도시이미지가 시민들의 행복과 자부심이 되어 지게 해야 한다.
  • 대구의 음악사를 정리하여 다른 장르들과 동반상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늦은 감이 많은 아카이브사업에 실질적인 박차를 가하고, 대구음악관 건립음악박물관 등 글로벌 음악창의도시로서의 기본 조건들을 차근차근 갖추어 나가야 한다. 이 사업은 글로벌 음악도시로서의 위상정립을 위해 필수적이다. 통영의 윤이상 기념관은 이미 관광명소로 발전하고 있다.
  • 부재한 평론문화를 활성화 시켜 무분별하게 확대일로로 치닫는 공연현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평론활성화의 필요성은 공연문화의 질을 높임은 물론 공연계의 격을 세우기 위함이며,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잘하는 부분, 가치가 있는 부분을 제대로 선별하여 살리는 옥석 가리기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기득권에 눈치 보지 않고 자율적으로 할 말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3)
  • 콘서트하우스와 오페라하우스를 위시한 다양한 국제적 공연장의 조건을 충족하는 다목적홀들의 특성을 살려 서로 협력하면 세계적인 음악도시의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시립 연주단체들로부터 생활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연주단체들의 활동을 도시음악이미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다양한 국제적 축제로부터 소규모의 공연까지 의미를 더하고, 전통음악과 대구국제뮤지컬축제를 포함한 대중취향의 음악장르까지 순수성을 지키는 일과 융복합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작업4) 을 병행함으로 대구만의 고유한 음악도시 이미지를 형상화시키기 위한 단기, 중기, 장기적 추진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 고유한 독창성을 지니면서도 세계와도 친밀하며 우리가 먼저 즐기며 향유할 수 있는 예술세계의 이상이 실상이 되게 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실현시켜 낼 능력이 잠재해 있음을 확신한다.
  • 차세대를 위한 관심과 후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인구는 줄고, 대구의 재능 있는 인제들도 교육적 목적을 위해 서울로 간다. 교육을 위한 대구 이탈이 불가피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대구로 돌아와서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며 그들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지에서나 세계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대구음악계와 협력이 가능하도록 장학-문화재단을 통해서 차세대를 지원체계를 일구어 내야한다.
  • 오케스트라, 합창, 작곡분야, 연주분야, 뮤지컬, 퓨전, 전통 등의 분야가 스스로 경쟁하듯 공격적이기 보다는 상생을 위한 협력으로 더 아름다운 결과를 이루어내고, 내적인 결실의 충만함으로 세계와도 융화 협력하여 서로의 장점을 분배할 수 있는 문화 예술의 세계가족(Global Family) 형성을 일구어 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1)이미 통영은 국제음악도시 이미지를 국제적 관광도시플랜으로 발전시키는 성과를 얻고 있다.
  • 2)2018. 11. 1. 유네스코 본부(파리소재) 시간 2017. 10. 31. 20시(한국시간 2017. 11. 1. 새벽 4시) 경에 홈페이지 통해 발표.
  • 3)필자도 대학 시간강사 시절 소신껏 연주회 평을 공인된 지면에 게제 했다가 강사자격을 박탈당하는 경험을 한 바가 있다.
  • 4)대표적으로 대구시립합창단의 ‘김광석 프로젝트’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