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감

목차보기
문화공감
Print Friendly, PDF & Email
문화공감 – 기고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복지정책들
글_김용현 시나리오작가, 사회복지사
어느 한 원로영화감독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 70, 80년대 왕성히 활동하셨던 감독님은 영화계에서 은퇴한 뒤 지자체의 일자리 사업을 통한 급여와 노인기초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화려했던 현직 생활을 그리워하는 쓸쓸한 노년을 떠올릴 수도 있으나, 정작 당사자의 반응은 다르다고 한다. 본인의 연세에 구직시장에서는 일거리를 찾기가 힘든데, 투입되는 시간과 노동력에 대비하여 정기적으로 생기는 괜찮은 수입에 만족한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지원하는 복지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복지사업에 참여하였더라도 입장에 따라 불만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학생 시절 노인일자리 전담 복지기관인 서울의 한 시니어클럽에서 실습을 한 적이 있다. 주례, 꽃배달 사업 등의 일거리를 은퇴노인들에게 연계하는 일이 주로 하는 곳으로, 사무실에는 그 지역의 은퇴노인들이 항상 상주하며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직업에 노인인력이 끼어든 셈이니, 수요는 많지 않았고 일하는 시간보다 사무실에서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같은 사무실을 쓰는 행정직원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일을 기다리는 노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현역시절 무용담을 꺼냈다. 교장, 군인, 은행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현역시절보다 지금의 일거리는 매우 불만이라는 것을 돌려서 표현하시는 분도 계셨다.

앞서 소개한 원로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전해주신 다른 감독님의 평이 인상적이었다. “영화계 원로라고 점잖게만 있으면 안 돼. 형편에 맞게 아무것이라도 해야 건강하게 살지” 복지사업에 참여하는 개인의 인식에 참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험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서비스의 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민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정부의 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복지제도 관련 서비스 홈페이지 ‘복지로’ (사진출처_’복지로’ 페이스북)
또 한 가지 다른 사례가 있다. 국가의 복지사업은 정부가 직접 하기에는 그 가짓수가 너무 많아, 일정 부분 민간단체(사단법인, 복지재단 등)에 위탁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사업을 위탁받은 어느 비영리민간단체의 경우, 사업참여자를 구하기 어려워 형편이 비슷한 다른 기관과 참여자 명단을 교환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실제 사업에 참여한 것처럼 허위 등록이 가능하다.. 그로인해 해당 사업 예산은 안정적으로 교부받게 되지만, 실제 사업 혜택을 받아야 될 대상자는 없는 셈이다. 해당기관은 운영비를 챙기면서 다음 공모사업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이런 허위사례가 복지영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교묘한 방식의 부적절한 사례가 존재한다. 감사원 홈페이지를 가보면 각양각색의 복지재정 누수 사례가 공지되어있다. 왜 이런 일들이 끊이지 않을까? 세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없을 만큼 워낙 다양한 사업들이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 한 해 복지예산은 100조를 훌쩍 넘는다. 2018년도 보건, 복지, 노동 예산은 144조에 이르고, 이 예산에 속한 세부사업이 수천 가지에 이른다. 예산의 많은 비중이 공적연금 등 굵직한 사업에 할애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예산의 규모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여기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별도로 시행하는 복지서비스가 존재하고, 복지서비스 성격을 띠고 있으나 예산분류상 복지예산에 포함되지 않는 사업들도 있다.
이 거대한 사회서비스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정부는 사회보장위원회를 통해 5년마다 사회보장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사회보장시행계획을 별도로 수립한다. 또 각 사업의 정보를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복지로’라는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 '18년 사회보장 시행계획 세부현황1) >
지역학 관련 지방자치단체 조례 현황
정책목표 분야 과제수(개) 예산(억원)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망구축(133개) 미래세대의 건전한 성장 41 141,653
건강하고 안정된 생활 33 303,243
편안하고 활력 있는 노후 20 153,502
다양한 욕구에 대응한 맞춤형 지원 39 93,803
소계 133 692,201
일을 통한 자립지원(31개) 청년의 조기노동시장 진입 지원 9 8,109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맞춤형 재취업 지원 9 10,959
중장년 더 오래 일하기 및 퇴직후 재취업 지원 5 1,868
근로빈공층의 자립 및 생활안정 지원 8 11,026
소계 31 31,962
지속가능한 사회보장기반구축(19개)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 8 245
맞춤형 복지전달체계 구축 11 6,052
소계 19 6,297
합계 183 730,460
2018년도 사회보장시행계획을 살펴보면 73조 예산이 183개 과제로 분류되어 있다.
문화예술인들은 복지사업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11개 예술분야 종사자의 상황이 다양하기에,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일각에서는 예술인들은 복지제도를 잘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아직까지 프리랜서 예술인들은 당연가입 방식의 사회보험에서 배제되어 있고, 대부분의 복지사업들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소득과 자산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선별적 복지방식으로 사업이 운영되기에 국민 개인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여 신청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앞서 설명한 ‘복지로’ 사이트 활용방법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복지로’ 홈페이지 ‘창작준비금 지원’ 검색화면
위 사진은 사업명을 직접 기입하여 검색된 결과가 표기된 화면이다. 이와는 별도로 상세검색을 선택하여 개인정보, 가족정보, 소득정보를 기입하면 개별맞춤형으로 참여 가능한 사업이 표기된다.

사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복지로’라는 홈페이지를 일부러 찾아 들어갈 일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이트는 복지전달체계를 증진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함축되어 있기에 외면하지 말고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특히 많은 예술인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는 문화행정 종사자들의 복지상식이 풍부해졌으면 한다. 복지와 문화는 사업영역이 다르긴 하지만 얼마든지 연계되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복지사업이 필요한 예술인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역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시점에 정보를 접한 예술인 입장에서는 큰 마중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다른 이야기지만 문화행정 종사자들도 활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가 있다. 최근 높은 집값으로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지만, 아래와 같은 사업은 작게나마 위안을 준다.

○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취급 은행 고객센터 및 국번없이 129)
– 무주택세대주의 주택구입자금 및 융자를 통한 주거안정 지원
  • ‣ 지원대상 : 세대주 전원이 무주택인 세대주
  • ‣ 선정기준 : 부부한산 연간급여(소득)가 6천만원(생애최초는 7천만원) 이하이고, 대출신청일 현재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인 세대주 (만 30세미만 단독세대주 제외)
  • ‣ 서비스 내용
    • ‧ 대출한도 : 호당 2억원이내
    • ‧ 대출이율 : 소득별로 연2.25% ~ 3.15%
    • ‧ 상환기간 : 10년, 15년, 20년, 30년 이며 거치기간은 1년 또는 비거치
○ 행복주택 (1599-0001 / 예술활동증명 02-3668-0200)
– 만 19세~39세 청년,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예술인 등의 주건 안정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한 지역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
  • ‣ 지원대상 : 예술인,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급여 수급자, 산단근로자 등
  • ‣ 선정기준 : (예술인기준) 예술활동증명이 완료된 예술인으로 행북주택 청약접수 이후 서류제출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 소득활동기간이 5년 이내이어야 함
○ 생활안정자금융자 (근로복지공단 1588-0075)
– 저소득층 근로자가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비, 노부모 요양비, 장례비, 혼례비, 자녀학자금, 임금감소생계비, 소액생계비 등을장기 저리로 융자 받을 수 있게 지원
  • ‣ 지원대상 : 저소득 근로자
  • ‣ 선정기준 : 융자 신청일 현재 소속 사업장에 3개월~6개월 이상 근로 중인 사람으로, 월평균 소득이 기준 이하인 사람
  • 1)사회보장위원회 홈페이지- 2018년도 사회보장 시행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