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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문화예술 이슈 결산
글_최미애 영남일보 문화부 기자
대구미술관, <김환기>전과 <조선회화명품>전 관객 몰이
대구미술관에서 <김환기(1913~1974)>展과 <조선회화명품>展이 잇따라 열려 관객 몰이를 톡톡히 했다. 대구시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한 <조선회화명품>전은 오픈 첫날인 6월 16일,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 정도로 많은 관람객을 모았다. 간송 미술관 소장품의 지방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수집했던 문화재 가운데 조선시대 그림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신윤복, 김홍도, 정선, 사임당 등 조선시대 최고 거장들의 회화를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조선회화, 간송 유작 등 130여 점의 작품이 이 기간 대구를 찾았다. 특히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정선의 ‘풍악내산총람’도 등 보물로 지정된 작품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16일 <조선회화명품>전과 <김환기>전을 보기 위해 대구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제공_대구미술관)
지난 5월 22일부터 8월 19일까지 열린 추상화가 고(故) 김환기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도 인기를 끌었다. 대구미술관은 이 전시에서 △일본 도쿄시대(1933~37년)와 서울시대(1937~56년) △파리시대(1956~59년)와 서울시대(1959~63년) △뉴욕시대(1963~74년)로 구분해 유화, 드로잉, 과슈 등 평면 작품 108점을 소개했다. 작품 뿐 아니라 작가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가 마련됐다.
이 전시에서는 특히 붉은색 점화 ‘1-Ⅶ-71 #207’이 최초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연작 가운데 최대 크기의 작품 ’10-Ⅷ-70 #185’도 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 3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작가의 구상 작품 중 최고가(39억3 천만 원)를 기록한 ‘항아리와 시’도 출품됐다.
뮤지컬 ‘투란도트’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

내년이면 슬로바키아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 ‘투란도트’를 슬로바키아 국립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과 슬로바키아 노바 스쩨나 국립 극장이 딤프가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의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동유럽권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딤프에 따르면 뮤지컬 <투란도트>는 이번 계약 체결로 2019~2020년 시즌 슬로바키아에서 라이선스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0월 딤프는 해외 교류 사업을 통해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5개 국가를 방문했고, 슬로바키아 방문 또한 일정에 포함됐다. 이때 슬로바키아 노바 스쩨나 국립극장 관계자와 동유럽권 라이선스 수출을 위해 현지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올해 열린 지난 12회 딤프 기간 잉그리드 파시안고바 노바 스쩨나 국립극장장이 대구를 방문해 최종 의견 조율을 했고, 법리적 검토를 거쳐 최종 계약을 확정했다.

<투란도트>가 공연될 노바 스쩨나 국립극장은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 슬라바 중심가에 위치해있다. 올해의 경우 <캣츠>, <맘마미아>,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내년에는 <투란도트> 뿐만 아니라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계약에서 라이선스 공연 범위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등 인접 국가도 포함한 만큼, 더 많은 유럽 국가에서 뮤지컬 ‘투란도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선스 공연으로 내년 슬로바키아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투란도트> (사진 제공_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운영 주체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바뀐 대구사진비엔날레
지난 9월 7일부터 10월 16일까지 40일 동안 <프레임을 넘나들다(Frame Freely)>를 주제로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렸다. 운영주체가 민간에서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넘어간 뒤 처음으로 열린 사진비엔날레였다.
작품의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앤 콜리어, 아이다 물루네, 오마르 빅터 디옵 등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아프리카 및 동유럽 국가의 작품도 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강영호, 김재수, 김태한, 박달근 등 지역의 사진 분야 선구자들의 작품을 모은 ‘대구사진사 시리즈’도 의미 있는 전시였다.
뿐만 아니라 12억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시민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던 2016년 사진비엔날레에 비하면 관객 수도 부쩍 늘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의 관람객은 10만 명을 넘겼다. 유료관람객도 1만 5천 명에 달했다. 총 관람객 6만 명, 유료관람객 6천700여 명이었던 2016년 행사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주 전시장인 대구문화예술회관 외에도 대구예술발전소, 대구지역 화랑가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됐다. 대구 시내 33개소에서는 시민이 참여하는 ‘프린지 포토페스티벌’도 열렸다. 이처럼 대구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진행됐지만, 행사 기간 대구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식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전시된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
통합논의 재점화된 상화문학제

대구를 대표하는 저항시인 이상화를 기리는 <상화문학제>의 통합 논의가 올해 재점화됐다. 매년 5월이면 열리는 <상화문학제>는 두 곳에서 열려왔다. 2009년 시작한 이상화기념사업회의 <상화문학제>는 대구 중구 계산동 이상화 고택에서, 2006년부터 진행 중인 수성문화원의 <상화문학제>는 수성못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목이 같은 데다 성격도 비슷한 두 행사가 다른 곳에서 각각 열리면서 지역 문학계에서는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통합 논의가 처음 진행된 건 2014년이다. 각자 하던 곳에서 행사를 그대로 여는 대신 주최·주관은 공동으로 하자는데 합의했다. 이때는 행사를 따로 했기 때문에 형식적인 통합에 머물렀다.

4년 뒤인 올해 통합 논의가 다시 진행됐다. 대구시인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상화문학제를 통합해 대구를 대표하는 단일 문학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월 27일 대구문학관에서는 상화문학제 통합 관련 토론회도 열렸다. 하지만 각 단체의 입장이 달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4월 10일 이상화기념사업회와 수성문화원은 올해 상화문학제부터는 같은 기간에 각자 진행하고 중복행사에 대한 조정을 하기로 했다. 2014년 통합 논의 때보다는 진전된 것이다.
하지만 통합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과제가 남아있다. 통합 기구에 어떤 단체가 포함되고, 기존에 행사를 진행하던 단체가 어느 선까지 참여해야 하는지가 논의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상화 현창 사업 전체를 통합할 것인지, 이상화기념사업회가 하고 있는 ‘이상화 시인상’만 통합 운영할 것인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지난해 수성문화원이 개최한 상화문학제의 모습 (사진제공_수성문화원)
대명공연예술센터 개관

지역 예술인들과 소극장이 모여있는 대명공연거리의 과제는 ‘어떻게 관객에게 대명공연거리를 알릴 것인가’이다. 올 들어 대명공연거리가 새롭게 재정비되면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명공연거리가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해부터 대명공연거리를 알리기 위한 여러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명칭도 ‘대명공연문화거리’에서 ‘대명공연거리’로 바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올해 대표적인 변화는 대명공연예술센터의 개관이다. 대명공연거리의 구심점이 될 대명공연예술센터(지하 1층, 지상 4층)는 지난 2월 23일 문을 열었다. 대명동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단체가 모인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가 남구청으로부터 민간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연극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층에는 대명공연거리에 열리는 공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연정보관이 마련됐다. 일부 소극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명공연거리 극장들이 협소한 만큼 이곳은 관객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2층에는 대구 연극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연극전시체험관이 마련됐다. 한 해 동안 지역 무대에 오른 공연의 사진전, 대표배우전, 대표극단전과 같은 기획 전시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대의상을 입고 무대 세트 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선보이고 있다. 3층 공연 IT체험관에는 가상현실(VR)기기를 사용한 무대체험공간이 있다. 지하 1층 아카데미홀에서는 타악, 판소리, 무용, 무대 의상 제작, 분장과 같은 예술인과 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명공연예술센터(출처_ 대명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