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축제도 시작은 아니다. 1981년 직할시승격으로 1977년부터 시작된 ‘대구시민축제’가 바뀐 이름이다. 장사가 안 되는 집이 간판을 자주 바꾸듯 그간 축제 장사가 잘 안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로 축제가 다시 시작한지 10년이 넘었고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퍼레이드도 축제 프로그래밍의 결과로 발생했기에 기획의도가 발현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퍼레이드기간, 참여자의 태도 등이 대구시민들의 기억과 생활 속에 자리 잡으려면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컬러풀축제 퍼레이드를 평가함에 있어 다른 지역의 퍼레이드와 수평적으로 비교할 것이다. 퍼레이드 기획자와 참여자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평가하기보다, 2018년에 진행된 국내/외 퍼레이드 행사의 요소들을 비교할 것이다. 그래서 컬러풀 퍼레이드는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그 스탠스(stance)를 보는 것이 지금의 단계에 적절한 비평으로 보여진다.
국내퍼레이드는 강릉단오제 영신행차 신통대길 길놀이와 비교하였고 국외의 경우는 전통적인 카니발 퍼레이드인 프랑스 니스축제와 사회적 아젠다로 퍼레이드에 성공한 호주 마디그라를 다뤘다. 컬러풀퍼레이드는 프로그래밍의 결과로 나온 퍼레이드로서 발생의 동기가 미약하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한국의 길놀이를 표현한 강릉과 비교 하는게 의미가 있었다. 또한 컬러풀 퍼레이드가 지향하는 ‘국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국제적 퍼레이더(parader)와 관람객이 주를 이루는 니스와 호주를 비교 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구분 | 대구컬러풀 퍼레이드(2018) |
강릉단오제 퍼레이드(2017) |
니스카니발 퍼레이드(2018) |
호주 마디그라(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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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2005년 | 1973년 복원 | 1873년 복원 | 1978년 |
동기 | 축제기획 | 삼국시대 단오 | 이교도축제 | 동성애자시위 |
시기 | 비정기 | 음력5월5일 전후 | 사순절 | 사순절 |
퍼레이드지역 | 대구시내 | 강릉시내 | 니스 마세나광장 | 시드니시내 |
퍼레이드 기간 | 1일 | 1일 | 15일 | 17일 |
하이라이트(pm) | 6:30~9시 | 5-9시 | 2-9시 | |
주최자 | 대구광역시/재단 | 사)강릉단오제위원회 | 니스카니발축제위원회 | 비영리조직위 |
감독 유무 | 무(無) | 무(無) | 유(有) | 유(有) |
퍼레이더(parader) 유형 | 시민사회 외국인 등 | 강릉 21개 읍면동/대학생 | 댄서, 음악가 | 성소수자 (LGBTQI) |
프레이더 숫자 | 83개팀 4000여명 (4개국, 다문화10개팀) |
3000여명 | 16개국 1000여명 | 16,400명 |
프레이드 환경 | 코스튬, 피켓, 차량 퍼포먼스 |
코스튬, 피켓, 퍼포먼스 | 코스튬, 댄싱, 대형마스크, 마차, 꽃, 조명, 불꽃, 색종이 | 코스튬, 댄싱, 바디페인팅 목걸이, 무지개색 |
퍼레이더 참가비 | 무 | 무 | 유 | 유 |
퍼레이더 지원금 | 유 | 유 | 유 | 무 |
퍼레이더 경쟁 | 유 | 유 | 유 | 유 |
관객 입장비 | 무 | 무 | 유 | 유(16억-2017) |
펀딩 기반 | 세금 | 세금 | 세금,입장비 | 후원, 입장비 (46억-2017) |
주제 슬로건 |
모디라컬러풀 마카다퍼레이드 |
지나온천년 이어갈천년 |
내가 왕이다 우주의 왕 |
진화의 40년 |
관객조건 | 없음 | 없음 | 컨셉복색-무료 무복색-유료 |
없음 |
관람석 | 인도 자율석 | 인도 자율석 | 입장식 좌석 | 인도 입석 |
관람객 | 65만명 | 통계없음 | 100만명 | 59만명 |
타지(외국인) 관람객 통계 |
800명(해외관람객) | 통계없음 | 통계없음 | 27만명(37%) |
호주 마디그라의 경우 축제보고서를 보면 놀라운 지표들로 가득하다. 총예산 45억 중 예산의 34%가 입장료에 기반하며 기업후원이 36%를 차지한다. 세금지원은 16%정도다. 대구퍼레이드의 경우 점진적으로 기업후원, 메세나 등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입장료정책을 취하여 경쟁적이고 유니크한 관람석 설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호주 마디그라의 연례보고서에 의미 있는 설문조사가 있다. ‘마디그라가 중요하다’는 질문에 94%가 그러하다고 했고, ‘마디그라는 창의적인 표현을 허락한다’에 92%가 동의했다. 또한 ‘마디그라가 성소수자(LGBTQI)의 권익에 앞장서고 있다’에 90%가 동의했다.
(사진출처_호주 마디그라 축제 홈페이지)
1982년 달구벌축제에도 대구시내 퍼레이드는 있었으며 1977년 ‘대구시민축제’에도 약령시에서 길놀이가 있었다. 대구컬러풀퍼레이드는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내년부터 대구퍼레이드는 좀더 의미 있는 질문을 시민들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관주도의 축제는 시작부터 실패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한 축제가 지속적이다고 보지 않는다.
대구의 축제와 퍼레이드를 의미있게 만들어가려는 자의 신분은 공무원이어도 시민이어도 상관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성공해야 ‘성공한 축제’가 되는 것이다. 시민의 공동자산이 될 축제를 사유화하거나, 혹은 발판의 대상으로 삼는 소수의 개인이 승리하는 판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축제는 축제 그 자체의 완결성과 몰입이 요구되며, 축제 스스로 그 끝까지 도전될 수 있도록 누구나 길을 열어두어야 하는 것이다.
- 호주Mardi Gras 2016-2017 연례보고서 mardigras.org.au
- 니스카니발 공식웹사이트 nicecarnaval.com
- (사)강릉단오제위원회 http://www.danojefestiva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