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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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김소라
(金素羅, 1957-2010)
글_장유경 계명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1957년, 김소라는 대구 1세대 남성무용가인 김상규와 무용가 최원경의 딸로 태어났다. 그는 안동교육대학교에 교수로 재직 중인 아버지를 따라 안동에서 생활하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춤에 입문하게 되었다. 결혼, 육아 때문에 무용가로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어머니는 딸을 가르치기 위해 안동에 처음으로 현대무용학원을 열 정도로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

“어머니는 저에게 대학 진학을 무용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묻더군요. 처음엔 주저했지만 결국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피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딸의 말에 어머니는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한 번씩 음악에 맞춰 춤추는 딸의 춤동작에서 나도 놀랄 정도의 기발한 것이 많았다”며 딸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2003.1.8. 영남일보 인터뷰 中)

대구가톨릭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재직 시절 고(故) 김소라 (사진출처_대구가톨릭대학교 제공)

그는 이화여대 무용과 문학사(현대무용전공), 동대학원 체육학 석사(무용 창작론 연구)를 졸업한 후 1983년 3월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체육학부 체육무용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활동에 항상 그의 어머니 최원경은 딸의 공연 때 의상 디자인, 무용 연출 등을 도맡아 하며 그의 작품 활동의 토대를 구성하는 것에 많은 힘이 되었다.

1986년 8월부터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해외파견 연수자로 선정되어 1년간 미국 뉴욕 마사그라함 스쿨, 루스 커리어 댄스 스튜디오, 페리 댄스 센터, 뤼지 재즈센터에서 수학하였으며, 2002년 파리 에꼴 피터 고스 스튜디오, 에꼴 피터 고스 스튜디오 하모닉에서 현대무용 연구, 런던 라반 센터에서 프로페셔널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며 본인만의 색깔을 완성시키는데 힘썼다.

1980년대 대표적인 그의 작품으로는 『저문 날 허공에』(1981) 『연』(1981) 『대화』(1981) 『귀천』(1983) 『군상』(1983) 『비혼』(1983) 『새』(1984) 『풍경제』(1984) 『거리에서』(1984) 『하늘을 향한 두 개의 창』(1985년, 최원경과 공동안무) 『공구르기』(1985) 『열풍 Ⅰ』(1985) 『향』(1987) 『Three piece for one』(1987) 『섬』(1988),『춤추는 명상』(1988) 『fantage』(1988) 『열풍 Ⅱ』(1988) 『호수에 잠긴 달』(1988) 『부서지는 거울』(1988) 『어둠의 여행』(1988) 『초향』(1988)이 있다.

무용평론가 김영태는 “나는 조그만 정적을 큰 정적으로 확대한 김소라의 성숙함을 목격했는데 그런 잠재력은 그가 자신을 방치하지 않고 부단히 가꾼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저문 날 허공에』, 『연』, 『대화』, 1981), “그가 걸어왔고 또 앞으로 건너가야 할 길을 보여주었으며, 그는 단단하고 깔끔한… 이제부터 향기가 나는 꽃임은 분명하다”(『연』, 『군상』, 『귀천』, 『비혼』, 1983)라고 평했으며 무용평론가 로니 조셉 고든은 “김소라는 개성 있는 스타일과 단순성의 취향을 개발함으로써 자신이 지닌 훌륭한 안무 재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누군가가 그녀를 제자로 삼아 그녀의 지속적인 성숙과 정신생태의 계발을 도울 수 있다면 아주 멋진 일이 될 것이다.”(『연』, 『군상』, 『귀천』, 『비혼』, 1983)라는 평을 했다. 또 무용평론가 이종호는 “「저문 날 허공에」는 짙다 짙은 여인의 정서가 도처에서 끈끈히 묻어나면서도 빈 들녘의 쓸쓸하게 빛나는 하늘같은 느낌을 배경으로 깔아 그 정서를 중화하고 자연스럽게 절제하려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저문 날 허공에』, 1985)라 평을 했다.

2000년 어머니에게 헌정했던 작품 ‘못마루풍경’에 출연한 고(故) 김소라

1990년대 대표적 안무작으로는 『적멸의 새』(1990) 『클로드 볼링에 의한 무브먼트 환타지』(1990) 『세 개의 나』(1992) 『밤기차』(1992) 『타악을 위한 움직임의 변주』(1992) 『사모곡』(1992) (1993) 『첼로 트리오에 의한 다섯 개의 춤』(1993) 『적색지대』(1995) 『일곱 빛깔의 념』(1998) 『사계』(1998) 『회생』(1999)이 있다.

무용평론가 김태원은 “춤동작들은 어떤 뾰족한 특성을 지니기보다는 부드럽게 맴도는, 혹은 엉겨 구르는 동작들이 주조를 이루었고 어떤 춤꾼이 개체로서 불거져 나오기보다는 군집으로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주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칫 개성 없어 보이는 우려도 없지 않다. 좀 더 꿈틀대고 대립되는 춤이었더라면, 그리고 그 이후에 조화와 해탈의 이미지가 제시되었더라면 싶다.” (『향 Ⅱ』, 1993)라 평하기도 하였고, 무용평론가 김영태로부터 “김소라의 적색지대는 그의 안무 패턴이 과감해진 것만은 인정하고 싶다. 흑색과 베이지색 의상을 벗기는 당연함, 검은 폐수의 분탕질, 5인무의 소리없는 적의는 적색지대 음화식물들의 생존을 말해준다.”라고 평을 받았다.

2000년대 대표적 안무작으로는 『겨울새』(2000) 『못마루 풍경』(2000) 『하늘춤』(2001) 『리듬을 타고』(2001) 『봄바람에 안긴 한반도』(2003) 『파장』(2003) 『여정』(2004) 외 다수가 있는데 무용평론가 정순영은 “「못마루 풍경」에서 담담한 파스텔 칼라의 그림과 같은 춤을 선사했고, 「겨울새」에서 보듯 춤마다 적적한 춤 단어의 창출을 볼 수가 있었다. 대구 무용인으로 김소라는 교수직을 지키면서 안주하지 않고 섞이지 않고 나다움의 심상적 작품을 내면서 출연까지 한, 현역 춤작가라는 관점에서 김소라의 춤을 항시 주목하게 된다.”(『여정』, 2004)라고 평했다.

그는 1992년 금복문화재단의 금복문화예술상, 2000년 한국현대무용협회의 ‘코파나스상’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 한국현대무용협회의 ‘무용교육자상’을 수상한 이력으로 알 수 있듯 대구지역에서 교육자이면서 안무가, 그리고 무용수로 활약하였다. 그러나 2010년 8월 1일 지병의 악화로 53세의 나이로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타계했다.

이후 2011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는 후학양성에 열과 성을 다하여 공연예술 특히 무용분야에서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 현대무용분야의 연구 및 작품 활동, 각종 자문 및 평가활동 등 현대무용의 활성화와 무용예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그에게 ‘국무총리 표창’을 추서하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참고문헌
  • (사)한국예총대구광역시연합회(2012).대구예총50년사.학이사
  • 김영태(1981).’허무연구와 부활’.「춤」 5월호.금연재
  • 김영태(1983).’향기 있는, 떠도는 혼’. 「춤」 10월호.금연재
  • 로니 조셉 고든(1983).’보다 과감한 단순성의 연구’. 「춤」 10월호.금연재
  • 이종호.(1985).’의욕적인 네 개의 무대’. 「춤」 10월호.금연재
  • 김태원(1997).’김태원 춤평론집-예술춤 시대의 진동 Ⅴ’.현대미학사
  • 김영태(1997).’사라지는 사원위에 달이내리고…’.눈빛
  • 정순영(2004).’연어의 생과 사 속에 인간을 담는다’. 「춤」 6월호.금연재
  • [예술2代] 무용계 원로 최원경씨와 딸 김소라 교수
  • – 영남일보 http://m.yeongnam.com/jsp/view.jsp?nkey=20031008.00000008.000050
<부록>
경력
  • 대구가톨릭대학 예술대학 무용·공연학과 교수(1983.3)
  • 소라댄스앙상블 예술 감독
  • 현대 무용단 시리우스 예술 감독
  • 세계무용센터 한국 본부이사
  • 사단법인 한국 현대 무용 진흥회 이사
  • 한국현대무용협회 이사
  • 한국 무용 예술학회 이사
  • 한국현대무용 진흥회 이사
  • 대구무용진흥회 이사
  • 한국 미래춤 학회 이사
수상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해외파견연수 수혜(1986-1987)
  • 금복문화예술상(1992)
  •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활성화 지원금 수혜(1992)
  • 한국현대무용협회 ‘코파나스상'(2000)
  • 국무총리 표창(2011)
저술활동
  • 「무용창작에 있어서 공간구성과 움직임의 표현성에 관한 연구」(1982)
  • 「포스트 모던 댄스에 관한 연구」(1984)
  • 「현대무용의 창작과 그리스예술의 영향-이사도라 던컨의 무용창작관을 중심으로」(1998)
출연작
  • 『도깨비 감투』(1980, 김옥규 안무)
  • 『수퍼스타 예수 그리스도』(1976-1982, 육완순 안무)
  • 『새벽의 숨결』(1981, 김말복 안무)
  • 『새벽이 오는 소리』(1982, 최원경 안무)
  • 『강』(1985, 최원경·김소라 공동안무) 외 다수
작품 연보
년도 일시 공연명 작품명 안무 장소
1981 3.27~28 김소라 현대무용 연, 저문 날 허공에 대화 김소라 서울공간 소극장
1983 9.10 김소라 현대무용 군상, 연, 귀천, 비혼 김소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1985 9.7 최원경·김소라의 현대무용 저문 날 허공에, 강, 열풍, 하늘로 향한 두 개의 창, 북소리 최원경, 김소라 대구시민회관
1990 10.24 제12회 서울무용제 김소라 현대무용 적멸의 새 김소라 서울문예회관
11.16 소라댄스 앙상블창단공연 클로드 볼링에 의한 무브먼트 환타지, 적멸의 새 김소라
1992 4 바탕골 현대무용 페스티벌 세 개의 나 김소라 서울국립극장
5.15 제11회 국제현대무용제 소라댄스앙상블 밤기차 김소라 울산 KBS홀
6.29 박미향,김미순,김숙희의 현대무용 세 개의 나 김소라 동아문화센터
10 춤의해, 춤의날 기념공연 타악에 의한 움직임의 반주 김소라 서울동숭동
야외무대
11.22 소라댄스앙상블 사모곡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1993 5.12~13 제12회 국제현대무용제 향Ⅱ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994 3.20~31 제2회 소극장춤페스티발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김소라 동아문화센터 비둘기홀
4.11 94 춤 중견 작가전 흐르는 약속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2.1 김소라 현대무용 발표회 오늘의 춤-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김소라 대백예술극장
1995 3.23 김소라 현대무용 발표회 김소라 대백예술극장
5.15 95 김소라 현대무용 발표회 새, 적색경보,
호수에 잠긴 달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996 11.23~25 96 대구 춤 페스티벌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998 10.18 김소라 현대무용 발표회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1.14~16 98 대구 춤 페스티벌 일곱빛깔의 염(念)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999 8.30~31 대구 춤 페스티벌 소라댄스앙상블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2000 4.13 김소라 현대무용작품발표회 겨울새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9.28~29 2000 달구벌 새천년 무용대축전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1.13 김소라·현대춤 20년 못마루 풍경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2004 4.30 김소라 현대무용작품발표회 여정 김소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