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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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문학유산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는 곳
‘대구문학관’
글_김민정 창작공간운영팀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 <문학살롱 MonAmi> 전시장 전경
대한민국 근대문화예술을 논할 땐 대구를 빼놓을 수 없다. 미술, 음악, 무용은 물론이고 특히 ‘문학’은 대한민국 문학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설렁탕을 사왔는데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만’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뿐 아니라 동요 어린음악대의 김성도, 해방 후 최초 동인지 「죽순」을 발행 한 이윤수와 죽순시인구락부, 한국전쟁기 이효상을 중심으로 활약한 종군문인단 등 한국문학의 발원지이자 근·현대문학의 요람으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바로 대구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시와 소설로 저항하고, 한국전쟁 때는 국군의 사기진작과 민족의 아픔을 달랬던 문인들의 예술혼을 보존하고 그 가치 확산을 위해 2014년 10월 대구문학관이 개관을 했다. 근대예술인들의 주요 활동지였던 향촌동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문학관은 타 지역의 작가(기념관형)문학관이 아닌 대구경북의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근대문학을 주제로 한 박물관형 문학관이다.
대구문학관 3층 죽순조형물 앞(위) / 기획프로그램 낭독공연(좌) / 대구문학관 전시 뉴스 인터뷰 (우)
문학관은 고서들의 무덤이 아니다.
대구문학관은 대구문화재단에서 2012년부터 진행한 문학콘텐츠 기증·기탁운동을 통해 구축된 희귀자료들은 상태에 따라 복원 과정을 걸쳐 전시와 디지털화 되어 구성되어 있다.
투명한 유리진열장에 나열된 고서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문학관은 대구의 우수한 문학자원과 숨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작가와의 동행」, 「희노애락」, 「명예의 전당」, 「명작스캔들」 등 공간을 구성하고 그 공간들을 통해 과거의 문인과 문학작품들을 현재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문인들의 작품 감상 뿐 아니라 직접 동화 동시 낭독을 할 수 있고, 연간 기획되는 전시를 통해 타 장르와 연계하여 문학을 즐길 수 있다.
대구문학관 3층 「명작스캔들」
현재 대구문학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문학살롱MonAmi>展(2017. 9. 26 ~ 2018. 1. 28)은 50년대 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이였던 다방을 재구성하고, 당시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1950년대 대구 향촌동의 ‘다방’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카페가 아닌 ‘살롱(salong)’으로서 문학과 예술을 논하며 전쟁으로 인한 헛헛한 마음을 작품으로 채워갔던 공간이다. 감나무집, 말대가리집 등 대포집도 유명했지만, 문인과 예술인들이 종일 즐겨 찾을 수 있는 곳은 다방이었다. 구상의 『초토의 시』가 발표된 꽃자리 다방, 이효상의 『산』, 신동집『제2의 서시』의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구상의 뮤즈(muse) 이중섭은 인근 백조다방에서 은지화를 남겼다. 1937년 화가 이인성은 대구에서 작업실 겸 예술공간으로 ‘아루스(ARS)’라는 다방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한국인이 운영한 최초의 다방 아루스의 개업전단을 직접 만들 정도로 이인성은 살롱에 대한 애착이 컸다. 이번 기획전시의 안내물의 바탕이 된 아루스 전단지는 전시장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대구문학관 <문학살롱 MonAmi> 전시장 전경
대구문학관에서는 실내 뿐 아니라 실외 문학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문인들의 주요활동지와 생가터를 찾아가는 ‘대구문학로드’이다. 뿐만 아니라 공연예술이 발달된 대구답게 근대문학을 재구성한 ‘낭독공연, 근대소설 연극을 만나다’를 통해 총 7편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대구문학관에서는 소중한 우리문학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학예기능은 물론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하고 운영하고 있다.
문학은 그 나라의 고유 언어를 사용하여 창작된 예술이다.
시대의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문학.
수많은 일상들이 모여 오늘날 위대한 역사가 된 대한민국 문인들을 대구문학관에서 다양하게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