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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창작스튜디오 10년의 역사,
오늘의 가창!
글_ 가창창작스튜디오 박현종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로 57길 46(삼산리)에 위치한 가창창작스튜디오는 청년예술가들에게 자연과 어우러진 창작환경을 제공하고, 예술을 매개로 한 다양한 교류 활동이나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가창창작스튜디오
2007년 대구현대미술가협회에서 우록분교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탄생한 가창창작스튜디오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현대미술 분야의 작가들이 입주하여 작업하는 정주형(定住形) 창작스튜디오로 만들어졌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열악한 부분도 있었지만, 예술가의 작업실이 하나둘 채워지면서 열정을 더해 창작활동을 이어나갔다. 몇 년이 지나 운영에 위기를 맞은 가창창작스튜디오를 2012년부터는 대구문화재단에서 이어받았다. 재단은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운영방식으로 현대미술에 매진하는 청년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한 최적의 창작공간으로 조성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 10년의 역사와 많은 예술가들의 염원 속에 지켜낸 가창창작스튜디오는 현재 영남권을 대표하는 창작스튜디오로 자리 잡았다.
가창창작스튜디오는 만 40세 이하의 청년예술가들을 매년 10명씩 선발해 입주기간 1년 동안 창작지원금도 지원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작가도 추가로 선발해 3개월 단위로 입주가 가능하며 매년 8명의 해외작가가 입주하여 활동하게 된다. 오래된 교실은 예술가들의 손때 묻은 작업실과 생활공간으로 배정되며, 1년간 개인전과 단체전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해 인터뷰심사에서는 많은 지원자들이 단순히 창작환경이나 작업실만을 원해서가 아닌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고, 해가 지날수록 가창창작스튜디오에 입주를 희망하는 예술가들의 지원율은 높아지고 있다.
입주작가 워크숍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호응도가 가장 높은 것은 단연 작가들 간의 교류 프로그램이다. 상호 교류를 통해 주고받는 냉철한 비판과 격려는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창작의 고통 속 신선한 자극을 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 가창창작스튜디오는 매월 마지막 주 실시하는 ‘입주작가 워크숍’을 통해 작업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회의를 한다. 워크숍은 작업에 앞서 좀 더 심도 있는 작품세계를 구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타인에게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공유와 평가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가창창작스튜디오의 대표적인 교류 프로그램인 ‘가창창작캠프’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 4회째를 맞았다. 타지역 레지던스 입주작가들을 초대해 1박 2일간의 캠프 형태로 진행되며, 예술가들의 네트워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는 교류의 장이다. 지난 6월, 초여름에 진행되었던 가창창작캠프는 영호남권에서 6개의 창작스튜디오가 참여하여 약 50여명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다양한 주제 토론이 밤까지 이어졌고, 초청강연과 공연, 예술영화 감상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2년 연속 참여한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는 캠프의 구성과 진행이 탄탄해 작가들의 만족도가 높고, 향후 지속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017 가창창작캠프
지역주민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가창미술아카데미’는 입주작가들이 직접 기획해 쉽고 가까운 생활 속 예술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입주작가들은 소품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했으며, 참여했던 주민들과 학생들, 어르신들까지 모두 적극적이었다. 낯선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물감을 손에 묻혀 벽화를 만들었으며, 사진을 찍고 콜라주 작업을 하거나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기도 했다. 5주간의 미술아카데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가창스페이스에 전시되었으며, 마을잔치가 열렸던 ‘삼산리 문화 나눔의 날’행사에서 전시 오프닝까지 성대하게 펼쳐졌다.
가창미술아카데미
지난 10년간 가창창작스튜디오에는 국내작가 99명, 해외작가 43명이 입주하여 작업했으며, 우수한 작품으로 국내외 각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곳을 거쳐 간 많은 예술가들이 릴레이로 개최되는 개인전과 오픈스튜디오, 그리고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들로 1년 내내 분주하고 즐거웠던 가창창작스튜디오를 그리워하고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대구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의 산실(産室)로서, 젊고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여 지원함을 아끼지 않고, 앞으로의 10년, 그 후까지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자 가창창작스튜디오는 오늘도 한 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