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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화휴식처
추억속의 교동이 아닌 오늘의 교동을 만난다
인터뷰이_’문화장’, ‘고스트북스’, ‘Relax053’, ‘차림’, ‘www카페’
인터뷰어_홍보발간팀, 정리_박선경
대구 교동이 변화의 중심에 섰다. 몇 년 전과는 몰라볼 정도로 바뀐 모습이다. 1980년대 최신 전자기기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대구의 용산으로 불렸던 교동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쇼핑의 활성화로 사람들의 발길도 점점 줄어들며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는 듯 했다. 그랬던 이곳에 변화가 생긴 것은 3년 전부터다. 2~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카페, 음식점, 서점, 피맥집 등이 하나 둘 문을 열면서 스쳐 지나가는 거리가 아닌, 찾고 싶고 머물고 싶고, 쉬고 싶은 곳이 됐다. 교동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곳들을 만나보자.
복합문화공간 ‘문화장’
복합문화공간 ‘문화장’
Q. 굉장히 독특한 곳인데요. 처음 이 공간을 만들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나요?
A. 6명이 의기투합해서 문화와 대중을 엮어주는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취지로 서울에서 처음 시작 했어요. 기본적으로 오래된 여관들을 찾아가서 설득을 했었는데, 그게 잘 안더라고요. 그 후 전국적으로 펼쳐 보자고 찾던 중에 6명중에 대구사람이 있어서 대구에서 찾게 됐어요. 대구에서 처음 찾은 곳이 이 건물이고, 여기서 저희가 기획했던 문화장이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어요.
Q. 기사를 보니 이곳을 만든 분이 6명이라고 들었어요. 각자 어떤 것을 하고 있죠?
A. 네. 기획했던 6명은 모두 분야가 다 다른데요. 바리스타, 무용했던 사람, 메인으로 기획하는 브랜드 디자이너, 건축과 인터리어, 직접 공사를 했던 공간디자인 하는 사람으로 구성돼 있어요. 저희 문화장이라는 곳은 문화와 대중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어떠한 소통의 장소로 꾸미는 것입니다. 여기는 카페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공간에서는 서점이 될 수 있고 어떻게든 문화와 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Q. ‘목욕탕’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A. 도시재생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1호점만큼은 꼭 목욕탕으로 도시재생을 실현하고 싶었어요. 이 건물 자체는 70년도에 지어진 ‘청수장’인데, 이 동네에서는 좋았던 여관이었어요. 방마다 욕실, 목욕탕이 있었는데 예전에 바로 근처에 유명한 나이트클럽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름대로 그쪽으로 역사가 있던 건물이이서 1, 2, 3층을 여관이 있던 자리 그대로 했어요. 1층은 수납공간, 2층과 3층은 객실 방문을 다 없애고 열려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2층은 큰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3층은 각 방마다 각각의 작가들의 개인 전시실로서 활용을 하고 있어요.
Q. ‘문화장’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요. 로고가 특이한데요.
A. ‘로보틱스’를 ‘문화장’의 브랜드 이미지로 잡았어요. 이건 사실 총괄 디렉터 분이 피규어를 좋아해서 이렇게 반영이 된 것 같아요.
Q. ‘문화장’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글 ‘문’, 그림 ‘화’, 장소의 ‘장’자 그대로 ‘문화장’인데요. 글과 그림과 문화가 있는 장소로 지었습니다.
옛 건축물을 그대로 담은 2층 계단
Q.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천장 등 예전 그대로인 것 같네요.
A. 여기 보시는 기둥들이 방 하나, 둘 욕실공간이었어요. 도시재생의 취지이기 때문에 구조만 남겨두고 크게 바꾸려고 하지 않았어요. 최대한 비슷한 타일들로 바닥을 깔았어요. 일반적인 재생에 조금 더 재미를 주려고 고민하다가 기둥에 레고라든지 그런 것들을 합쳐서 표현하려 했고, 가구 같은 건 외국에 있는 가구들을 셀렉해서 가져와 최대한 빈티지스러운 감성으로 맞췄어요. 최대한 오래된 느낌을 내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2층에는 개인전이 열리는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어요. 젊은 작가위주로 하고 있어요.
3층 전시공간
Q. 젊은 작가를 접목한 이유가 있나요?
A. 따로 특별히 정해놓진 않지만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하다 보니 조금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중에게 좀 더 잘다가 가더라고요. 신진작가들은 지역작가들로 구성을 해요. SNS에서 신청을 받아 포트폴리오를 보고 선정하고 있어요. 추가적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짧으면 3개월 길게는 6월에 한 번씩 바뀌게 되죠. 문화장의 2호점 3호점은 앞으로 좀 더 많은 전시를 개최해서 젊은 작가들의 홍보의 계기로 되길 바라고 있어요. 나이가 있으신 작가 분들도 전시도 하고 있어요.
내부 복합문화공간
Q. 처음에 만들면서 옛날 건물이라 힘들었던 점이 없었나요?
A. 차라리 다 밀고 새롭게 하는 게 공사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들더라고요. 디자인을 시작했을 때도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어요. 그 후에 하나하나 저희끼리 직접 맞춰가면서 진행했어요. 작년 1월부터 시작했는데 5월에 개장을 했으니,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40년 된 건데 그대로 다 살리려고 했죠. 6명이서 직접 페인트를 바르고 기술적인 건 인부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Q. 지금 전시만 되어있는데요. 공연이나 다른 장르로도 복합적으로 운영하시나요?
A. 현대무용, 재즈공연, 클래식공연 등 저희가 공연을 3~4번 정도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저희 문화장 공간 안에서 진행될 예정이에요. 인스타그램에 사진들이 실려 있어요.(하하) 3층에는 방마다 작품들이 다 달라요. 작가 분들이 들어오셔서 직접 마음대로 콘셉트에 맞게 전시를 할 수 있게 하죠. 9명의 작가들이 방마다 그림들도 다 판매를 하고 있고요.
복합문화공간 ‘문화장’
Q. 오셨을 때 어떤 인상을 받고 가셨으면 하나요?
A. 초반에는 ‘잼킴’ 작가 분이 내려오셔서 도슨트를 했는데요. 이 작품은 어떤 작가가 만들었다는 등 간략하게 설명을 했어요. 문화공간으로 느꼈으면 하는 게 첫 번째고 오셔서 정말 트렌디 하고 신기해하셨으면 해요. 두 번째로 ‘문화’라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시면서 쉽게 다가갈 수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해요. 문화 휴식공간처럼요.
독립서점 ‘고스트 북스’
Q. 이 책방이 ‘교동’에서 유일한 독립책방이라고 하던데, 어떤 곳인가요?
A. 저희는 책과 함께 음료를 제공해드리는 조용한 서점입니다.(하하) 독립서점이라는 것은 작은 책방이라는 개념이고 주로 해외출판물, 단행본, 독립책방물 등 다양하게 있어요. 그 중에서 저희는 ‘셀렉티브 북스토어’라고 보통 얘기하는데, 셀렉식으로 다루고 있고요. 그리고 단행본 쪽에서는 우주과학 코너가 따로 있어서 집중적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혹시 교동에서 운영하게 된 계가기 있으신가요?
A. 사실 제가 근처에 살고 있어요. 여기가 저희 동네에요. 자주 오가다 보니, 이 동네가 친숙하기도 했고 여기를 지나다니며 들었던 생각했던 점이 책방이 없다는 거였죠. 북성로에는 ‘더폴락’이 있고 삼덕동에도 책방들이 있잖아요. “아, 여기 중간쯤에 생기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술집이나 카페가 굉장히 많은데,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적인 공간이 교동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하게 됐어요.
고스트북스
Q. 혹시 언제부터 책방을 여셨나요?
A. 올해 4월에 오픈했어요.
Q. 여기 대부분이 4~5월 사이에 오픈했네요.
A. 네. 그때 많이 오픈했어요.
Q. 요즘 대구에도 대형서점보다 독립책방이 많이 생겨났는데, 독립책방만의 매력이나 장점은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또 이 공간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A. 아무래도 대형서점이면 보통 ‘교보문고’를 떠올릴 수 있는데요. ‘교보’가 갖고 있지 않은 약간 허브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지역의 정보를 문화예술 쪽으로 전달할 수 있고 그런 분들이 오갈수도 있고요. 대형서점에 책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셀렉책은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좀 차별성이 있는 것 같아요. 대구에서 만나볼 수 없는 책들이 저희 책방에는 많이 들어와 있어요. 그런 부분이 장점이죠.
고스트북스 내부
Q. 여기 공간이 3층에 위치하는데 장소 선택의 고민이 있으셨나요?
A. 사실 이쪽으로 오기 전에 길 건너편도 보고 다른 곳도 봤는데요. 저희는 되게 넓은 면적이 아니더라도 책과 음료를 같이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공간을 병행해서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봤는데 찾기 어려웠어요. 넓으면 외지거나 막혀있고, 또 비쌌어요. 그런데 여기가 기존에 여행사 건물이었는데요. 3층이지만 1층에서 사람을 모집하는 공간이 아니다보니 3층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서 하게 됐죠. 사실 월세가 훨씬 싸니까요.
고스트북스 내부
Q. 그렇군요.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교동’을 핫 플레이스로 많이 얘기하니 점점 인기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월세가 오르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네요. 예전에 김광석길처럼요.
A. 네. 여기 1층은 점점 월세가 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3층이어서 많은 영향은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젠트리피케이션은 불가피한 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큰 대형회사가 들어오게 되니까 건물주는 그런 쪽으로 유치하게 되잖아요. 그래도 3층에는 큰 영향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독립책방으로 최적지인 것이 아닌가 싶네요.(하하)
A. 네.(웃음) 어차피 독립책방은 찾아가는 공간이지 지나가면서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 대부분 알아보고 오는 경향이 크잖아요.
Q. 그런 고민들로 이런 공간이 탄생되었네요. 여기 찾아오는 손님들은 어떤가요?
A.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해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많은 편인데, 가족단위도 되게 많이 와요. 주말 같은 경우에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하고요. 낮 시간에는 어머님들이 많이 오시고요.
Q.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A. 네. 많이 오세요. 혼자 가는 공간으로 제격이죠.(하하)
고스트북스 벽면 갤러리 및 내부
Q. 혹시, 서점 주인이 추천할만한 책이 있나요? 저한테도 한 권 추천 부탁드립니다.
A. 원래 서점부터 시작하지 않고 독립출판부터 시작해서 연결해서 서점까지 열게 되었는데요. 저희가 같이 만든 책이 있어요. <냉탕온탕>이라는 책이에요. 시리즈물로 단편으로 나온 책인데 같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한 분이 그림, 구성만화를 그렸어요. 같이 있었던 일, 함께 경험했던 일을 주제로 잡아요. 단편소설로 표현하려했고 1년에 한권씩 나오길 바라며 시리즈물로 만들고 있어요. 저희 책방 베스트셀러입니다.(하하)
Q. 추천 감사합니다. 그럼, 여기 찾아오는 분들은 어떤 인상을 받고 가셨으면 하나요?
A. 여기 교동에는 술집도 많고 카페도 굉장히 많은데요. 저녁 어스름이 되면 되게 시끄러워요. 다행히 여기서는 다 보이긴 하지만 소리는 크게 안 들리거든요. 하루 종일 여기 있으면서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고 차나 맥주도 한잔 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믿음직한 공간”, “저기가면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 복합문화공간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이 더 있나요?
A. 더 폴락이요. 거긴 거의 독립출판계의 심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곳이 대구에서 처음 터를 잡은 독립출판 서점인데, 5년 정도 됐어요. 아무것도 없을 때 만들어서 더욱더 의미가 있는 곳이죠. 이제 이런 서점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요. 이미 이곳을 아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적극 추천합니다.
피자+맥주=피맥집 ‘Relax053’
Q. 문화휴식처로 교동에 있는 공간들을 조사하다보니, 이름이 모두 휴식과 관련된 이름이더라고요. 여기도 릴렉스라는 이름인데, 공간이름은 어떻게 만들어 졌나요?
A. 릴렉스는 편안하다는 의미고, 053은 지역번호라 대구라는 의미가 들어가죠. 안에 내부나 여기를 다 소파로 해서 편안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저희가 좋아하니 저희 같은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것이 첫 번째 시작이었어요. 타겟 층은 젊은 사람들인데, 일을 마치고 간단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어요. 음악, 소파, 분위기 조명까지 맞추게 되었죠.
피맥집 ‘Relax053’
Q. 취재 전 sns로 ‘교동’을 검색하니, 가장 많이 나온 곳이 여기 ‘자판기’ 사진이던데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희가 의도한 콘셉트는 있지만, 손님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게를 할 때 주제를 정해놓고 인테리어느낌을 내고 이어가는 편인데요. 릴렉스라는 자체가 편안한 집 같은 상태를 원하잖아요. 패셔너블한 힙스터 분들이 대구 곳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텐데요, 릴렉스한 음악을 들이면서 편안한 소파에서 쉬었다 가면 좋겠다는 것이 시작이었어요. “밖에 간판을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가 창문을 넣지 말고 내부를 보여주지 말자고 해서 다 막고 자판기 하나를 두고 들어왔을 때 내부에서 느꼈으면 했어요.
Q. 자판기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A. 요즘 스피크이지바((Speak Easy Bar)가 유행하고 있어요. 간판을 내 걸지 않는 스피크이지바는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되지 않고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도록 한 비밀스런 가게에요. 일반적인 문이 아닌 바에 대한 콘셉트는 전 세계적으로 있었고 저희는 자판기를 선택했어요. 자판기에 진열을 할 수 있잖아요. 맥주, 피자들로요.
‘Relax053’ 자판기
Q. 교동에 있으면서 인상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혹은 이곳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A. 피자집이긴 하지만 대중들에게 맥주 집으로도 알리고 싶어요. 다른 맥주 집과의 콜라보라든지 그런 것도 하고 있어요. 몇 주 전에 구스아일랜드라고 시카고에 유명한 수제맥주 양조장인데요. 거기랑 콜라보해서 그곳 맥주를 저희가게에서 다 맛볼 수 있게 하려고 해요. 맥주문화를 만드는 걸 지속적으로 하고 싶고 대중들도 알아줬으면 합니다. 스텐다드커브라는 스트리트브랜드와도 콜라보를 해서 21번 맥주를 만들게 되었죠. 직접 양조한 맥주를 갖고 있는 곳은 대구에만 있어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Relax053’ 내부
Q. 추천할만한 문화휴식처가 있나요?
A. 근처 동인동 쪽으로 가면 저희와 같은 피맥집이 있는데요. ‘디링크’라는 곳이에요. 거기는 지하공간을 활용해서 전시도 하고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하지 않은 작가들을 위해 플리마켓을 열기도 하구요. 그 곳은 문화적인 것을 활용해서 가게를 운영 하더라고요.
Q. 교동은 어떤 곳인 것 같아요?
A. 교동은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동성로 중심가 보다요. 슬로우하다고 볼 수 있는데 교동은 바쁘지 않고 평화로운 것 같아요. 가게들이 붙어있지 않아서 거리가 주는 느낌은 여유롭다, 평화롭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길만 건너가도 바빠 보이잖아요.
‘Relax053’ 내부
Q. 다음 핫 플레이스 장소는 어디인 것 같나요?
A. 최근에 삼덕동이 굉장히 뜨겁잖아요. 대봉동 봉리단길은 핫 할 때는 좋은 가게들이 많았었는데 다들 고기 집만 들어오니 특색이 없어지더라고요. 거리가 특색이 없어졌어요. 삼덕동이 점점 괜찮아지더라고요. 독립서점도 1층 바로 앞에 있고요. 북성로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시내에 집중되는 게 아니라 근처에 좋은 게 몇 개 생기잖아요.
‘Relax053’ 수제맥주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공간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수제 생맥주가 21가지나 있는 곳은 잘 없습니다.(하하) 저희가 정말 자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제맥주도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런 맥주문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맥주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라는 의미가 많이 담긴 것 같습니다.
교동의 유일한 한식집 ‘차림’
Q. 갑자기 여기가 핫 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A. 핫 해질 걸 알고 저는 왔는데, 여기는 거리가 핫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핫 해서 핫 해진 것 같습니다. 대구가 평범하고 보수적인 분들이 아니라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아요. 교동이 굉장히 오래된 시장이잖아요. 장사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높아요. 뒤쪽 백화점에 가면 없는 수입품도 교동에 가면 다 있다고 할 정도죠. 어떤 분이 전신 타투를 하고 시내 쪽에 다니면 빤히 쳐다볼 정도로 아직 낯설어 하시는데, 이곳 어른들은 쳐다보지도 않아요. 젊은 시절부터 그런 친구들을 많이 보셨기 때문이죠. 여기는 또 개성 있는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요. 인스타를 하거나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핫한 사람들 사진 찍고 그러면 나도 핫 해질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죠. 예전에는 대기업이 핫한 거리를 만들었지만, 요즘은 거리가 핫 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만들어야 돼요. 가게가 어디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거죠. 시내와 접근성도 좋고요.
한식집 ‘차림’
Q. 네.교동은 독립적이면서 다른 느낌을 내죠.
A. 저희 집 건물도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졌어요. 여기서는 30년 정도 됐으면 새 건물이에요. 대부분 훼손하지도 않고 살리려고 해요. 다음 주자인 북성로도 마찬가지구요. 제 나이 때는 익숙하지만, 20~30대 친구들에게는 1988년 시대를 연상시키는 느낌이 드나 봐요. 이곳을 찾는 젊은 친구들은 매일 전신줄을 찍더라고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사진 찍는다고 가게 앞에서 많이 서성거렸어요. 도시적인 것을 보다가 도시 안에서 슬럼화 된 곳을 보니 신기한 했었던 것 같아요.
Q. 1년 전부터 그랬던 거죠?
A. 1년 전부터 슬슬 매월 가게가 한 두 개씩 오픈하더라고요. 지금도 공사하는 곳이 3~4군데 되요. 문제는 너무 카페와 술집밖에 없다는 거죠. 핫한 것이 언제까지 갈까 하는 고민이 들어요. 문화가 없이 카페만 있으면 점점 유흥가가 되게 십상이죠. 된다싶으면 대기업이 들어오고요. 문화가 있으면 상권이 지켜지는데 말이죠.
대구 교동
Q. 원래는 그런 길이였는데,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A.지역에 맞는 음식, 음식도 하나의 문화잖아요. 그런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젊은 취향 가게들도요. 여기가 접근성, 교통이 좋잖아요. 여기에서 축제도 굉장히 많이 열려요. 교동주얼리축제도 하고, 버스킹도 하구요. 주로 밤에 하죠.
여기는 젊고 늙고 그런 경계가 없는 곳이에요. 어색하지도 않고요. 로컬자체가 상당한 연령대이지만, 대구에서 가장 보수적이지 않은 곳이 교동이지 않을까싶네요. 나이 드신 분들이 이끌기에는 힘이 빠지니 젊은 사람들이 이끌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Q. 차림도 그런 휴식관련 네이밍 인가요?
A. 집에서 하는 것처럼 하려는 것과 음식에는 마음을 담아 차려드리고 싶다는 의미로 짓게 되었어요. 혼자서든 둘이서든 가볍게 와서 식사를 하기 바랐어요. 캐주얼한 음식문화 같은 가게에요. 여기는 혼자서 밥 먹고, 혼자 사진 찍으러 다니고 그러죠. 교동은 그게 가능한 곳인 것 같아요.
Q. 교동답다는 느낌을 받은 인상적인 문화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A. 플리마켓을 한 번씩 하더라고요. 술집이나 카페가 들어서면서 그런 것이 줄더라고요.
한식집 ‘차림’
Q. 다른 추천할 만한 문화공간이 있을까요?

A.여기는 문화공간이라고 하면 다 카페뿐인데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극장이 많이 있어요. 송죽시어터, 동성아트홀이 있어요. 저희가게에서 밥을 먹고 극장을 찾아가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근처에 또 실버영화관이 있어요. 60대 이상 노인 분들만 보러 가시더라고요. 길 따라 가면 극장이 여러 군데 있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인 부분이 많은 곳이에요. 교동이 복잡하게 되어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은 교동에서 뻗어나가는 곳이 북성로인데요. 교동에 자리가 많이 없어서 북성로 쪽으로 이어나가지 않나 해요. 김광석거리도 골목 안으로 파고들고 했잖아요. 여기도 그럴 것 같아요. 여기 또 하나 특징은 주차장이 없어요.

옛날에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입간판을 크게 걸었잖아요. 교동에서는 다들 작은 간판을 걸어놔요. 간판이 없어도 오실 분은 오시고 하는 교동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근처에 커피숍이 하나 있는데요. 본인이 그림을 다 그려서 카페를 꾸민 곳이 있어요. 그곳을 추천해드릴게요.

이색카페 ‘WWW’
Q. 그림이 많이 걸려있는데 예술을 하셨던 분인가봐요.
A. 아니요. 이 가게 사장님이 어떤 그림들을 따라 그리는 걸 자주 했다고 해요. 처음 시작할 때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평소에 따라 그렸던 그림들로 채우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원래는 여기 말고도 대봉동, 삼덕동도 봤지만, 거기는 이미 가게들이 차있는 상태여서 교동으로 오게 됐어요. 그리고 앞쪽에는 이미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뒤쪽 길로 오게 되었고요. 그래서 점점 이쪽도 핫 해지고 있죠.
여기는 제가 추천을 드리고 싶어 왔지만 이 외에도 많은 카페들이 있어요. 앞쪽 저희 가게 주변에는 정말 많죠.
이색카페 ‘WWW’
지금까지 교동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핫 플레이스들과 그곳들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화가 있는 거리를 꿈꾸는 ‘문화장’, 독립서점 ‘고스트 북스’, 집밥 같은 밥집 ‘차림’, 자판기 가게로 유명한 피맥바 ‘Relax053’, 이색카페 ‘두낫디스터브’, 교동 2번 골목 ‘WWW카페’ 등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읽는 감각, 무엇보다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해진 이곳이 교동의 앞날을 밝혀 나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 교동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