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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골목길 구경
글_최연주
고독함 보다는 합리적인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혼족
혼자라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지 않은 그런 시대가 왔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지칭하는”혼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SNS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 혼자 커피를 마시는 혼커족,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단어는 1인 가구 혼족들이 많아져 혼자 하는 문화가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말이다. 또한, 혼족 문화는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혼자의 고독함 보다는 개인위주의 합리적인 삶을 보여주며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choibaekgi 블루마운틴 (출처 : 인스타그램)
혼자서도 즐겁게 문화를 즐기다.
혼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문화를 즐기는 혼족들을 위한 대구의 문화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특색 있는 골목이 많은 대구. 대구는 다섯 코스의”근대로의 여행”골목길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 제4코스 삼덕봉산문화길을 혼족에게 추천하고 싶다. 먼저, 봉산문화거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역사가 있고 감성을 자극하기에 좋은 길이다. 이 곳은 대구의 유수한 갤러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각 갤러리에선 젊은 청년작가의 전시부터 중견작가, 원로 작가, 도자기 전시 등 다양한 주제의 특색 있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길의 중간 지점에 있는 봉산문화회관에서는 전시회 뿐만 아니라 연극 및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어 문화적 욕구를 한 곳에서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 거리에 공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림과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가죽 공예, 은공예 등을 체험을 할 수 있다. 원데이클래스가 수시로 진행되고 있으니 사전에 미리 확인하여 체험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봉산문화거리에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켰다면 가까운 대봉동으로 넘어가보자.
‘근대로의 여행’ 제 4코스 삼덕봉산문화길 (출처 : 대구중구청 홈페이지)
대봉동은 김광석이 태어나 서울로 이주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있다.
이 곳은 2009년,’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침체되어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빈 상가를 예술가에게 작업공간으로 제공하였고 그들이 시장 골목을 변화시켰다. 시장의 간판과 셔터가 예술 작품으로 바뀌었고, 골목길 곳곳에는 예쁜 그림이 그려졌다. 이때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는 김광석이 그려지고, 그의 노래 가사가 쓰여 지기 시작했다. 초창기만 해도 그의 벽화가 전부였다면 현재는 라디오부스에서 주말 생방송 라디오를 진행 하며, 음악과 연극의 버스킹 공연, 청년작가의 미술전시와 아트마켓이 열리는 문화거리로 변화하고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출처 : 대구중구청 홈페이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둘러보았다면 횡단보도 건너편 동부교회 뒤 삼덕동 벽화마을을 가보자.
삼덕동 벽화마을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담장 허물기 사업이 진행되었던 곳이다. 담장을 허물고 건물의 벽엔 벽화를 그리고, 타일, 병뚜껑을 재활용 하여 붙였고, 담장을 허물지 못 한 집들은 특색이 있게 담장을 꾸몄다. 삼덕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린 시절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봉동과 삼덕동은 최근에 대구의 핫플레이스 밀집지역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주택가다 보니 한옥이나 양옥을 개조한 아기자기한 소품샵, 맛집, 디저트 카페가 많으며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타 지역에서 대구로 여행을 오는 이들 중에 대봉동과 삼덕동으로 카페투어를 하러 오는 이들도 꽤 많다고 한다. 혼족을 위한 이 곳의 맛집과 카페를 추천하고자 한다. 혼자라도 괜찮아~
키다리 갤러리, 오이쏘이, 우손갤러리, 동원화랑, 미스틱오븐, 석주사진관 (출처 : 인스타그램)
– 봉산동 –
봉산문화거리 시작-> 키다리 갤러리-> 미스틱오븐(베이커리)-> 오이쏘이(일인메뉴식당)-> 봉산문화회관-> 우손갤러리->카페엘모-> 예송갤러리-> 갤러리혜원-> 갤러리 중앙202-> 카페 칼더-> 동원화랑-> 신미화랑/수화랑/중앙갤러리/갤러리 소헌-> 갤러리 그림촌-> 이상숙갤러리-> 모란동백갤러리-> 갤러리 로-> 갤러리 사계-> 석주사진관(흑백사진전문점)-> 가죽공방-> 꽃공방-> 그림,캘리그라피 공박->갤러리 오늘
– 대봉동 –
호보당당, 홀그레인 (출처 : 인스타그램)
[호보당당] 묵밥과 우동, 덮밥 위주의 일인메뉴 구성이 잘 되어 있으며, 건더기가 푸짐하다. 가게도 골목길 안에 숨어 있어 다른 식당들 보다 프라이빗 한 공간처럼 느껴진다.
[홀그레인] 골목 안 양옥을 개조하여 만든 브런치카페. 브런치가 먹고싶은 날, 분위기를 내며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은 손님이 많으니 다른 이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혼족 하급은 체할 수도 있다는…
선댄스팜 (출처 : 인스타그램)
[선댄스팜] 이 곳은 김광석길이 핫 해지기 전부터 있었다. 양옥을 개조한 공간이며, 마당에서는 요리에 들어가는 각종 허브를 직접 키워서 쓰고 있다. 이 곳은 커피도 맛있고, 특히나 화덕에서 구워내는 도우를 이용한 샌드위치, 피자가 맛있는 곳이다. 브런치를 먹고 싶은 날 방문하기 좋은 공간. 테이블 간에 간격이 넓은 편이라 혼자여도 꽤 괜찮은 곳, 특히나 날씨가 좋은 날 테라스 쪽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세컨드프로젝트 (출처 : 인스타그램)
[세컨드프로젝트] 일본의 어느 동네 카페에 온 것 같은 외관이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의자는 벽 쪽으로 소소하게 마련되어 있으며 매장 중간에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아트상품이 판매 되고 있다. 커피는 물론 커피를 못 마시는 분들을 위한 음료로는 미숫가루가 판매되고 있다.
[카페드롭] SNS에 인생비엔나커피라는 해시태그가 많이 올라오는 곳이다. 하지만 커피 마시는 것 이외에 카페 내부 사진촬영에 관하여는 사장님이 제제를 하신다. 이 같은 내용은 메뉴판에도 기재되어 있다.
카페드롭 (출처 : 인스타그램)
[마듀] 즐길 수 있는 곳. 브런치 외에 케익과 크로아상 종류의 빵도 맛 볼 수 있다. 테이블간의 간격도 넒어서 혼족에게 부담 없는 장소이다.
[괜스레] 한옥을 개조한 카페이다. 비커뮤니케이션 옆 골목에 위치해 있다. 비커뮤니케이션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SNS상에서 이미 핫한 카페로 소문이 나 있다. 아니나 다를까 평일 낮에도 만석이다. 커피 메뉴 중 아메리카노에 크림이 올라간 아인슈페너가 유독 인기가 많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이다 보니 클래식함을 그대로 추구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며, 향수를 일으키는 소품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사진 찍기 예쁜 곳이다.
[카페인화] 옷가게 건물 2층에 있는 카페. 카페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이젤, 캔버스, 그림… 작가의 작업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블루마운틴] 아기자기한 선인장부터 키가 큰 선인장 까지. 다양한 선인장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선인장을 화분이 독특한 곳이다. 깡통, 시멘트 화분, 석고상 등에 심어져있으며, 다른 식물에 비해서 키우기 쉬운 선인장은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바하의 선율] 김광석길 메인 길에 자리하고 있는 곳. 이 곳에 있으면 김광석길이 내려다보인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창문 밖 사람구경 하는 재미가 있는 공간이다.
[버닝윅스] 향초, 디퓨저를 판매하고 원데이클래스도 진행하는 곳. 선물하기에도 좋다.
괜스레, 버닝윅스 (출처 : 인스타그램)
– 삼덕동 –
[심플테이블] 간판이 없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숨은 맛집. 식사시간이 되면 자리가 금방 찬다. 함박스테이크가 주메뉴이다. 고기 누린네가 나지 않고, 고기 안에는 치즈가 들어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혼자 간다면 함박스테이크 소스는 반반으로 추천한다. 크림반, 토마토소스 반-
[모나미카레] 삼덕초등학교 부근에 위치해있으며, 반반카레와 오일파스타를 맛 볼 수 있는 곳. 실내는 일본의 작은 식당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심플테이블, 모나미카레 (출처 : 인스타그램)
[스테이웜] 소나무로 유명한 곳. 매장 중간에 소나무가 있고, 시그니처 메뉴 또한 소나무 라떼. 복층 형식으로 되어 있는 실내 공간이 독특하다.
[모모상점] 볶이와 빙수로 유명한 곳. 떡볶이는 숙성 소스로 만드는데, 그 소스를 다 써서 가을 쯤에나 떡볶이를 다시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코그커피] SNS에서 인생밀크티 해시태그를 많이 찾을 수 있는 곳. 밀크티가 맛있는 곳이다.
[스테이인 스테인] 까눌레로 유명한 곳. 빵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있는데, 까눌레의 경우 만들 수 있는 수량이 몇 개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나오자마다 다 팔리니 까눌레 나오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파라볼라] 실내 인테리어가 독특한 곳. 빨간 벽돌과 식물로 꾸며져 있는 카페이다.
대구의 문화거리 봉산동, 대봉동, 삼덕동은 혼자 여행하기 더 없이 좋은 곳인 듯하다. 봉산동의 조용한 골목길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사색하며, 관광객으로 조금은 붐비는 대봉동에서는 카페 테라스에 앉아 그들의 모습을 구경한다. 그리고 삼덕동으로 건너가 동네를 걷다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문득 떠오른다. 별거 없는 소소한 일상, 혼족이 아니더라도 가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문화가 있는 소소한 골목길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