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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대구국제현대음악제 리뷰
글_임주섭 영남대학교 작곡과 교수
국내에 수많은 음악회 중 음악제라는 이름으로 열려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지역마다 다소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음악제로 개최되어지는 것은 그렇게 흔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현대음악제가 몇 있다. 그 중 하나는 서울에서 열리는 Pan뮤직 페스티벌이며, 우리지역에서도 대구국제현대음악제와 영남국제현대음악제가 6월과 11월에 열려진다.
6월에 열리는 대구국제현대음악제는 젊은 음악인의 모임이 주관하고 대구 콘서트하우스가 주최하게 되며, 올해는 27번째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중심으로 개최된다.
약 30년 전 필자와 영남대학교 진규영 교수 및 몇몇 작곡가들이 주축이 되어 대구에 현대음악제를 창단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회라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시내 동아쇼핑 8층 스타홀에서 제1회 대구국제현대음악제가 열렸다. 그때만하더라도 국제라는 이름은 붙였으나 동네잔치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명실상부한 국제현대음악제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아도 무색하다.
지면을 통하여 올해 대구국제현대음악제를 미리 진단해보겠다. 8회에 걸친 음악회와 2회의 세미나 4회의 브랜치스터디 그리고 한 번의 워크샵이 열린다. 먼저 음악회를 살펴보면, 첫번째 연주로는 아티부스 하노버-솔로이스트 앙상블 초청 DCMF 개막연주회인데, 윤이상을 비롯하여 죄르그 뷔드먼, 볼프강 림, 김성아, 김진수 그리고 이경우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두 번째 연주로는 타악기 주자 최소리에 의해 요아힘 하인쯔, 클라우스 휴버 , Younghi Pagh-Pann 그리고 박영란의 작품을 소개한다.
세 번째 연주는 Schallfeld 앙상블 초청연주에 의해 애너히터 아바시, 안드레스 구티에레스 마르티네스, 로렌초 로마노, 올리버 슈넬러, 이승은 그리고 조우성의 작품을 소개한다.
네 번째 연주는 젊은 작곡가의 공모작품으로 김다솜, 김요한, 김준영, 이성현, 이은지, 이정민 그리고 정진욱의 작품이 소개된다.
다섯 번째 연주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콘서트로 윤이상, Toru Takemitsu와 Younghi Pagh-Pann의 작품이 소개된다.
여섯 번째 연주는 스페인 출신의 피아니스트 리카르도 디스칼조우에 의해 어니 라쿼드, 엘스메이길로우버, 마이콀 아그네스, 모리츠 에거트, 전욱용과 최우정의 작품이 소개된다.일곱 번째 연주는 현대음악 대가들과 만남에서 윤이상, 크리스토퍼 세로네, 조지 프리드리히 하스, 요하네스 마리아 스토드와 올리버 슈넬러의 작품이 소개된다.
마지막 여덟 번째 연주는 아르스노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에 의해 친천 치 천 리, 올리버 슈넬러, Younghi Pagh-Pann, 우종억, 진영민과 최원석의 작품이 소개된다.
세미나는 첫 번째 6월 22일 작곡가 박영희의 작품세계와 두 번째 6월 23일 작곡가 올리버 슈넬러의 작품세계 가 열릴 예정이다.
브랜치 스터디에서는 6월 22일 “Speaking Objet”, 실험적 독주피아노 음악과 요아힘 하인쯔의 Csound 특강이 있을 예정이다. 6월 23일에는 프로 아티부스 하노버-솔로이스트 앙상블 노테이션 세미나:악기별 분반과 저학년을 위한 현대음악 세미나가 있다.

젊은 작곡가와의 대담이 4시부터 워크샵 형식으로 열리는데, 그 직전 2시부터 시작된 공모 작품연주회에 소개된 7명의 젊은 작곡가와 이원정 교수의 진행으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코너가 외형적으로는 외소해 보이나 본 음악제가 존재해야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젊은 작곡가들이 고민을 해서 작곡한 작품들을 본인이 직접 소개한 후 청중들에게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년 열띤 토론을 통하여 작곡가들과 소통하는 장이 마련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전체 음악제를 이해하기 위하여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21일 프로 아티부스 하노버-솔로이스트 앙상블 초청 연주회는 현대음악의 대중화에 있어 안정적이고 집중도 있는 연주가 될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자칫 난해하다고 멀리 할 수 있는 현대음악을 수준 있는 연주를 소개함으로써 전문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들 앙상블을 통하여 전문 음악인들의 행사로 끝날 수 있는 음악제를 대구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타악기 주자 최소리 초청연주회 역시 잘 알려진 연주자 뿐 만 아니라 재능 있고 유능한 신인 연주자를 소개하고 발굴 양성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통 타악기 전문 연주자와 현대음악 작곡가와의 만남을 시도하여 이를 통해 전통음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무대가 될 것이다. 22일의 공모 작품 연주회는 지역 출신의 신인 지휘자 정헌의 지휘에 의해 샬펠트 앙상블이 한국의 젊은 작곡가, 특히 작곡을 공부하고 있는 국내외 학생들의 작품을 위주로 무대 위에 선보이게 된다.

샬펠트 앙상블은 독일 최대 현대음악제인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캠프의 상주 연주단체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유럽의 젊은 작곡가들 사이에도 상당히 인지도 있는 연주단체이다. 작품들은 공모를 통해 선별되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공모된 작품들로 발표의 기회를 가지게 됨으로써 학생은 물론 그 무대를 지켜보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심어주고 있다. 앞서 21일에 있는 샬펠트 앙상블의 단독콘서트는 현재 유럽에서 활동 중인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데, 대구현대음악제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무대를 통해 연주되는 작품들은 매해 그 수준의 한계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전년도의 작품들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는 그의 탄생을 맞이하면서 하노버를 중심으로 그의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해온 프로 아티부스 하노버-솔로이스트 앙상블을 초청하는데, 한국전통음악의 소재를 유럽현대음악에 녹여낸 그의 삶과 예술적 고민을 재조명 해보는 무대이다.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작곡가 박영희 그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작곡가 Toru Takemitsu의 곡도 선보이게 된다.
23일 피아니스트 리카르도 디스칼조우의 초청연주회는 스페인을 무대로 활동 중인 그에 의해 어렵고 난해한 현대음악을 모두 외워서 연주함으로써 그 난해함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훌륭한 무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 음악회를 준비하기 위해 8개월 전에 모든 악보를 습득한 후, 자기만의 음악으로 해석하고 연구하여 준비되는 최고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연주자의 엄숙한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다. 현대음악 대가들과 만남에서는 현대음악제를 통해 소개되는 모든 연주자들에 의해 좀처럼 무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현대음악 대가들의 작품들을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는 시간이다. 학생들에게는 그들이 공부하는 음악의 역사 속에 빛나는 작곡가들의 작품일 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작곡가들에게 그 시대의 작곡가들이 어떤 음악적 고민을 통해 음악의 역사를 유지했는지에 대한 해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음악제의 마지막 무대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이 기간 중 가장 큰 규모의 무대인데, 대구를 대표하는 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 경북도향의 상임지휘자 이동신을 통해 현시대의 작곡가들이 작곡한 오케스트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 최상의 연주를 통해 작곡되어진 최고의 현대음악을 대중에게 알리고자하는 프로그램이며, 전체 음악제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무대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대구국제현대음악제는 지난 26년 동안 한결같은 의지와 신념으로 수많은 작곡가들을 소개하는 장이 되어왔다. 매년 전국에서 20~30개 대학의 작곡 전공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서 음악제를 가꾸어 갔으며, 이 무대를 통하여 수많은 작곡가들을 배출한 사실은 후에 역사가 증명해 줄 것이다. 따라서 이 음악제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위상과 역할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미래에 현대음악계의 큰 흐름에 부응하는 명실상부한 음악제가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