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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nterview
기획특집 #5
기업 측면에서의 차기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
인터뷰이_김홍도(일광전구 대표이사)
인터뷰어_홍보발간팀

김홍도 : 제 이름이 아주 독특하죠? 아주 편안하잖아요? 제 이름으로 1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홍도야 울지 마라”부터 시작해서 단원 김홍도로 연결되고 개혁군주 정조와 이어지죠. 정조는 화원 김홍도와 실학자 정약용 두 사람을 데리고 개혁정치를 펼쳤습니다. 정조와 관련된 이야기로 들어가면 1시간씩 흘러갑니다. (웃음)

우리 회사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광전구는 1962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아버지께서 설립하셨으며 제가 경영 2세입니다. 백열전구를 만드는 우리나라 유일한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가 백열전구에 대한 생산을 중단하면 우리나라 백열전구 제조기술이 없어지는 겁니다. 백열전구는 1879년 에디슨이 발명한 이후 세계적인 기업 G.E(General Electric)가 설립되었죠. 백열전구가 모태입니다. 근대의 산업화가 시작되고 나서 유일하게 130년 이상 똑같은 제품으로 남아있는 것이 백열전구입니다. 산업화의 아이콘이 백열등이죠. 지금은 LED로 다 넘어가는 추세지만요.

2007년 G8 정상회담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백열등”이라 해서 없애자고 정치적인 합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LED 시대가 되었죠. 세상이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진입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산업화의 아이콘, 조명의 아이콘은 백열전구입니다. 일광전구는 그런 아이콘을 이용해서 디자인용품이나 인류에게 이로운 조명제품을 찾고 있고 수출사업화 하려는 중에 있습니다.

신근우 : 대표님은 디자인 쪽으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김홍도 : 아날로그 회사인데, 디자인회사로 바꾸려니 단시간에 안돼요. 3년 전부터 디자인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5년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정책에 관한 의견을 구한다고 하시니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 소견을 말씀드리면 지금 LP판이 다시 팔리는 시대가 왔잖아요. 다 디지털로 가지만요. “근대 골목길” , “김광석 길” 이 또한 그런 맥락인데요. 단시간 내에 모든 게 급박하게 바뀌니까요. 그 시절의 향수가 상품이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감성에 아날로그 감성이 융합하는 현상입니다.우리 회사의 직원들에게 실례로 하는 이야기로 “촛불은 안없어진다”입니다. 남녀가 연애를 시작할 때 연애감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시작점이 모닥불이에요. 모닥불 앞에 가면 평소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모닥불 앞에서는 멋있어 보이잖아요. 이것이 일광전구가 추구하는 영업정책이에요. 왜냐하면 백열전구는 모닥불 같은 발광원리를 갖고 있어요. 원시적인 발광원리를 상품화한 것이 백열전구에요. LED는 전자제품이에요. 형광등도 전자제품이구요. 백열전구는 가장 원시적인 원리로 점등되기 때문에 효율이 낮아요. 모닥불보고 효율문제를 논하는 사람이 있나요? 더 나쁜 효율은 촛불입니다. 고급 레스토랑이 촛불을 켜지, LED를 켜진 않아요. 프랑스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요. 4차산업에 관계하지 않아도 연인앞에서는 촛불을 켜야지, LED는 안된단 말이죠.

모닥불, 촛불에는 특별한 감성이 있죠. 그게 있으니 사람이 온화해지고, 따뜻한 차를 들고 이야기하는 것하고, 차가운 아이스커피를 들고 이야기하는 것이 다르거든요. 사람은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모닥불 앞에 있으면 좋은 감정이 생기고, 좋은 감정을 통해서 대화가 되고 대화가 무르익으면 사랑과 예술로 가잖아요?

백열전구에는 그런 것이 있지요. 젊은 청춘남녀를 위해서도 필요하죠. 젊은 청춘남녀들의 따뜻한 감정이 인류의 영속성을 있게 하니까요. 4차 산업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거죠.

대구문화재단은 어떤 회사인가요?

신근우 : 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문화예술교육사업도 하고 문화복지사업,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문화예술 관련 시책사업과 문화시설을 수탁받아 운영하기도 합니다.

김홍도 : 자 이제 본격적으로 갈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와서 수출입 일을 했는데요. 1985년 경이였는데요. 그 무렵에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들이 OEM들이 많았어요. 우리 브랜드가 없었지요. 월마트가 주문하면 만들어냈습니다. 80년 중반 90년까지는 상당히 백열전구 수출을 많이 했었어요. 우리 회사도 생산량의 한 70% 정도를 수출했어요. 주로 미국쪽으로 많이 하고 캐나다, 유럽으로도 많이 했습니다. 외국을 가보면 문화에 좀 차이가 있었는데요.

한번은 제가 우리 조명조합을 통해서 통독되기 전에 베를린을 거쳐서 폴란드에 입국해 바르사바로 갔는데, 그 당시에는 암울했어요. 도시전체가 회색이였어요. 그런데 식당에 가보면 보잘 것 없지만 식탁위에는 생화를 두고 쇼팽의 피아노곡을 틀어 놓아요. 그게 아마 80년 후반정도 일거에요. 감동이잖아요. 공산주의 국가로 도시전체가 암울한데, 생화가 꽂혀있어 감동이었어요. 그걸 잊을 수가 없었어요. 클래식에 깊은 조예를 가진 건 아니었지만 그런 공산치하에서도 쇼팽은 큰 감동이었죠. 이런 것이 다 문화의 품격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백범김구 선생님의 이야기는 대부분 다 아시잖아요. 그분이 백범이라고 하는 이유가 백정과 같은 범인으로 나라를 구하겠다는 뜻인데, 그분이 하는 이야기가 감동적이죠. 암울한 시기에 임시정부에 있으면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뭐냐고 했을 때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완전한 독립이다”라고 외치구요. 그다음에 독립된 나라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라고 물었을 때 그분이 한 말은 우리 문화계, 정치계에 있는 사람들이 명심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우리나라가 부력과 강력에서 최고의 나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정말 한 가지만 욕심낸다면 문화의 강국이 되어야 한다. 문화가 있어야 국민들이 행복하고,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면 행복의 밀도가 더욱더 좋아질 테니까 정말 그런 나라를 원한다. 1930년대 하신 말씀이에요. 일제 치하에서 그 어려움 속에 있으면서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어요. 2만 불 국민소득을 가졌지만, 우리의 문화수준은 2만 불 수준이 될까요?

부분적으로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문화는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대중문화도 있고 고급문화도 있어요. 대중문화를 보면 상당 수준에 와있거든요. 대표적인 영화도 그렇구요.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아니더라고요. 우리 화환을 어떻게 보냅니까? 축하 화환을 보내면 이름만 떼어서 가져가고 다시 돌아오고요. 이것이 문화수준의 한 단면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홍콩만 가도 정성을 다해서 다양하게 꽃을 선물해요. 말하자면 우리나라 국민도 보편적인 문화적 정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가령 제품을 소비하는 국민들의 문화적 수준이 기업의 제품 수준을 끌어올립니다. 나는 그림을 한 점씩 사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에 그림을 사는 사람은 아직은 소수입니다. 대구조차도 시장이 어렵거든요. 서울과 너무나 큰 차이가 납니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것도 항상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방과 서울간의 문화격차를 해소시켜야 해요. 문화격차는 지금 너무 많이 납니다. 좋은 공연, 전시는 지방에 잘 오지 않아요. 지방에서 문화예술 활동하는 사람은 어려워요. 그래서 새 정부는 지방에 있는 예술인들을 위해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과 분명히 지원의 격을 달리 해줘야한다. 우리나라 전체의 문화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방문화의 정책적 지원은 꼭 필요합니다.

신근우 : 마지막으로 질문내용은 아닌데… 4차산업혁명을 맞은 기업의 역할, 대응인데요. 앞서 말씀하신 부분에서 기업과 디자인을 접목을 하신다고 하던데요.

김홍도 : 오늘 아침에도 알파고에 대한 바둑기사를 봤는데요. 절대 이길 수가 없다는 내용이었는데요. 4차산업혁명으로 가면 갈수록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더욱 더 중요할 것입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대한 부분이 인문, 문화 쪽입니다. 이런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공장이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복잡한 기술을 로봇이 하게 되면 사람의 일을 찾아야 하는데 무엇을 가지고 우리나라가 중국을 넘어설 수 있겠느냐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창의적인 유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외국을 나가보면 한국 사람이 밥 못 먹는 사람이 없어요. 일단 부지런해요. 환경이 그렇잖아요. 산지와 4계절로 먹을거리가 항상 부족했던 과거 역사였습니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 살아야하니 끊임없이 살 궁리를 했습니다. 중국사람은 고사리 안 먹습니다. 중국의 산야에는 고사리가 널렸어요. 가축들도 안 먹으니까 고사리만 소복하게 있어요. 한국사람들은 고사리 잘 먹잖아요. 배고프니까 궁리해서 독소를 없애는 방법을 만들어서 잘 먹죠. 우리는 절박함이 있어 머리를 써왔습니다.

그런 절박함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창의적인 디지털과 디자인 쪽으로 연결된다 하면 4차산업에 큰 경쟁력을 가지는 거잖아요. 그것이 우리가 가진 인프라죠. 4차산업의 지향점은 모든 나라가 다 똑같습니다. 산업이 빅뱅해서 가속이 붙어 날아가는데, 하나는 디지털, 하나는 아날로그죠.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시키면 더욱 경쟁력이 뛰어나겠죠. 그래서 일광전구는 아날로그를 창의적 디자인과 접목해서 나아가려 하고 있죠.

신근우 :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바라는 대표님의 말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서두에 중요한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국민의 보편적인 문화적 정서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도 이끌게 된다고 하셨고, 이를 위해 중요한 문제가 중앙과 지방과의 문화격차를 해소해야 하는데 문화정책이 같은 잣대로 펼쳐져서는 안 된다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현재에 아날로그 감성을 기업의 전략으로 삼은 점, 문화와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홍도 : 본의 아니게 우리 회사 얘기를 많이 해서 죄송합니다.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나름 괜찮은 얘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