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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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을 준비하며
편집위원회
2016년,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긴 겨울과 봄을 견뎌내고 2017년 오월, 기대와 염원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미국과 독일,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발트해의 진주’ 에스토니아 등의 세계 각국이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격변에 대응하기 위하여 산업,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데 반해 대한민국은 성장의 진통을 감내하며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라는 가치를 내놓았다. 이제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 즈음에, 지난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을 되짚어 보고, 변화를 수용하고 혁신을 창출하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의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술문명의 발달에 따라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약 81세에 도달하여 이른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은 청년실업과 지나친 경쟁,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 속에 경제적 지위에 반해 낮은 ‘행복감’과 높은 ‘피로감’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으로 탄생한 ‘초연결사회’라는 시대 가치는 개인과 집단의 생활양식과 범위를 급속도로 바꾸며,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간 소외’라는 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문재인 정부는 문화를 비롯하여 교육, 산업, 고용 등 전반의 영역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하며 행복을 증진하고자 “평등과 공정, 정의”를 국정 철학으로 내세우고 각 분야 정책의 큰 틀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이번 여름호에서는 건축, 공연, 미술, 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지난 정부의 정책을 반추하고, 신정부에 바라는 바를 각 영역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국내외적 격변 속에서 인간 본연의 심미성과 창의성, 존재의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문화예술의 과제일 것이다. 기술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인간의 미학적 감성과 창의력을 자극하고, 사회 안에서 개인과 집단 간의 다양한 층위의 소통과 협력을 만들어 내는 문화부흥(Culture Renaissance)의 시대를 꿈꾸며, 신정부 정책의 방향을 짚어보는 장(場)이 되기를 바란다.